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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KB국민은행, 순풍 단 우리은행...노사관계 엇갈린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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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치닫는 KB국민은행, 순풍 단 우리은행...노사관계 엇갈린 까닭은?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1.18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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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180도 다른 노사관계가 이목을 끌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의 총파업을 강행하고 최근 사측을 상대로 고소까지 단행하면서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반면, 우리은행은 노조의 협조 속에 최근 금융지주 전환 작업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지난 16일 KB국민은행 노조는 KB국민은행 허인 행장을 단체협약 위반 및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사측이 임금 2.4% 인상, 휴게시간 분할 사용, 임금피크제 연장 차등 적용 등 산별협약이 완료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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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8일 19년 만에 총파업을 단행했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차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KB국민은행은 국민들의 싸늘한 여론은 무시한 채 지난 8일 1차 파업을 강행했다. 사측은 파업에 따른 불편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하고, 노조 측은 파업 효과가 컸다고 주장하는 등 파업 결과에 따른 평가도 완전히 상이했다.

1차 파업 이후 지난 11일 노사가 희망퇴직에 대해 합의하면서 양측이 접점을 찾으리란 전망이 나왔지만  13∼14일 집중 교섭에서도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노사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와 페이밴드(직급별 호봉 상한제) 제도, LO(하위 직군) 근무경력 인정 여부 등의 쟁점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14일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 조정 신청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고용노동부 특별근로 감찰 요구 등을 예고하며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노조의 강경 대응에 KB국민은행의 노사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설 직전인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예고된 2차 파업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KB금융그룹 회장 연임과 노조위원장 선거 개입 문제, 노동이사제 도입, 국민은행 채용비리 의혹 수사 등의 과정에서 국민은행 노사는 수차례 갈등을 빚어왔다. 19년 만의 총파업은 지난해 임단협 협상에 이견이 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그간의 오랜 갈등이 폭발한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 '한마음 한 뜻' 노사관계 보여준 우리은행...KB국민은행이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의견도

반면 우리은행은 이러한 KB국민은행과는 완전히 대조된 노사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17일 노사 간 임금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는 신한·KB·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빨리 임단협이 종료된 것이다.

우리은행 노사는 임단협을 통해 지난해 9월 산별교섭에서 합의한 내용대로 임금피크제 진입 연령을 기존보다 1년 연장한 만 56세로 결정했다. ▲1시간 점심시간 보장 ▲퇴근 이후 전화·문자·SNS 등을 통한 업무지시 자제 ▲남직원 출산휴가 확대 ▲유·사산 휴가 확대 ▲태아 검진휴가 신설 등 근로시간 단축 및 모성보호 개선을 위한 합의안도 마련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을 별 탈없이 마쳤다. 여기에는 안정적이고 협조적인 노사관계가 밑바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앞두고 성공적인 지주설립에 대한 노사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임단협이 빠르게 타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임단협 이전부터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사측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8월 노조 측은 손 행장에게 지주사 전환 후 회장직 겸임을 건의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우리사주 비중이 상당한 점도 안정적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난 2014년 1차 매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차 매입을 진행했는데 직원 1인당 평균 3000주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수장인 손태승 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이같은 노사관계 비결로 '소통'을 꼽고 있다.

우리은행 손태승 행장 겸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4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했는데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은행 파업을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히면서도 "노사관계도 충분히 대화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서로 이해를 잘하면 풀리는 것 같다. 소통에 신경을 많이 써왔던 점이 노사관계가 다른 곳보다 좋은 비결인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 노사관계가 파극으로 치달은 것은 다양한 이유들이 있겠지만 노사간 대화가 단절되면서 갈등이 커진 것이 가장 크다"며 "노사 갈등의 얽힌 실타래를 하루 빨리 풀기 위해 우리은행 노사관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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