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매출은 61조3400억 원으로 조 부회장 취임 전과 비교해 10.8% 증가했다. 취임 첫해인 2017년 매출이 60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이 2조7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조 부회장 취임 전과 비교하면 2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18년에는 H&A와 HE 등 가전사업부가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기록을 갱신한 실적 덕에 연초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경영성과급도 대폭 상승했다. 2015년 최대 200%에서 2017년 최대 450%, 지난해에는 최대 500%로 늘었다.
지난해 말 LG전자의 유동비율은 113%로 조 부회장 취임 전인 2016년 말보다 5.1%포인트 높아졌다. 회사의 유동성이 풍부해져 대금 지급여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3조 원이던 현금성자산은 4조2700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83.4%에서 171.8%로 10%포인트 이상 개선됐다. 자기자본비율은 35.3%에서 36.8%로 높아졌다. 통상 30% 이상이면 우량하다고 본다.
현금성자산비율은 8%에서 9.6%로 높아졌다. 코스피 100대 기업의 현금성자산비율(약 6%)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6년 말 모바일 부문 실적이 부진에 처하고 전장사업 부문이 삼성전자에 맹추격을 당하는 등 위기에 빠진 LG전자의 분위기 쇄신을 위한 카드로 CEO에 선임됐다.
취임 직후 조 부회장(사진)은 2017년 1분기 매출 14조6000억 원, 영업이익 9200억 원의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은 2009년 2분기 1조24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당시 증권가에선 조 부회장이 2015년 H&A사업본부장 부임 후 달성한 세탁기 1등 DNA를 다른 가전사업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최대 실적을 내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취임 당시 “나의 목표는 LG 브랜드를 고객이 열망하는 글로벌 1등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라 밝혔다. 이후 조 부회장은 ‘제조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품질’이라는 지론을 펼치며 LG전자의 실적을 끌어 올렸다.
회사 관계자는 “제조회사의 본질은 제품에 있으며, 품질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게 조 부회장이 지닌 경영철학”이라고 귀띔했다.
조 부회장은 구원투수로서의 역할에 멈추지 않았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도 공격적으로 나섰다.
2조 원대였던 LG전자 연간 연구개발비는 조 부회장 취임 후 매년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하며 지난해에는 4조 원에 육박할 수준으로 커졌다.
대폭 늘어난 연구개발비는 가전의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와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사업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쓰였다.
조 부회장은 AI, 로봇등 미래사업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에는 CEO 직속에 ‘로봇사업센터’와 ‘자율주행사업Task’를 신설하기도 했다. 로봇 사업의 경우 조 부회장은 2년 내에 수익성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 자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 관계자는 “미래 전략사업의 역량을 빠르게 키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랜딩에이아이, 히어, NXP/헬라 등 글로벌 유명 업체들과의 협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며 “기존의 가전 부문은 LG시그니처, 오브제 등 프리미엄 가전 이미지를 강화해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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