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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작년 상반기 최대 실적서 하반기 '어닝쇼크' 추락...새해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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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작년 상반기 최대 실적서 하반기 '어닝쇼크' 추락...새해 전망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2.11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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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에는 줄줄이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주요 대형사를 중심으로 연간 순이익이 나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증시가 회복되면서 증권사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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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기준 국내 5위 증권사인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301억 원 적자가 발생했다. 직전 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2000억 원을 넘으면서 순항하고 있었지만 4분기에 적자전환 되면서 연간 순이익도 전년 대비 19.4% 감소한 1897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 신사옥 이전과 하반기 발생한 희망퇴직비용, 중국 채권 관련 ABCP 상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증시 하락에 따른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 주식관련 자산의 평가손실과 파생결합증권의 운용손실의 영향이 컸다.

지난 8일 열린 KB금융지주 컨퍼런스콜에서 김기환 부사장(CFO)은 "WM부문은 경영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IB와 홀세일은 목표에 근접한 수준이었지만 S&T에서 하반기 주가 급락과 환율변동에 적절히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ELS 헷지운용손실이 크게 발생했고 주식과 ETF 운용에서도 손실이 확대됐다"고 4분기 실적 부진에 대해 설명했다.

KB금융 차원에서도 증권 S&T(Sales & Trading) 부문에 대해서는 향후 운용역량을 강화하고 파생상품 발행 및 운용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등 손익변동성을 관리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여러 대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대응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KB증권 외에도 지난해 4분기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증권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경험했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과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도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각각 117억 원과 269억 원에 그쳤고 대신증권(대표 나재철)도 4분기 순이익이 2억 원으로 적자 전환을 간신히 면할 정도였다.

중소형 증권사 역시 증시 하락의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순이익 6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DB금융투자(대표 고원종)도 4분기 39억 원 적자를 기록했고 다른 증권사들도 상반기 대비 순이익 폭이 크게 줄었다.

반면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의 경우 IB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면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 수익성 악화를 만회해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역대 최대인 1142억 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랜드 사모사채 이자, 독일 부동산 매각이익, 항공기 인수금융 셀다운 등의 주요 딜이 4분기에도 이어지면서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이 분기 1000억 원을 초과했다. 같은 기간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부문은 수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4.7%와 40.1% 줄었지만 충분히 감내할만한 수준이었다.

이남석·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리츠종금증권은 단기적 시황 변동에 대한 실적 민감도가 낮은 기업금융 관련 수수료수익과 금융수지 비중이 60%에 달하는 등 높은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한 작년 하반기에는 리테일의 수익 비중이 낮다는 점이 오히려 실적 방어에 유리한 입지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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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위: 억 원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분기 연속 순이익 1000억 원 이상 달성하는 등 수익성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어 향후 실적 전망도 업황과 관계 없이 밝은 편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 들어 증시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ELS 조기상환흐름도 긍정적으로 흘러가 각 증권사들의 트레이딩 손익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쉽게 수익성이 회복되진 않지만 지난해 4분기 만큼의 악화된 실적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월 ELS 조기상환 흐름 및 금리 흐름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지만 최근 주식시장의 반등세를 감안할 때 지난 4분기와 같이 대규모 평가손실 부담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따라서 올해 1분기 증권사의 수익성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테일 부문에서도 최근 업계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증권거래세 폐지 이슈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증권거래세 폐지 또는 단계적 인하에 미온적이었지만 지난달 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증권거래세 개편을 검토한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폐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 폐지에 따른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3000억 원에서 1조 원 내외로 보고 있어 주식거래수수료와 파생되는 금융상품 판매이익 증대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스탠스 감안시 거래세 인하·폐지가 세수 차원에서는 절대 부담스럽지 않다고 본다"며 "개인 투자자 중심의 스캘핑(초단타매매) 증가에 따른 주식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 증권 거래세 폐지는 증권 업종에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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