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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공기업에 여성임원은 '단 1명'…2022년 여성비중 20% 목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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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공기업에 여성임원은 '단 1명'…2022년 여성비중 20% 목표 '빨간불'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9.02.1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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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5개 공기업에 근무하는 여성임원이 단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을 2022년까지 20%로 확대한다는 문재인 정부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시장형·준시장형 35개 공기업의 고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임원 수는 총 163명으로 이 중 여성은 단 1명(0.6%)에 그쳤다.

유일한 여성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장옥선 상임이사로 지난해 1월, LH 56년 역사상 여성 최초로 임원 자리를 꿰찼다. 장 이사는 1988년 LH 입사 후 주거복지처장, 도시계획처장, 산업단지처장, 경영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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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은 4년 전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2014년 1.5%였던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은 2015년 1.4%, 2017년 1.2% 등 매년 감소하다 지난해 0.6%로 1% 선마저 무너졌다.

이는 국내 주요 민간기업보다도 낮은 수치다. 지난해 CEO스코어가 조사한 2018년 9월 말 국내 30대 그룹 256개 사의 여성 임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임원 9727명 중 여성은 299명으로 3.1%를 차지했다. 2017년 공기업 여성비중인 1.2%의 2.6배, 지난해 여성비중인 0.6%의 5.2배에 달한다. 정부 정책을 선도해야 할 공기업이 민간기업보다 오히려 뒤처진 셈이다.

이와는 달리 공기업 전체 여성 임직원 비중은 최근 5년 간 꾸준히 증가했다. 2014년 12.1%에서 2015년 12.7%, 2016년 13.2%, 2017년 13.6%, 지난해에는 16.6%까지 치솟았다. 그랜드코리아레저(GKL)과 한국마사회의 경우 여성 비율이 절반에 육박했다.

그럼에도 두 기관 모두 여성 임원은 전무했고 1급 직원도 GKL이 1명, 한국마사회는 아예 없었다.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중이 급감하는 전형적인 유리천장 구조가 나타나는 셈이다.

낙하산 인사도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것으로 분석됐다. GKL의 경우 이기우 전 사장을 포함해 2005년 설립 이후 거쳐간 5명의 사장이 모두 낙하산 논란을 빚었다. 임원 중에서도 지난해 11월 신규 선임된 송병곤 상임이사가 GKL 업무 분야인 관광 및 카지노 관련 경력이 전무함에도 선임돼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송 상임이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설립한 법무법인 부산의 사무장을 지낸 인물이다.

여성가족부는 이와 관련, 2017년 11월에 양성평등을 위한 정책으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공무원과 공공기관, 교원, 군인, 경찰 등 공공부문 각 분야에서 2022년까지 달성할 여성고위직 비중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골자다.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여성 임원의 경우 2022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 여성 임원 비중이 0.6%에 그치면서 이 같은 목표는 헛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맞비교 가능한 28개 공기업 중 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광물자원공사를 제외한 25개 공기업(89.3%)은 최근 5년간 여성 임원을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LH는 2018년, 코레일과 광물공사는 2014~2015년에 여성 임원이 각각 1명씩 근무했다.

임원 후보군으로 볼 수 있는 1급 직원 여성 비중도 남성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공기업 1급 직원은 총 1582명으로 이 중 여성은 1.3%인 20명에 그쳤다.

1급 여성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GKL로 5명 중 1명(20.5%)이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16.7%)와 대한석탄공사(12.5%), 한국감정원(5.6%), 한국공항공사(5.1%)가 뒤를 이었다.

공기업 중 절반이 넘는 21곳은 1급 직원 중 여성이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 한전KPS는 1급 직원이 95명에 달했지만 이 가운데 여성은 전무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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