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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자본 확충 '치열'...하나금융·미래에셋대우, 작년 증가폭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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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자본 확충 '치열'...하나금융·미래에셋대우, 작년 증가폭 '최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2.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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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 초대형 투자은행(IB)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자본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대형사의 경우 중소형사에 비해 이익 잉여금이 많은데다 초대형 IB 인가를 위해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총액은 41조12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7724억 원(10.1%) 증가했다. 반면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을 제외한 11~20위권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5510억 원(8.1%) 늘어나는데 머물렀다.

10대 증권사 가운데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을 제외한 9개 증권사가 지난해 자기자본금을 최소 1100억 원 이상 늘린데 비해 11위에서 20위 증권사는 SK증권(대표 김신)만 유일하게 1000억 원 이상 늘렸다.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가 지난해 자기자본을 무려 1조2000억 원이나 늘리며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초대형 IB 자격을 충족했고,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도 9671억 원을 늘렸다. 

자본규모가 10위였던 키움증권(대표 이현)은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 원 이상 자본을 늘리며 순위를 9위로 끌어올렸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과 삼성증권(대표 장석훈)은 별도의 증자는 없었지만 이익잉여금이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자기자본이 2000억 원 이상 늘었다.

이에 비해 11위~20위 증권사 가운데는 SK증권이 자기자본을 1037억 원 늘린 것 외에는 수백억 원대 확충에 그쳐 상위 증권사와 중위권 증권사가 자본격차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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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이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말 기준 8조3516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2월 마무리된 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인해 자기자본 8조 원 벽을 돌파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위 NH투자증권과의 자본 격차도 같은 기간 2조5483억 원에서 3조2978억 원으로 크게 벌렸다.

현재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 일감몰아주기 관련 조사를 받고 있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에게 주어진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보류된 상황이다. 하지만 막대한 자기자본을 활용한 해외 부동산 투자를 집행하면서 자본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작년 3월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자산은 5조8000억 원으로 1분기(3조7000억 원) 대비 6개월 만에 2조1000억 원 늘었다.

미래에셋대우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 인가가 필요한 비즈니스 허용시 발행어음업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증권사에게 주어지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담보 신탁 사업도 이어갈 예정이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조건을 이미 갖춘 4개 증권사(NH투자·삼성·한국투자·KB)는 지난해 뚜렷한 자본 확충 움직임은 없었지만 초대형 IB로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과 NH투자증권은 올 들어 '달러 표시 발행어음'까지 영역을 넓히며 순항중이고 KB증권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발행어음 라이선스를 취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관심이 가는 대목은 자기자본 3조 원과 4조 원 사이에 걸쳐 있는 증권사 3곳의 행보다. 이들은 이미 자기자본 3조 원을 돌파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갖추거나 준비중이고 다음 허들인 '자기자본 4조 원' 돌파를 위한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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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자본 3조 원~4조 원 사이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증권사 3곳(단위: 억 원)

우선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조2000억 원 규모로 자본을 확충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17년 말 기준 자기자본이 1조9967억 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두 차례 유상증자와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을 3조1983억 원까지 늘렸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분 100%를 보유한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계열사 강화 전략에 따른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선 만큼 올해는 대대적인 자본 확충이 쉽지 않지만 비은행 부문을 강화시키려는 지주 전략에 따라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3조4731억 원을 기록한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은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순이익 증가분 만으로도 자기자본 4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자회사 메리츠캐피탈의 완전 자회사화,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면서 순식간에 자기자본 3조 원을 돌파했다. 내년 3월 종금업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IB부문을 중심으로 매년 4000억 원 이상 순이익을 꾸준히 내고 있어 추가 증자 없이 4조 원 돌파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면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는 최근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가 약 7500억 원 규모의 상환우선주(CPS)를 발행하면서 추가 자본확충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지주의 100%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 입장에서는 추가 증자를 위해선 신한금융지주의 지원이 필수적인데 지난해 하나금융지주가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증자가 있었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열린 신한금융지주 컨퍼런스콜에서 김태현 신한금융지주 재무본부장은 상환우선주 발행으로 획득한 자금 사용처에 대해 "오렌지라이프의 100% 자회사 전환이나 지주 내 추가 자회사 설립, 신한금융투자 초대형IB 기준을 달성하는쪽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며 "자금을 임박해서 조달하다보면 가격조건이 맞지 않을 수 있어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해야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의 상환우선주 발행 자금은 최근 지분 59.15%를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대표 정문국)의 잔여지분 인수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우선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두 차례(오렌지라이프, 아시아신탁) M&A로 인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는 측면과 자본 확충을 통해 잔여지분 인수를 포함한 추가 M&A에 대한 실탄을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기자본 1조 원 미만 중·소형사들의 경우 최대주주가 바뀐 SK증권을 제외하면 지난해 뚜렷한 자본확충을 실시한 증권사가 없었다. '초대형 IB'라는 뚜렷한 미끼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재무적 부담을 안으면서 자본 확충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다만 자본확충으로 IB부문을 신규 먹거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대형사와 달리 자본에서 열세에 놓인 중소형사 입장에서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리테일 부문의 성장 정체와 IB부문 수익비중 강화가 쉽지 않아 자칫 자본력에서 열세에 놓인 중소형사들의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에 중·소형사들은 코스닥 벤처펀드 진출과 특화 증권사로의 전환 등 부족한 자본력을 보완하려는 방향을 보이고 있지만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중·소형사의 생존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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