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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호실적 낸 금호석유화학, 올해는 페놀유도체 공급과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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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호실적 낸 금호석유화학, 올해는 페놀유도체 공급과잉 우려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2.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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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화학업계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냈던 금호석유화학(대표 박찬구)이 올해는 페놀유도체 공급과잉으로 인해 침체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5조5849억 원으로 전년보다 1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542억 원을 기록하며 111%나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033억 원으로 무려 131.2%가 증가했다.

롯데케미칼과 LG화학, 한화케미칼 등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는데 금호석유화학은 주력제품인 페놀유도체 호황으로 실적이 오히려 개선됐다.

금호석유화학은 1976년 설립된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으로 7개의 종속기업과 합성고무, 합성수지, 정밀화학, 전자소재, 건자재, 에너지, 페놀유도체, 항만운영 등의 사업을 영위한다.

이 중 페놀유도체 부문이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다. 페놀과 아세톤, 비스페놀A(BPA)로 구성된 페놀유도체는 가전제품 외장재 등 주요 산업 소재로 쓰인다. 페놀유도체는 금호석유화학의 100%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에서 만든다.

지난해 페놀유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달하는 2700억 원대로 추정된다. 2017년(291억 원)보다 무려 800%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핵심사업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사업이 각각 1067억 원, 414억 원에 그친 것과 대조된다.

페놀유도체는 2011년 이후 7년간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낮았지만, 전방수요 개선과 신증설 급감으로 2017년 11월 말부터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 톤당 1365달러, 4분기 톤당 1371달러, 올해 1분기 1650달러까지 치솟았다.

금호석유화학의 페놀·아세톤·BPA 등 페놀유도체 제품의 총 외부판매 가능 물량은 연간 80~90만 톤 정도로 페놀유도체 마진이 톤당 100달러 정도만 개선되더라도 연간 800~9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페놀유도체 가격급등으로 인한 마진개선 효과를 톡톡히 본 것.

그러나 올해는 페놀유도체 공급과잉이 우려된다. 중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증설이 이뤄졌고 올해부터 속속 가동되기 때문이다. 중국 증설 규모만 해도 올해 40만 톤, 내년 92만 톤이다. 이러한 페놀유도체 증설로 공급과잉 시장으로 전환하며 페놀유도체 부문의 마진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png

실제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이 매 분기 4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에는 매 분기 3000억 원 대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페놀유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2563억 원에서 1400억 원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올해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 5542억 원에서 4000억 원 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 황유식 애널리스트는 "2020년까지 패놀유도체 공급 과잉이 심화될 예정으로 페놀유도체 사업의 실적 전성기는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페놀유도체와 에너지부문의 경우 공급과잉 진입 및 계절적 비수기로 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말했다.

KB증권 백영찬 애널리스트는 "페놀유도체 실적감소로 인해 올해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호석유화학은 호황이 예상되는 여러 제품군에 대한 선택과 집중 설비증설 전략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모습이다. 페놀 유도체 비스페놀A 뿐만 아니라 합성고무 NB라텍스, 합성수지 에폭시수지, 폴리우레탄 원재료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등에 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페놀유도체 비스페놀A의 생산량을 기존 45만 톤에서 2021년까지 65만 톤으로 늘리며 중국 증설에 맞불을 놓는 한편, 합성고무 가운데 NB라텍스의 생산량을 기존 40만 톤에서 58만 톤으로 늘리는 증설한다.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 두 차례의 증설로 기존 13만 톤의 에폭시수지 생산량을 20만 톤까지 늘리고,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의 생산량을 기존 25만 톤에서 35만 톤으로 늘리는 증설도 진행한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페놀유도체 사업부문의 업황이 업계 증설로 작년만큼 호황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러 주력 제품들에 대한 선제적 설비 증설을 통해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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