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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대행사 믿고 분양권 매매 미뤘다가 "오리알됐어"...거래 개입 주의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2019년 02월 18일 월요일 +더보기

# 제주도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윤 모(남)씨는 제주 강정코아루2차 입주자모집에 청약신청해 분양권을 얻었다. 계약서 작성 후 자금융통이 힘들다고 판단한 윤 씨는 분양권을 처분하기 위해 지역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이를 본 분양대행사는 2018년 12월 안으로 책임지고 아파트를 매매해준다며 해당 글을 내려주길 요청했다. 매매성사가 안될 시 회사에서 책임진다는 약속까지 했다. 하지만 해당 대행사는 12월이 되자 경기가 안 좋아 매매가 어렵다는 등의 변명을 하며 책임을 회피했고 윤 씨는 아직까지 분양권을 처분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대행사들이 인센티브를 노리고 분양권 매도 권유 등의 과도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렇게 발생한 분양 피해의 경우 시행사로부터 구제 받기도 어려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양 대행사로 인한 분양 피해 유형은 다양하다. 지하철역과 거리가 꽤 있음에도 역세권이라며 과장 광고를 하거나 도로 확장과 대형마트 입점이 예정됐다며 허위 사실을 마케팅에 활용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구입한 분양권 당첨 및 처분 과정에까지  마수를 뻗치기도 한다.

실제 지난해 5월에도 한 분양대행사가 임의로 당첨자를 변경하거나 관련 서류를 임의폐기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결국 국토교통부가 나서 무등록 분양대행업체의 분양대행 업무 금지 공문을 서울 시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한국주택협회 등에 보낸 바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행사들은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기 위해 분양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분양권 매입 시기를 늦추는 등의 무리수를 두기도 한다”며 “오히려 고의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다며 분양을 일시 중단한 후 모집한 고객 리스트를 이용해 시행사와의 협상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행사로 인해 분양 피해를 보더라도 시행사 및 시공사로부터  구제를 받는 것은 쉽지 않다. 분양대행사는 시행사의 지시에 따라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시공사가 시행사를 겸하는 경우가 아닌 이상 시공사에게 잘못을 묻기 힘들기 때문이다.

설사 시공사가 시행사를 겸하더라도 분양 단계에서의 피해는 대부분 대행사 단독 행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시공사로부터 구제 받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통상 분양계약서에는 시행사와 시공사, 신탁회사가 함께 기제돼 있어 많은 이들이 같은 회사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각자의 역할은 법적으로 엄격히 구분돼 있다. 시행사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계획‧추진하며 대출 주선과 분양광고를 담당한다. 분양광고에 대해서는 별도의 분양대행사에게 외주를 주기도 하고 나아가 시행 위탁사에게  아예 포괄적으로 위임하기도 한다. 시공사는 우리가 흔히 아는 건설사로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실제 짓고 신탁회사는 개발사업에 필요한 분양대금을 관리 및 수납하는 역할을 맡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공사가 시행을 맡아 대행사와 계약할 경우 분양에 대한 가이드라인만 줄 뿐 소비자의 분양권 처리와 같은 지시는 하지 않는다”며 “만약 이를 직접 지시했다가 잘못될 경우 시공사에 대한 이미지 타격이 크기 때문에 위험감수를 하면서까지 무모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분 분양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대행사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소비자가 주의하는 것 외에는 분양사기 피해를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말한다.

부동산 관련 한 전문 변호사는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구두로 설명한 내용은 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해야 나중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구제받을 근거가 된다”며 “분양권을 일반 매매 형태로 계약할 것을 대행사가 권유하더라도 전매기간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 대학원 교수도 “피해를 입었을 경우 분양 대행사 등에 형사소송은 가능하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며 “분양계약서를 꼼꼼히 숙지해 대처해야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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