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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 권장 연령 표기 사라진 아기용 과자...부모들 혼란

영양성분도 성인 기준 표기...현실 동떨어진 규제 탓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2019년 03월 04일 월요일 +더보기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임에도 섭취 권장 연령표시가 사라지고 영양성분 표시마저 ‘성인 기준’으로 표기돼 어린 자녀를 둔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영유아 식품의 제조방법 등을 개선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강화된 안전 규정이 제대로 된 영유아제품 영양 성분 표시를 막는 과도한 규제가 된 탓이다

이 같은 혼란으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영유아 과자의 섭취 월령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규제 강화로 인해 사각지대가 생긴 만큼 이를 보완하고 명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해법마련이 시급하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 중인 남양유업, 매일유업, 보령메디앙스, 일동후디스, 풀무원 등 5개사 총 30개 영유아용 과자의 섭취 권장 연령과 영양성분 표시를 조사한 결과 권장 연령을 표시한 제품이 전무했다. 영양성분 표시도 모두 섭취 대상 연령이 아닌 성인 기준으로 표기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 2015년 컨슈머리서치가 영유아용 과자 60개 제품을 조사했을 당시에는 전제품 모두 섭취 권장연령을 표기했고 영양성분 표시도 35개 제품(58.3%)만이 성인기준으로 표기했던 돼서 크게 후퇴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5년 조사 당시 영유아용으로 판매된 60개 제품 가운데 이미 단종되거나 대형마트 등에 입점 되지 않은 30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제품은 법적인 규제 때문에 영유아용으로 직접 표기하고 있진 않지만 현재 대형마트 영유아용 제품 코너에 진열돼 있고 패키지에 ‘아이꼬야’ ‘요미요미’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구, 동물그림 캐릭터 등을 담아 누가 봐도 아이들용으로 인식케 하는 제품들이다.

영유아의 경우 나트륨, 당 등 영양성분 권장량이 성인보다 크게 적다. 나트륨의 경우 일일 권장량이 120mg~1000mg으로 성인(2000mg)의 최대 16분의 1 수준이다.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도 WHO기준 성인 권장량은 50g인 반면 영유아는 13.8~35g이다. 영양성분 비율 표시가 성인 기준에 맞춰 계산된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과다 섭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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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의 경우 조사 대상 30개 제품의 평균 함량은 72.5mg으로 나타났다. 성인기준으로는 일일 섭취 기준량(2000mg)의 3.7%지만 3~5세 기준(1000mg)으로 봤을 때는 7.2%로 두 배에 달한다.

보령메디앙스에서 판매하는 ‘오앤오투 검은콩레시틴 DHA크래커’와 ‘오앤오투 흑미 알로에베라 DHA크래커’는 나트륨 함량이 290mg에 달했다. 성인 기준으로는 15% 수준이지만 대상 연령 기준을 3~5세로 하면 29%에 달한다.

‘오앤오투 치즈레시틴 DHA쿠키’와 ‘오앤오투 계란칼슘DHA쿠키’도 각각 나트륨 함량 비율이 3~5세 기준으로 18%, 14%로 높은 편이다.영유아 식품임에도 섭취 권장 연령 표시가 사라지고 성인기준으로 영양성분을 표시하는 건 규정이 바뀐 탓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10월 36개월 미만을 대상으로 한 식품 중 ‘영유아용 특수용도식품’으로 허가받은 경우에만 아기가 연상되는 문구, 사진, 월령표기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29일 개정 고시한 ‘식품의 기준 및 일부 규격’에서는 영·유아용으로 판매되는 식품을 제조·가공할 때는 살균이나 멸균처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식품 업계에서는 영유아용식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과자류의 경우 재료 특성상 ‘멸균 공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보니 ‘영유아용’으로 표시할 수 없고 제품명에서도 베이비, 아기 등의 단어가 사라졌다. 기본정보로 표시되던 ‘섭취 월령’ 역시 알 수 없게 됐다. 영양성분표시 기준도 권장 연령대가 아닌 일반 성인으로 기준으로 표기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일반 성인용 식품과 구별이 어렵다보니 ‘아이꼬야’ ‘처음 먹는’ ‘우리 아이’ ‘곡물친구’ 등 어린아이를 연상시키는 문구나 의인화된 만화, 캐릭터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영유아용임을 인식시키고 있을 뿐이다. 식약처는 더욱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제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차원이었지만 오히려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는 셈이다.

◆ 식약처 “안전한 먹거리 위해”...업계 “현실적이지 않아”

얼마전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도 7개월 된 아이의 엄마가 ‘영유아 과자의 섭취 월령을 표기할 수 있도록 해 달라’라는 내용으로 청원을 올렸다. 아이의 연령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조치 후 라벨을 변경하면서 언제부터 섭취가 가능한지 묻는 소비자들이 문의가 이어져 일일이 설명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 과자의 경우 제조 공정상 멸균처리가 어려운데 이런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기준만 강화하다 보니 제조사 입장에서도 곤욕스럽다”라고 말했다.

반면 식약처 관계자는 “안전 기준을 강화한 ‘영유아식품’군을 신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안전한 식품을 누릴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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