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부회장 유창수)이 지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주주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지만, 주주들 사이에서는 배당규모가 너무 적다는 아쉬움이 표출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총 58억1000만 원 규모로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주당 배당금은 60원, 시가배당률은 2.5%이며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을 나타내는 배당성향은 12.5% 수준이다. 배당 계획은 이달 27일에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 정기주주총회 이후 최근 10년 간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않았다. 마지막 배당이 있었던 2008년은 모기업인 유진기업이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경영권을 인수한 지 1년이 막 지난 시기로 당시 유진투자증권은 약 111억 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은 36.7%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 리먼 사태 이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과 실적 악화로 당해 회계연도에 당기 순손실이 1188억 원이나 발생하면서 이후 불안정한 실적 추이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 2013 회계연도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6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 갔다. 특히 지난 2015 회계연도 이후 4년 연속 당기순이익 400억 원 이상을 안정적으로 기록하면서 배당 여력이 생겼고 올해 주주 배당을 재개하게 됐다.
유진투자증권의 배당성향은 12.5% 수준으로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가진 현대차증권(26.1%), DB금융투자(21,7%), 교보증권(15.8%)보다 낮다.
하지만 회사 측에서는 이번 회계연도부터 배당 여력이 발생해 배당을 결정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면서 시가배당률(2.5%) 역시 경쟁사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배당을 하지 못한 것은 2014년 액면가 이하 유상증자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배당가처분 소득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2018 회계연도 배당가능액이 발생하면서 회사의 향후 발전계획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두 가지 측면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배당액을 결정했고 타 증권사 대비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주주들은 현재 주가가 액면가(5,000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상황에서 유진투자증권이 주주들에게 지나치게 인색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동안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고액의 연봉을 안기며 오너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챙기다가 모처럼 배당을 실시하는데 그 규모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오너일가인 유창수 부회장은 지난 2017년 유진투자증권에서 급여 16억7800만 원을 받았고 지난해 상반기에도 14억4000만 원을 챙겼다.
지난해 상반기 약 20억 원을 받은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에 이어 증권사 CEO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급여를 받았다. 유진투자증권의 회사 규모와 순이익 규모에 비해 급여가 매우 높은 편이다.
유 부회장은 지난 2007년 5월 대표이사 부회장을 취임 후 2009년 잠시 자리를 내려놓았다가 2011년 대표이사로 복귀해 현재까지 유진투자증권의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현재 유진투자증권 지분 0.58%를 보유하고 있고 최대주주는 지분 27.25%를 가진 유진기업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 연봉은 업무의 중요성과 역량 등에 기반해 회사 내규에 따라 책정된 것이며 당사 대표이사는 주주의 가치와 실적을 통한 성과 환원을 경영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