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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신영·유화증권 등 사외이사로 계열사 전현직 임원 선임...독립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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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신영·유화증권 등 사외이사로 계열사 전현직 임원 선임...독립성 논란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3.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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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증권사들이 계열사 임원 출신이나 주요 주주사 현직 임원을 사외이사로 임명하면서 독립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인물들은 상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이해관계 상충의 우려에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일군 현 사외아사의 재선임안을 의결한다. 김 사외이사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NH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데 농협중앙회 상무와 NH한삼인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농협맨'이다.

이 때문에 최초 선임 당시부터 김 사외이사는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49.02%를 보유한 농협중앙회의 의중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많았다. 김 사외이사는 NH투자증권 이사회 내에서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보수위원회 구성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농협에 오래 근무를 한 경험으로 농협의 문화를 전달하고 조언해줄 수 있는 인물로서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한삼인과 경남무역 대표이사로서도 활동하면서 경영 능력도 충분히 인정받았다고 본다"며 "농협을 떠난지 수 년이 지나 이해상충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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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되는 김재철 키움증권 사외이사도 유사한 경우다. 지난 2017년 정기주주총회에서 키움증권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김 사외이사는 키움증권의 지분 47.7%를 보유한 최대주주 다우기술 부사장을 거쳐 계열사인 다우와키움 대표이사를 지난 2006년부터 8년 간 역임했다.

키움증권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교보증권(대표 김해준) 역시 정기주주총회에서 교보생명 출신 신유삼 사외이사를 재선임할 예정이다.

신유삼 사외이사는 1978년 교보생명에 입사한 후 경인지역본부장, 개인고객본부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의결권자문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에서도 지난해 신 사외이사에 대해 독립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지분 과반 이상(51.63%)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유화증권(대표 윤경립)도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고승일 전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외에도 현재 주요 증권사 사외이사로 활동중인 인물 중에는 전직 계열사 또는 해당 회사 임원 경력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여럿 존재하고 있다. 현대증권 부사장과 KB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노치용 KB증권 사외이사와 신영증권 법인사업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친 장세양 신영증권 사외이사가 대표적이다.

이청남 한화투자증권 사외이사는 한화그룹 정보·IT사업본부장과 한화S&C 대표이사를 역임한 한화그룹 출신이다. 다만 한화그룹이 지난해 5월 이사회 중심 경영과 주주권익 보호의 일환으로 사외이사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출신 사외이사 임명을 지양하겠다고 밝히면서 임기가 1년 남은 이 사외이사의 재선임 여부는 알 수 없게 됐다.

한편 KTB투자증권(대표 이병철·최석종)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2대, 3대 주주측 인사가 사외사로 선임되거나 이미 활동중이어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KTB투자증권은 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팅첸(Ting Chen) 알파프론티어(Alpha Frontier Limited) 이사를 신규 선임할 계획이다. 알파프론티어는 중국 쥐런그룹 계열사로 현재 KTB투자증권 지분 300만9673주(지분율 4.26%)를 보유한 3대주주로서 팅첸 후보가 사외이사로 임명되면 3대주주의 현직 임원이 사외이사로 임명되는 셈이다.

특히 KTB투자증권은 이미 지난해 베니청(Benny Chung) 오션와이드 캐피탈 CEO를 사외이사로 임명했는데 이 회사는 KTB투자증권의 지분 602만5378주(지분율 8.53%)를 가진 엠파이어 오션 인베스트먼트의 모회사인 중국 판하이홀딩스그룹의 계열사다. 선임 예정인 팅첸 후보까지 포함한다면 사외이사 5명 중 2명이 2·3대 주주사 측 인사들로 구성된다.

중국 판하이홀딩스그룹과 쥐런그룹은 지난해 초 계열사 엠파이어 오션 인베스트먼트와 알파 프론티어를 통해 KTB투자증권 지분을 각각 8.53%와 4.26%를 인수해 2대, 3대 주주로 등장했다. 이들은 이병철 부회장과 함께 권성문 전 회장의 지분을 공동 인수하면서 우호적 성격의 재무적투자자로 등장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임원을 파견하거나 선임할 수 있는데 두 사외이사의 경우 그러한 목적으로 선임된 것으로 해외에 본사가 있다보니 거수기보다는 감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사외이사 5명 중 3명이 회사와 무관한 인물로 선정됐기 때문에 우려하는 거수기 논란은 해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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