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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유리교체하는데 3개월...수입차 부품 수급 안돼 AS 하세월

비용 절감 위해 최소 보유...보상 규정 없어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2019년 03월 21일 목요일 +더보기

#사례1. 서울 송파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지난해 2월 초 렉서스 RX350을 구매했다. 같은 해 12월 말 운행 중 덜컹거림이 심해 서비스센터에 입고했고 미션 이상을 진단받았다. 국내에 부품 재고가 없어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시간이 15일 정도 걸린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차일피일 시간이 늘어지더니 부품 수급에만 한 달이 걸렸다. 김 씨는 "다른 차를 대차받긴 했지만 구매한 지 1년도 안 된 차를 한 달이나 서비스센터에 방치해 놓는다는 게 분통 터진다"고 말했다.

#사례2.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사는 곽 모(남)씨는 피아트 500 차주다. 최근 운행 중 돌이 튀는 바람에 전면 유리가 깨져 수리 예약을 했지만 3개월째 대기중이다. 업체 측은 "해외 배송 중 유리가 파손돼 재주문을 했다"는 등 황당한 이유를 대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그동안 렌터카를 이용하다 결국 새 차를 구입한 곽 씨는 차량 구입비나 보험 등 이중으로 금전적 손해를 봤다. 곽 씨는 "나뿐만 아니라 반년이나 부품 수급이 늦어져 아직 수리를 못 한 차량도 있다고 하는데 본사는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례3. 충북 진천군에 사는 박 모(여)씨는 지난해 12월 BMW 520D 운전석 문이 열리지 않아 낭패를 겪었다. 심지어 운전석 문이 잠기지 않아 자동차가 예열될 때까지 운전석 문을 붙잡고 달려야 하는 아찔한 상황까지 겪었다.  부품교환 대기순서가 400명을 넘어서 한 달은 기다려야 수리가 된다고 했다. 박 씨는 "위험을 안고 그냥 기다리라는 BMW의 답변이 무책임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수입 자동자 브랜드가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부품 수급 지연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수입차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1410건에 이른다. 수입차(중고차 포함) 관련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2013년 198건에서 2014년 237건, 2015년 236건, 2016년 289건, 2017년 307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1410건의 피해구제 신청 중 차량 하자와 관련된 피해가 81.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수입차에 대한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품질 불량 등으로 AS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내에 없는 수리용 부품을 외국에서 들여오는 과정에서 길게는 수개월씩 지연되는 게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 업체들의 서비스센터 숫자는 56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늘었다. 이들 서비스센터에서 일반적인 부품은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원동기(엔진)와 미션 등 동력전달장치(변속기), 조향(핸들링)장치, 제동장치(브레이크) 등 주요 부품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수입에 의존하는 경우가 잦다. 다양한 나라에서 수입이 이뤄지기 때문에 빠르면 보름, 늦으면 3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이 비용 발생을 이유로 재고를 확보해두지 않고 필요할 때만 부품을 해외에서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 측은 비용을 절감하지만 그로 인한 불편은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 되는 상황이다.

수입차 제조사가 부품을 보유하지 않아 수리가 지연될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규정도 없어 소비자는 무작정 기다려야만 한다.  

수입차 관계자는 "국산차 만큼 빠른 AS는 힘들지라도 수입차 회사들이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부품 물류센터를 신축 및 확장하기도 한다. 메르세데츠 벤츠 코리아는 350억 원을 들여 4년 전 신축했던 부품물류센터를 기존보다 두 배가량 넓히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곧 완공된다. BMW 코리아는 이보다 앞선 2017년 5월 경기도 안성에 BMW 부품 물류센터를 완공했다. 모두 국산차에 비해 부품 조달이 어렵다는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사례에 그쳐 급증한 수입차 부품 AS 수요를 따라가기란 역부족인 실정이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여전히 많은 수입차가 부품 물류센터를 추가하거나 재고를 보유하는 것에 인색하다"며 "부품의 효율화 측면에서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필요할 때 수입해서 쓰는 것이 전략적으로 재고 관리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보다 안정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품 수급 지연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하고, 정부는 부품 수급 지연에 따른 패널티 부과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 수는 전체 승용차 시장의 16.7%에 이르는 26만705대로 역대 최대다. 모델별 판매가에 판매 대수를 곱해 산출한 판매액은 17조4744억 원에 이른다. 올해는 연 30만대 판매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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