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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 미뤄져 '난민'신세...지체금 받기도 '하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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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 미뤄져 '난민'신세...지체금 받기도 '하늘 별따기'
공정률 50% 이상 이면 입주 못해도 중도금 내야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04.09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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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서 한양건설이 공급한 ‘광교산 한양수자인 더킨포크’는 입주예정일이 세 차례 연기됐다.  공사 진행이 미흡한데다 설계 변경도 여러 차례 이뤄지면서 예정일을 못 맞췄던 것. 입주 예정자들은 오피스텔 등을 전전하며 매달 200만 원에 가까운 돈을 임대료로 지출했다.  창고에서 생활하며 입주일을 기다리는 ‘입주난민’까지 발생했다. 한양건설 관계자는 “오피스텔 등에 머물거나 필요 없는 이사를 하느라 불필요한 비용을 쓴 입주자들에 대한 보상 지급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사례2= 덕산건설은 지난해 11월 27일 입주 3일을 앞두고 창원시 북면에서 시공한 에코프리미엄 아파트 입주가 불가능하다고 입주 예정자들에게 통보했다. 예비 입주민들의 빗발치는 하자보수 요청과 공사 지연 등이 이유였다. 이로 인해 기존 주택을 처분한 입주민들은 임시사용승인이 결정된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인근 모텔과 찜질방 등에서 머물며 입주를 기다리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덕산건설 관계자는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 등도 비대위의 의견에 근접한 수준으로 보상할 계획이며 하자보수도 시공사 대표가 하자보수팀과 상주하며 같이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례3= 마포구 대흥2구역을 재개발하는 ‘신촌그랑자이’ 입주예정자들은 최근 입주일이 2019년 10월에서 2020년 2월로 미뤄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구역내 한 교회 철거 문제로 대흥2구역주택재개발조합과 갈등을 빚으면서 입주가 연기됐다는 게 건설사 측 설명이다. GS건설 관계자는 "2020년 2월에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라며 "지연에 대한 보상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자와 공사 지연 등으로 예정일보다 아파트 입주가 늦어져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시행사가 입주 지체금을 제 때 지급하지 않을 경우 입주민 입장에서 이를 받아낼 방법이 소송뿐이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사 지연으로 입주가 늦어진 경우 입주지연금은 시행사가 시공사로부터 지체보상금을 받아 입주민들에게 지급하게 된다. 문제는 민간 분양 계약의 경우 지체보상금에 대한 별다른 법적 규정이 없어 계약서 및 시행사와 시공사의 합의에만 의존하고 있어 지체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

시행사가 입주지연보상금 지급을 미룰 경우 지연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한다면 위약금 없이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연기간이 3개월 미만인 상황에서 지급을 거부한다면 입주자 입장에선 소송 외에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 기준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입주 지연으로 인한  피해는 더 다양하다. 예정시점에 맞춰 주택 매매나 전세 계약을 계획한 경우 일정을 모두 수정해야 되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입주 예정일을 문전에 두고 입주가 연기될 경우 대책을 사전에 마련하지 못해 모텔과 찜질방 등을 전전하는 ‘입주난민’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특히 아파트 공정률이 50% 이상이라면 입주도 못한 채 울며 겨자 먹기로 중도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공정률이 50% 미만이라면 입주일과 함께 중도금 납부 기일도 함께 연기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건설업체는 전체 공사비의 50% 이상을 투입할 때를 기준으로 중도금은 기 시점을 전후해 2회 이상 나눠 받아야 된다”며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게 돼 있는 중도금 가운데 4차 중도금을 내는 시점은 공정률이 50%에 도달해야 되기 때문에 입주 연기 시 잔금 납부 일정도 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아파트 표준공급계약서에 따르면 시행사는 입주예정 기일에 입주를 시키지 못할 경우 입주자에게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거나 잔여대금에서 공제한다.

지체보상금은 연체기간에 공급계약 체결 당시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예금은행가중평균여신금리(가계대출, 신규취급액 기준)와 가계자금 대출시장 점유율 최상위 은행이 정한 연체기간별 가산금리를 합산해 계산된다. 건설사는 실 입주 개시일 이전에 납부한 입주금, 즉 계약금과 중도금을 합한 금액에 계약서상 명시된 연체금리를 곱하고, 이를 일수로 계산한 금액을 소비자에게 지불해야 한다.

계약서에 연체료율이 20%로 명시돼 있고 입주 연체가 120일 발생했다면, 0.2를 곱한 다음, 1년(365일)을 연체일수인 120일로 나눈 값을 다시 곱한다.

입주금으로 5억을 납부했다고 가정하면 5억 원 x 0.2 x (120/365) 로 계산한 3288만 원 가량을 보상받을 수 있다.

연체료율은 분양계약서 상 연체일수에 따라 요율이 차등 설정되기도 하는 등 업체와의 계약 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다만 천재지변이나 내우외환 등의 불가항력적 사유로 인해 공사가 지연됐을 경우 해당 기간은 입주지체보상금 산정에서 제외된다. 단순 강우 등은 천재지변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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