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산업은행 노조, 노동이사제 추진...이동걸 회장 동의할까?
상태바
산업은행 노조, 노동이사제 추진...이동걸 회장 동의할까?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9.04.05 0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김대업, 이하 노조)가 올해 사업계획으로 ‘노동이사제 도입’과 ‘지방이전 저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속속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금호타이어가 민간기업 최초의 노동이사를 선임하는 데 관여했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어떻게 대응할 지 주목된다.

산은노조 측은 이동걸 회장이 평소 노동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산업은행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 일 것으로 보고 있다.

◆ 산은 노조 “노동이사제 경영진 감시·견제 위해 반드시 필요...이동걸 회장 공감할 것”

산업은행 노조는 지난 2월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은행 사측과 노사협의를 할 때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 노조 대표 포함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산업은행 노조의 노동이사제 도입 추진은 국책 은행 중 두 번째로 시도되는 것이다. 앞서 노동이사제를 추진했던 IBK기업은행 노조(위원장 김형선)의 시도가 금융위의 반대에 부딪혀 좌초한 바 있다.

김대업 산은 노조위원장은 “현재 우리가 추진하는 노동이사제의 정확한 표현은 ‘노동자 추천 이사제’”라며 “노동이사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에 포함 돼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노동이사제는 기업 의사결정에 의결권이 있는 사외이사를 노동조합이나 노동자가 추천하는 사람으로 선임하는 걸 말한다”면서 “경영진을 견제·감시하고 기업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며 노동이사제 추진 배경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했다.

노조는 이달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외부 공모를 진행한 후 내달 검증 절차를 거쳐 내부 임추위와 금융위의 추천을 요청할 계획이다.

초반에 언급했던 것처럼 노조의 행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동이사제 추진에 대해 이 회장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7월 금호타이어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추천을 받아 산업은행이 제청한 노동법학자 최홍엽 조선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실상 민간 기업에서 첫 ‘노동이사제’가 도입된 사례인데 이 과정에서 이동걸 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대업 위원장은 “이동걸 회장이 노동이사제 도입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취지를 공감하고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 회장이 평소 노동자의 권익에 대해 중요성을 익히 강조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 반대나 지지 공식 입장 없어...열린 자세 견지”

또한 노조는 최근 지방이전의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경제연구소가 맡은 이 연구의 결과는 오는 5월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할 계획이다. 국책 은행이 지방으로 이전하면 생기는 문제점을 객관적인 수치로 밝힐 방침이다.

산업은행의 지방 이전이 논란이 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제3 금융중심지 지정 결정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전주가 제3 금융중심지로 지정될 경우 금융 공공기관이 뒤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부산과 전주 소속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지방이전 추진을 위한 움직임도 거세다. 정치권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이전을 위해 관련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그간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지방이전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혀왔다. 하지만 노동이사제와 마찬가지로 이와 관련해서도 이동걸 회장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는 지방 이전 추진 논란 관련 성명을 내고 이동걸 회장에게 “지방 이전 논의가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의 이전 반대 입장은 산업은행 임직원들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 임직원이 지방이전을 못마땅해 하기 때문이다.

김대업 위원장은 “산업은행 임직원 대부분이 지방이전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동걸 회장 역시 당연히 산업은행 지방이전에 대한 불합리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노조의 저지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노조 측의 긍정적인 전망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지방이전 반대하는 사안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힌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노조 입장에서는 그간 이동걸 회장이 지지나 반대, 어느 한쪽의 입장에 서지 않고 열린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등의 정황을 고려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