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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놓고 논란 가열...건전한 견제인가, 연금사회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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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놓고 논란 가열...건전한 견제인가, 연금사회주의인가?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9.04.0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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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사장 김성주)의 주주권 행사를 둘러싸고 ‘문제기업 견제’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가 하면 ‘연금사회주의’ 아니냐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이사 연임 반대에 국민연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후 정계와 재계에서 이 같은 논란이 가열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부결되자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 실행 첫 사례로 문제기업에 대한 견제 기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중이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 부결 사태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의 긍정적인 사례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조 회장 재선임안 부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가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후 이행하는 긍정적인 면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 역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이 부결된 것과 관련해 “대한항공 주주총회는 증권 시장 발전과 주주 가치 제고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대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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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재개에서는 연금사회주의로 과도한 경영권 침해라는 지적이다.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조양호 회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안 부결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전경련은 “국민연금이 이번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그동안 조 회장이 대한항공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 왔다는 점은 고려하지 않은 결정으로 판단된다”며 “주주들의 이익과 주주가치를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논란을 이유로 연임 반대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우려스럽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또한 사법부가 판결을 내리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도 반한 결과”라며 “국민연금이 민간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는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는 만큼 보다 신중했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자유한국당까지 가세해 국민연금 의결권을 5%로 제한하는 법을 서두르겠다고 나서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같은 논란을 없애기 위해 올해 안에 국민연금 주주권 행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 규정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 학계 “긍정적 측면 있지만 개선 여지도 많아”...연기금 스튜어드십코드 평가 및 전망 토론회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와 관련한 우려를 줄이려면 내부 역할 분담 민간 위탁운용사 의결권행사 위임 등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2일 김병욱 의원과 힌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참여 후 첫 주주총회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스튜어드십코드센터 센터장의 주제 발표에 이어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신진영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곽관훈 선문대 법경찰학과 교수 △정상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변호사 △최영민 국민연금연구원 기금정책팀장 △명한석 법무부 상사법무과 과장 등을 패널로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인사들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높게 평가함과 동시에 ‘연금사회주의’ 등의 우려를 줄이기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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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금운용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는 향후 개선의 여지가 많다”면서 “국민연금이 공적연금이기 때문에 기금운용의 정부로부터의 완전한 독립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위원회의 구성과 역할을 정비해 위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방향의 개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위탁 자산운용사에 위결권 위임 방안과 관련해서도 “실행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단 현재와 같은 3% 미만의 반대율이 지속될 경우 문제”라고 덧붙였다.

곽관훈 선문대 법학경찰과 교수는 “기금운용에 기본방향은 수익률제고이어야 한다”며 “따라서 주주권의 행사도 자산 운용의 기본원칙인 수익률제고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 교수는 이어 “의결권행사에 관한 수탁자책임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의결권행사를 하는 경우 정치적 판단에 좌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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