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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소비자보호임원 겸임논란...권한 강화로 해결될까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2019년 04월 18일 목요일 +더보기

그동안 다른 업무와 겸임하고 있어 독립성 논란이 제기됐던 금융회사 소비자보호담당임원(CCO)의 권한 강화가 추진된다.

일정 자산규모 이상 충족하거나 해당업권 민원 점유율이 2%를 넘는 모든 금융회사의 CCO는 소비자보호담당업무를 제외한 겸임이 금지되며 이를 위반하면 소비자보호실태평가 최하 등급을 부여하는 등 강력한 페널티가 부여될 예정이다.

CCO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시켜 그동안 회사 내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 소비자보호부서의 위상도 덩달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추가 임원선임과 조직구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소비자 민원건수, 업무특성 등을 감안해 선별적으로 적용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종합계획'에 따르면 금융위는 자산규모와 민원발생빈도를 감안해 CCO를 별도 선임해야하는 금융회사의 기준을 명확히하고 CCO와 소비자보호부서의 권한 강화를 위해 중대한 소비자피해 발생시 CCO에게 다양한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 은행 CCO 대부분 홍보업무 겸임, 증권-카드사는 준법감시인 겸임 많아

앞서 언급한대로 현재 주요 금융회사 CCO는 홍보 또는 준법감시인을 겸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고객 수가 가장 많은 시중은행 CCO들은 대부분 '소비자브랜드그룹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소비자브랜드그룹은 소비자보호업무와 홍보업무, 사회공헌업무를 포괄하는 조직으로 KB국민은행, 신한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이 이런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CCO가 소비자보호담당임원 역할도 하지만 홍보임원과 사회공헌담당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소비자보호업무와 브랜드 홍보업무를 겸하도록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수 은행들은 소비자보호가 회사 평판과 브랜드이미지 제고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두 업무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고 조직 구성시 긴밀한 협력을 위해 동일 그룹 내 위치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농협은행은 CCO가 준법감시인 업무도 겸임하고 있었는데 농협은행 측은 오히려 소비자보호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준법감시업무를 겸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나 영업 등 소비자보호업무와 부적합하다고 보는 직무는 겸직을 원천 배제시키고 금융당국에서도 소비자보호실태평가시 감점 요인으로 적용하고 있지만 홍보나 준법감시 겸임으로 인한 부적합 논란에서 자유롭다고 보는 시각이 크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소비자행복그룹 안에 소비자보호본부가 독립적으로 구성돼있고 CCO인 백미경 전무가 소비자행복그룹장과 소비자보호본부장을 겸임해 소비자보호 업무를 독립적으로 총괄하고 있다.

은행 및 보험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원이 적은 증권사와 카드사는 대다수 CCO가 준법감시인을 겸임하고 있다. '자산규모나 영위하는 금융업무의 성질을 감안해 준법감시인이 이를 겸임하도록 한다'는 금융소비자모범규준을 근거로 준법감시인 겸임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 5곳 모두 CCO가 준법감시인을 겸하고 있었고 10대 증권사로 범위를 넓히면 신한금융투자(김형환 상무)와 키움증권(정병선 이사)은 CCO가 준법감시인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와 이해상충 우려가 있는 법무담당도 겸임하고 있었다. 

자산규모는 다른 업권에 비해 작지만 소비자 민원이 많은 카드업권에서도 CCO의 타 업무 겸임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이동욱 CCO가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와 개인정보보호책임자 업무까지 맡고 있었고 우리카드도 조철제 상무가, 하나카드도 김성주 본부장이 CCO와 준법감시인을 겸임하고 있었다. 반면 현대카드는 우경원 이사가 소비자보호실장 업무만 담당하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보험업권은 중·소형사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CCO가 소비자보호담당 업무만 담당하고 있다. 생보업권의 경우 10대 생보사 중에서는 교보생명(홍보임원 겸임)과 동양생명(위험관리책임자 겸임)을 제외한 8개사, 손보업권은 10대 손보사 기준 농협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이상 준법감시인 겸임)을 제외한 8개사는 CCO가 겸임하는 업무가 없었다.

◆ 금융권 "결국 비용문제... 업권별 차등화는 필요"

금융권에서는 CCO의 권한과 위상을 강화하는 조치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소비자보호'가 시대적 흐름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CCO의 독립성 강화는 필요한 조치 중 하나라는데는 이의가 없다는 것이다.

다수 금융회사 조직 구성이 준법감시조직 내 소비자보호부가 속해 있는 상황에서 회사 리스크를 중시하는 준법감시와 소비자보호 리스크를 우선시해야하는 소비자보호업무의 이해상충 우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금융회사 고위 임원은 "소비자보호업무와 준법감시 업무는 분리시키는 것이 당연하고 소비자보호를 위해서는 당국의 개선안대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별도 부서를 조직하고 임원을 선임해야해 비용 문제가 있지만 소비자보호가 흐름인데 소비자보호를 다른 업무와 겸임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고 본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일선 현장에서는 결국 금융회사들이 비용 문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부분 준법감시조직 내 소비자보호부가 위치해있는데 소비자보호부가 독립하려면 별도 부서와 이를 담당하는 임원을 선임해야하는데 추가 비용 지출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별도 선임이 애매한 중·소형사들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권을 제외하면 연간 접수민원이 최대 수 십여건에 불과한 상황에서 임원을 포함한 조직을 구성하더라도 실제 업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업권별 CCO 분리선임 회사 기준을 차등화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도 그 점을 감안해 CCO 분리선임 조건 중 하나인 자산규모는 업권마다 차등을 줄 것이라고 밝혔지만 '업권 내 민원 점유율 2% 이상'이라는 다른 조건을 충족한 회사들이 다수를 차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금감원과 함께 올해 중으로 금융소비자모범규준 개정을 통해 해당내용을 포함한 '금융회사 내부관리 강화'방안을 금년중에 추진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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