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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슨' 싼 게 비지떡?...부실한 품질에도 AS 거의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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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슨' 싼 게 비지떡?...부실한 품질에도 AS 거의 불가능
중국 브랜드 판매 늘지만 AS센터 1~2곳 불과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04.2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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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차이슨’으로 불리며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가전제품의 부실한 품질과 사후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 목소리가 높다.

충북 청주시의 박 모(여)씨는 LG전자, 삼성전자, 다이슨 등 유명 브랜드 제품에 비해 가격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차이슨 무선청소기를 구입했다가 사용 3번 만에 불편을 겪었다. 본체에서 ‘덜덜’거리는 소음이 발생했고, 흡입구에 부착된 솔이 떨어져 나갔다.

박 씨는 “제품 고장은 이해하더라도 ‘구입한 지 일주일 지났고 AS 과정이 번거로우니 다시 구입해서 써라’는 고객센터의 응대에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브랜드의 AS센터는 전국에 한 곳 밖에 없어 수리를 위해선 택배를 이용해야 했다.

서울시의 최 모(남)씨는 인터넷쇼핑몰에서 2만 원에 구입한 차이슨 헤어드라이기에서 불이나 깜짝 놀랐다. 박 씨는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소문을 들었고 ‘고급 합성 소재와 방염처리로 화재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구입했는데 사용 이틀 만에 불이나 품질에 실망감이 컸다”고 말했다.

차이슨 뿐 아니라 국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중국산 브랜드 제품 역시 AS 받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윤 모(여)씨는 먼지바람이 나오는 샤오미 공기청정기의 수리를 위해 고객센터에 문의했다가 난처한 상황을 맞았다. 샤오미 측에서는 택배를 보내라고 하는데, 정작 택배사에서는 파손을 이유로 배송을 거절한 것. 다른 업체에도 문의했지만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고. 윤 씨는 “가성비를 고려해 구입했는데 보증기간이 남았음에도 택배 배송 문제로 AS 서비스가 불편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황당함을 토로했다.

샤오미는 그간 국내 총판 여우미가 2곳의 서비스센터만을  운영했다. 센터 내방이 어려운 고객은 택배를 보내야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또 다른 총판인 지모비코리아가 스마트폰 홍미노트7 국내 출시를 계기로 서울과 제주 등 37곳에 서비스센터를 오픈했다.

하지만 윤 씨와 같은 불편은 앞으로도 한 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새로 오픈한 서비스센터는 '홍미노트7'에 대해서만 AS를 진행한다. 기존에 샤오미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은 AS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해외직구 제품도 당연히 AS대상에서 제외된다. 샤오미 측은 추후 다른 제품군으로 AS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가성비 내세워 AS는 사실상 불가 수준..."해외 가전 AS실태 반영" 의견도

‘차이슨’은 영국 프리미엄 가전 다이슨과 차이나(china)의 합성어로 중국산 가전을 통칭하는 신조어다. 주로 무선청소기와 헤어드라이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중국 브랜드 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인기를 얻고 있다.

차이슨 무선청소기의 경우 3~4만 원대 제품도 있다. 60만 원~100만 원대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과 비교하면 가격이 20분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격이 싼 만큼 대형 브랜드 제품과 비교하면 AS 서비스 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삼성과 LG전자가 전국에 각각 178개, 130여개 서비스센터를 구축한 것에 비해 차이슨으로 불리는 중국산 브랜드는 대부분 한 곳뿐이다. 이마저도 수입 총판이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인터넷에서 해외직구로 판매되는 제품은 AS 받을 방법이 없다. 고장 나면 버리는 게 답이다.

총판이 있는 경우에도 일정 기간의 계약이 끝나면 고객센터 운영이 중단될 수 있다. 실제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샤오미 조차도 국내 한 총판이 운영하던 서비스센터가 지난해 초 아무런 통보 없이 갑작스레 운영을 중단한 적 있다.

가격이 싼 모방품인 만큼 품질에 대한 지적도 있다. 지난해 신제품 출시를 위해 한국을 내방한 다이슨의 도슨 수석 엔지니어는 “차이슨은 외관은 다이슨과 유사하지만 성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은 원재료, 유통비, 마진 외에도 사후서비스에 대한 것도 포함돼 책정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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