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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예금 금리에도 못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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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예금 금리에도 못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 골몰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9.04.23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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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1년 새 15% 넘게 늘었지만 수익률은 1%대 초중반에 머물러 정기 예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12곳의 올해 1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원리금 보장 및 비보장 합계) 97조84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4조7690억 원 보다 15.4% 증가했다.

1분기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JPG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급여형(DB)의 적립액이 50조5688억 원(전년비 10.3% 증가)으로 가장 많았고 확정기여형(DC) 32조8142억 원(전년비 16.4% 증가), 개인형IRP 14조4588억 원(전년비 34.5% 증가) 순이었다. 12개 은행 모두 3가지 퇴직연금에서 일제히 적립금이 증가할 정도로 퇴직연금 상품 판매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은 적립금 증가세에 미치지 못하거나 되레 하락하는 추세다.

확정급여형(DB)의 경우 적립금 규모가 가장 많은 신한은행이 1.56%의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신한은행의 수익률은 전년 대비 0.12%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나머지 은행도 대부분 1% 초반대의 수익률에 머물렀다. 부산은행의 경우 12개 은행 중 유일하게 수익률이 하락하며 최저 수익률(1.16%)의 불명예를 안았다.

DB적립금.JPG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확정기여형(DC)은 적립금 규모가 최하위인 제주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수익률이 떨어졌다. 개인형IRP 역시 적립금 규모가 가장 적은 광주은행과 제주은행만 올랐을 뿐 나머지는 하락을 면치 못했다.

◆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금융당국·은행권 개선 방안 마련 고심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퇴직연금(DB, DC, 기업형IRP, 개인형IRP)의 연간수익률은 0.97%로 전년도 1.6% 보다 0.6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 정기예금 금리인 1.99%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와 수수료 합리화 등을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감원은 “퇴직연금 시장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원리금보장형 위주의 자산운용 및 저금리 기조에 따라 수익률이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라며 “낮은 수익률로 인해 연금가입자가 체감하는 퇴직연금 수수료 수준도 높은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부‧금융위 등 유관기관의 합동 T/F 운영 등을 통해 수수료 합리화와 수익률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연금가입자 편의 증진을 위해 정보공시 강화 등 인프라 정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DC적립금.JPG
은행권의 변화도 속속 감지되고 있다. 지난달 기업은행과 하나은행이 모바일 서비스의 운영시간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퇴직연금 시스템을 적용했다.

기업은행은 확정기여형(DC), 개인형IRP 가입자들이 365일, 24시간 ‘보유상품 변경’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인터넷‧모바일뱅킹에서의 거래 시간을 확대했다. 특히 개인형IRP는 입금, 해지, 납입한도 조정 등 모든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인 ‘i-ONE ROBO(아이원 로보) 퇴직연금’도 새롭게 도입했다. 이를 통해 고객별 투자성향을 분석해 인공지능(AI)이 맞춤 포트폴리오를 추천하고 정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진단해 포트폴리오 조정(리밸런싱)을 자동으로 제안한다.

또한 종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지‧발송이력 관리 강화하는 등 내부 시스템도 개편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의 변화와 발전에 맞춰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퇴직연금 고객들의 편의성 증대와 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IRP적립금.JPG
하나은행 역시 모바일 퇴직연금 서비스의 운영시간을 24시간, 365일로 확대했다. KEB하나은행은 그동안 스마트폰 뱅킹 앱 ‘하나원큐’를 통해 은행 방문 없이도 ‘개인형 IRP 신규’와 ‘퇴직연금 상품 변경’ 등의 모바일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이번 운영시간 확대 시행을 통해 은행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휴일이나 해외에서도 개인형 IRP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본인의 퇴직연금 자산을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하나은행은 상반기 중 연금자산관리센터를 설립해 맞춤형 컨설팅과 체계적인 수익률 관리 프로그램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 신한금융, 그룹 차원의 퇴직연금 사업체계 전면 개편 

이달 17일에는 신한은행이 그룹차원의 퇴직연금 사업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이를 위해 △그룹 퇴직연금 운영체계 개편 △그룹 퇴직연금 상품 경쟁력 업그레이드 △온ㆍ오프라인 고객관리 체계 구축 등 3가지 방향의 전략과제를 수립했다.

[크기변환]퇴직연금 사업부문제 조직도(안).JPG
먼저 신한금융은 현재 그룹사 단위로 편제된 퇴직연금 사업을 그룹 차원의 매트릭스 체제로 확대, 개편한다.

올해 6월 출범 예정인 신한금융의 퇴직연금 매트릭스는 그룹사별로 추진 중인 사업의 범위를 확장하고, 그룹의 역량을 결집한 새로운 퇴직연금 사업전략 및 자본, 인력 등 그룹 자원의 활용을 최적화해 퇴직연금 분야에서 고객가치 창출을 극대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또한 최우선 과제인 고객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신한은행ㆍ신한금융투자ㆍ신한생명의 단기, 중기, 장기 등 기간별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퇴직연금 솔루션을 만든다는 목표다. 더불어 퇴직연금 상품에 대한 수수료 합리화 방안도 동시에 추진해 나간다.

이밖에도 그룹 통합 비대면 플랫폼인 ‘신한플러스’ 내에 퇴직연금 전용 플랫폼인 ‘스마트연금마당’을 구축한다. 이로써 신한금융 전 그룹사의 퇴직연금 상품을 한 곳에 모아 비교하고, 상품 및 포트폴리오 변경 등 퇴직연금 관리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고객편의성을 극대화 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신한은행은 이번 퇴직연금 사업체계 개편을 통해 2016년 금융권 최초로 구축한 ‘퇴직연금 전문센터’의 고객관리체계를 더욱 고도화 해나가기로 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 퇴직연금시장의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음에도 고객수익률이나 사후관리 등 퇴직연금 가입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고객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며 “이번 그룹 퇴직연금 사업체계 전면 개편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퇴직연금의 수익률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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