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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논란 SC제일은행, 중기대출·기부에는 인색...'포용적 금융'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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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당 논란 SC제일은행, 중기대출·기부에는 인색...'포용적 금융' 역행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9.04.2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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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당해 논란을 빚은 SC제일은행(행장 박종복)이 중소기업 대출과 기부에도 소홀해 시회적 기여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 당국이 포용적 금융을 강조하며 중소기업 대출 육성과 사회공헌활동 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이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2020년부터 은행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위험가중치를 15% 상향하고 기업대출은 15% 하향 조정하는 규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은행권은 예수금과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예대율을 관리하고 있다.

은행 중소기업 원화대출금.JPG
특히 당국에서 강조하고 있는 포용적 금융의 일환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늘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중소기업 원화대출금 잔액이 전년 대비 10% 늘어난 97조7937억 원을 기록했다. KEB하나은행은 76조9762억 원으로 9% 늘었고, 신한은행은 84조9723억 원으로 8%, 우리은행은 76조5780억 원으로 6%씩 늘렸다. NH농협은행도 76조8796억 원으로 7% 확대했으며 IBK기업은행은 7% 늘렸다.

하지만 SC제일은행은 지난해 중소기업 원화대출금 잔액이 3조628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4조2626억 원 보다 15%(6342억 원) 감소한 액수다.

반면 SC제일은행의 지난해 대기업 원화대출금 잔액은 3조8907억 원으로 전년 3조2885억 원에 비해 18%나 증가했다.

SC제일은행의 기업 대출 정책은 같은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행장 박진회)과도 비교된다.

한국씨티은행은의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금은 전년보다 1% 더 늘어난 5조7297억 원으로 집계됐다. SC제일은행과 마찬가지로 대기업 대출금은 4% 늘었지만 잔액 규모가 1조6955억 원으로 중소기업 원화대출금(5조7297억 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차이를 보였다. SC제일은행은 대기업 원화대출금의 비중이 52%로 중소기업 원화대출금을 웃돈다.

중소기업 원화대출금 감소 요인에 대해 SC제일은행 측은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 예대마진으로 수조원대 이자수익, 기부금은 크게 못 미쳐 사회 환원 소홀

SC제일은행은 사회 환원에도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차인 예대마진을 통해 1조5439억 원의 이자수익을 올렸지만 사회공헌 비용으로 지출하는 기부금은 이자 수익의 0.6%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은행 기부금.JPG
지난해 가장 많은 기부금을 낸 시중 은행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2018년 919억 원의 기부금을 출연했다. 신한은행 599억 원, 하나은행 582억 원, 우리은행 520억 원 등이다.

4대 시중은행들이 기부금 출연 순위 1~4위를 차지한 가운데 SC제일은행의 기부금은 97억 원으로 이들 은행에는 크게 못 미쳤다. SC제일은행의 기부금 총액은 지난해 이자수익이 1조3643억 원에 그친 경남은행 보다도 적은 액수다.

SC제일은행의 기부금 총액은 같은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 보다는 다소 많았다. 다만 씨티은행의 경우 기부금이 전년 대비 437.5% 증가해 시중 은행 중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였다. 씨티은행의 이자수익은 1조3265억 원으로 제일은행 보다 2000억 원 이상 적었다.

이에 대해 씨티은행 관계자는 “당행의 경우 타행 대비 규모가 작아서 기부금 금액도 작은 편”이라며 “다만 2017년 대비 2018년도에는 기부금 총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리는 외국계 은행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지고 사회공헌 활동 등에 좀 더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은 외국인 지분이 100%인 외국계 은행으로 매년 고배당 논란에 휩싸여 왔다”며 “지난해에도 SC제일은행은 2214억 원을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배당은 이보다 많은 6120억 원을 지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국계 은행에 대해 국내에서 번 돈으로 외국인 주주의 배만 불린다는 비판적 시선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사회 환원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더욱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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