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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1분기 실적 비상...비(非)은행 보강한 신한금융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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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1분기 실적 비상...비(非)은행 보강한 신한금융만 '방긋'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4.2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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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던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은행의 순익 감소분을 비(非)은행 계열사들이 얼마나 메웠느냐에 따라 각사의 성적이 엇갈려 비은행부문 강화가 여전한 숙제로 꼽힌다. 

◆ 일회성 비용으로 인한 수익성 감소... 대출규제 강화로 먹구름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 중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린 지주사는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였다.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9184억 원을 기록하며 라이벌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를 제치고 지주사 순익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출범한 우리금융지주(회장 손태승)도 1분기 순이익 6150억 원을 달성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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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는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2.6% 감소한 8459억 원을 기록했고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도 순이익이 같은 기간 16.8% 줄어든 5560억 원으로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익 감소 요인으로 임금피크제 도입과 희망퇴직으로 인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 지출이 가장 컸다.

순익 감소폭이 가장 컸던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판관비가 1조7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는데 그 중 퇴직급여가 같은 기간 436억 원에서 1770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판관비 증가분의 다수를 차지했다. KB금융도 올해 1분기 일반관리비가 1조5139억 원으로 같은 기간 8.8% 증가했는데 그 중 희망퇴직비용 480억 원이 일시 반영됐다.

향후 대출규제 강화로 금융지주 수익의 상당부분을 책임지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이미 지난해부터 정체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NIM은 1.71%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1bp 상승했으나 전년 동기대비로는 변동이 없었고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NIM 변동폭이 없었다. 하나은행은 오히려 전년 동기대비 2bp 떨어졌고 전 분기 대비로도 1bp 하락했다.

여기에 내년 1월부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예대율 가중치를 15% 높이고 기업대출은 15%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예대율 산정기준 강화 방안을 도입하게 되면서 수익성 하락에 대한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오는 7월부터 지금보다 0.27%포인트 가량 낮은 새로운 코픽스가 도입되면서 이자수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 "비은행 중요해졌다" 바빠진 금융지주사

맏형 역할을 했던 은행에서 수익성 문제가 감지되자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 부문에서의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지만 감소분을 고스란히 비은행 계열사가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올해 1분기 은행 계열사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20억 원 줄었지만 비은행 계열사는 131억 원 증가했고 신한금융은 같은 기간 은행 계열사 순이익은 125억 원 늘어나는데 그쳤으나 비은행 계열사에서 623억 원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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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전년 대비 수익성이 향상된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생명(대표 정문국)의 자회사 편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해 1분기 오렌지라이프는 순이익 804억 원을 거뒀는데 지분 59.15%를 보유한 신한금융의 연결기준 순이익에도 약 476억 원이 반영됐다. 이는 전년 대비 신한금융 순이익 증가분 609억 원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신한금융이 올해 1분기 순익 1위를 탈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은 현재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25일 컨퍼런스콜에서 류승헌 신한금융 부사장(CFO)은 "현재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 인수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갖고 있진 않지만 시장에서 불필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 조속하게 완전 자회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2분기 실적부터는 최근 지분 60%를 인수한 아시아신탁의 실적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비은행 계열사를 통한 수익성 확대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금융은 경쟁사 대비 취약점으로 꼽히는 생명보험사 인수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M&A 방향성은 전 업권을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과 펀더멘털 제고에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CFO)은 지난 24일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속가능한 수익성 창출과 시장 내 선도적 지위 확보를 위해 M&A를 위한 inorganic growth(비유기적 성장)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우리가 생명보험이 약하기 때문에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고 1~2년 내 보험업 자본규제가 강화되면 좋은 인수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가장 약하다고 평가받는 하나금융도 현재 롯데카드 본입찰에 참여하고 있는데 최대 1조 원 가량을 증자없이 롯데카드 인수에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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