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은행계 자산운용사 펀드판매 계열사 의존 심해...IBK·KB자산운용 50% 넘겨
상태바
은행계 자산운용사 펀드판매 계열사 의존 심해...IBK·KB자산운용 50% 넘겨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4.30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계 자산운용사들이 주로 계열 금융사와의 거래를 통해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해 펀드 상품의 절반 이상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밀어주기 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펀드 설정잔액 1조 원 이상 기준 자산운용사 중에서 계열사 잔액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IBK자산운용(대표 시석중)이었다.

IBK자산운용은 설정잔액 11조1411억 원 중에서 IBK기업은행과 IBK투자증권 등 계열사를 통해 판매된 펀드 설정액이 7조1987억 원으로 그 비중이 64.62%에 달했다. 특히 IBK기업은행 한 곳에서만 설정 잔액 비중이 41.98%를 차지했다.

190430002.png

NH아문디자산운용(대표 박규희)과 KB자산운용(대표 이현승·조재민)도 막강한 리테일 네트워크를 보유한 은행-증권사 덕분에 계열사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전체 펀드 설정잔액 21조1115억 원 중에서 NH투자증권, NH농협은행, NH선물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판매된 펀드 설정액 비중이 51.42%였다. NH투자증권(5조7338억 원)과 NH농협은행(4조5490억 원) 2개 계열사 잔액만 약 10조3000억 원이었다.  

KB자산운용 역시 전체 펀드 설정잔액 33조313억 원 중에서 KB국민은행과 KB증권 2개 계열사 펀드 설정 잔액이 16조8448억 원으로 비중은 51%를 기록했다. KB국민은행(27%)과 KB증권(24%)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슷했다.

이 외에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46.29%)과 BNK자산운용(45.38%) 등 다른 은행계열 자산운용사들도 계열 은행과 증권사를 통한 펀드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비은행계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39.68%)과 멀티에셋자산운용(37.42%), 대신자산운용(35.72%)가 계열사 비중이 높았는데 이들 운용사들은 계열 증권사가 주된 판매 창구로 작용했다.

은행계 자산운용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것은 계열사의 막강한 판매 채널을 이용해 펀드 영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특정 은행 또는 증권사와 상품 개발단계부터 협업해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있어 특정 판매사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발생하고 있다.

밀어주기식 영업이라는 논란에 대해 운용사들은 공모펀드 시장이 현재 장기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등 펀드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있는 상황에서 크게 문제 될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은행계 자산운용사의 계열사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그 만큼 리테일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으로 은행계 중에서도 중·소형사에서 그 비중은 더 높게 나타난다"면서 "그러나 판매사 입장에서는 계열 운용사 물량을 일정 비중 이상 판매하지 못하는 규제도 걸려있어 일각에서 우려하는 독점 판매로 인한 소비자들의 상품 선택권 침해 우려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규정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은행,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들은 총 펀드 판매액에서 계열 운용사 비중을 일정 수준 이상 초과하면 안돼는데 지난해 45%에서 매년 5% 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오는 2022년 25%까지 줄일 예정인데 지난해 말 기준 이 기준을 초과하는 금융회사는 없었다.

190430001.png

올해 3월 말 기준 KTB투자증권(41.59%), 미래에셋대우(38.21%)가 상대적으로 계열 운용사 펀드 비중이 높았고 경남은행(24.23%), 한국투자증권(23.96%), 신한은행(21.09%)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올해 판매비중 커트라인(40%)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일부 지역농축협협동조합에서 NH아문디자산운용 펀드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설정액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고 판매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5월부터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상호금융사와 저축은행에 펀드 판매를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지역농축협에서도 펀드 판매가 시작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