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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내년 한국시장 진입...국내차 대응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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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내년 한국시장 진입...국내차 대응 전략은?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19.05.17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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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의 강자 중국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아직 독주하는 업체가 없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주행거리, 다양한 모델 등으로 차별화를 둬 소비자의 선택을 받겠다는 목표다.

다만 아직 안정성 면에서 검증되지 않은 중국 브랜드에 대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이 선뜻 손을 들어줄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 있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전기차 라인업을 보강해 중국 공습에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대표적 전기차 업체이자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 4위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지난 2일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9 EV(전기자동차) 트렌드 코리아'에서 중형 세단 EU5, 소형 SUV EX3, 중형 SUV EX5 등 중국 현지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3종을 선보였다.

모두 BAIC의 독자 전기차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내년 국내 출시에 3000대 판매를 목표로 현재 환경부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세계 2위 중국 비야디(BYD)도 한국 시장 진출 시기를 저울질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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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게 한국 시장 진출의 의미는 크다. 이미 중국은 전기차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2021년부터는 중국 내 보조금까지 폐지될 예정이라 국외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 한국을 교두보로 미국, 유럽 시장까지 진출할 예정인데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면 타 국가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한국에서의 성공보다 ‘도전’ 자체에 의의가 클 수도 있다”면서 “물론 디자인 퀄리티는 다른 해외 업체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BAIC가 내세운 무기는 가성비다. 위에 나열한 전기차들은 대용량 전기모터(모두 60kWh 이상)를 탑재해 출력이 우수하고 1회 충전 시 최소 415km(EX5)에서 최장 501km(EX3)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국내 인증이 완료되진 않았지만 언급대로라면 국내 차종보다 주행 가능 거리가 긴 것이다. 국내 전기차 중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가 가장 긴 것은 현대자동차의 코나 일렉트릭(소형 SUV)으로 406km다.

BAIC는 전기차 3종의 가격대를 3900만 원(EU5)~4700만 원(EX5)대로 책정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국산 전기차보다 약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 저렴하다. 지자체마다 전기차 보조금이 차등 지급되고 있어 구체적 가격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최대 3000만 원 수준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국내 모델 라인업 다소 부실한 반면 기술력 앞서...'메이드인 차이나' 낮은 신뢰도 발목

이에 맞서는 국내 전기차는 아직 라인업이 부실한 편이다. 아이오닉, 니로EV, 코나EV, 쏘울 부스터EV 등이 있지만 대부분 해치백 모델이며 중형 모델은 찾기 힘들다. 가격대도 중국에 비해 높은 편이다. 판매망이 넓고 AS센터가 잘 갖춰져 있긴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다만 현대·기아차는 중국 업체보다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조급하게 움직이지는 않을 방침이다. 2025년까지 전기차 23종 포함 친환경차 44종을 출시를 목표로 2023년까지 기존 차량의 전동화 추진, 전기차 전용플랫폼, 신차 개발 등에 총 3조 3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그룹 외 업체와도 협력관계를 다져 판매와 공유 서비스에도 힘을 싣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전기차에 대한 한국 국민의 신뢰도가 낮다는 점도 국내 업체들에 힘을 실어준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등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메이드인 차이나’라는 한국 국민의 낮은 신뢰도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한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사실 전기차는 모터, 배터리, 구동 계통 관련한 장치 정도만 있으면 일반 자동차를 만드는 것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 중국에서 물량공세로 승부수를 띄운 것 같다”면서 “경제성, 다양성 측면에서 대안을 제시할 수는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차다운 성능을 발휘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른 관계자도 “자동차는 혹서기, 혹한기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잘 달릴 수 있는지가 중요한데 중국제품이라고 하면 불안감부터 느끼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덧붙였다.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라면서 “SUV나 기존 중국 차들은 가격이 저렴해도 한국인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 차종보다 3분의 2 정도는 가격이 낮아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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