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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찬밥?-AS 불만시대④] 외국계 기업 '불통경영' 언제까지?...AS 등한시하고 돈벌이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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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은 찬밥?-AS 불만시대④] 외국계 기업 '불통경영' 언제까지?...AS 등한시하고 돈벌이 급급
애플 · 아고다 등 묵묵부답 일관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05.24 07: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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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서비스(AS)는 물건을 구입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자동차, 가전·IT, 유통 등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여러 분야에서 기업들의 책임 회피와 부실한 AS인프라, 불통 대응 방식 등 다양한 문제들이 불거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2019 연중 캠페인으로 [고객은 찬밥?-AS 불만시대]라는 주제로 소비 생활 곳곳에서 제기되는 AS 관련 민원을 30여 가지 주제로 분류해 사후서비스 실태 점점 및 개선안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외국계 기업들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앞세워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굳히고 있는 것과는 달리, 소비자에 대한 응대는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원성을 사고 있다.

아이폰 등 애플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한국에서 제공되는 AS 인프라 및 편의서비스가 중국·일본 등 이웃나라와도 현저히 차이가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지만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다.

한국 소비자들을 ‘봉’ 취급하면서도 애플코리아는 국내에서 매년 수 조 원대의 매출을 올린다. 2017년 추정 매출은 3조4000억 원인데 국내 기업 중 15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가성비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공략 중인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과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유명 스포츠웨어 업체들 역시 제품 판매 후 AS에는 뒷짐 진 태도를 보여 불만을 산다.

아고다,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에어비앤비 등 숙박예약 앱(어플) 업체 역시 애플과 함께 AS정신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막무가내식 행태로 한국 소비자를 ‘봉’ 취급하는 대표적인 곳들이다.

이들은 환불 규정, 총액 표시제 등 다양한 문제를 양산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약관 시정 권고조차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검찰고발이 이뤄져도 요지부동이다.

◆ ‘불통’의 아이콘 애플?...불만 목소리 높아도 묵묵부답 일관

국내에서 애플페이와 교통카드 기능을 쓸 수 없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다. 아이폰 6 모델부터 NFC 칩을 탑재하고는 있으나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사용이 안 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NFC칩 사용 권한을 일반 개발자들에게 개방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애플은 국내에서 개발자들에게 사용 권한을 개방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최근 간편결제가 소비 트랜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지만 애플은 소비자 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서비스 정책을 고수하는 셈이다.

일본에서는 2008년부터 오픈한 애플스토어도 한국에서는 10년이나 늦은 2018년 돼서야 열렸다. 중국은 40곳이 넘는다. 소비자들은 AS 불편을 호소하고 있지만 애플스토어 확장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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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애플은 홍콩, 일본을 포함 애플스토어를 개장한 거의 모든 국가에서 무상보증기간을 2년으로 연장해주는 ‘애플케어플러스’를 판매 중이지만 국내에서는 출시하지 않고 있다.

애플의 경우 새로 구입한 아이폰이 ‘중고 단말기로 의심된다’는 소비자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음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기 일쑤다.

지난해 6월 아이폰X를 개통한 대학생 지 모(남)씨는 그해 말 애플의 배터리 무상 교환을 받기 위해 공식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단말기를 분해하던 중 다른 사람이 부품을 탈부착한 흔적을 발견하고는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받지 못해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폰8을 구입한 수원시의 최 모(남)씨 역시 중고로 의심되는 기기를 새 폰으로 샀으나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 2018년 구입한 스마트폰의 벨소리 변경을 위해 PC에 연동시키던 중 ‘다히’라는 이름으로 2016년 12월 백업 됐다는 내용이 발견돼 중고 부품 사용을 의심하게 됐다고.

애플코리아에 수차례 해당 내용을 문의했지만 최 씨는 명확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그는 “오류가 발생했으면 납득할 만한 답을 제시해 소비자에게 새 제품이란 것을 확인해 줘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사과조차 없는 애플의 응대에 불만이 더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플코리아 측은 애플페이, 애플케어플러스 도입 여부, 지속되는 중고단말기 의심사례 등에 대한 본지의 입장 표명을 요청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애플의 불통 행보에 소비자들도 점차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다음 스마트폰으로 아이폰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 응답은 2017년 2월 22%였으나 그해 10월 18%, 지난해 7월에는 17%로 낮아지는 추세다.

◆ 샤오미, 나이키 제품 문제 생기면 새로 구매하는 게 최선?

외국계 업체의 불통 AS는 애플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웨어 업체들과 가성비를 내세워 인기 몰이 중인 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샤오미 공기청정기를 구입한 부산시의 정 모(여)씨는 음식을 하거나 먼지가 날리는 작업을 해도 늘 ‘공기질 좋음’ 상태만을 유지하는 기기에 의구심이 들었다. 구입처에 문의한 결과 ‘초미세먼지에만 동작하고 일반 먼지나 음식물 냄새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정 씨는 “실생활에 전혀 적용되지 않는 제품이 무슨 소용인가 싶어 반품을 요청했지만 ‘정상 제품이라’며 거부당했고 그마저도 샤오미 측이 직접 연락 준 것도 아니고 오픈마켓 판매처를 통한 통보가 전부였다”며 기막혀 했다.

충북 청주시의 박 모(여)씨는 소위 '차이슨'이라 불리는 중국산 무선청소기를 구입했다가 사용 3번 만에 불편을 겪었다. 본체에서 ‘덜덜’거리는 소음이 발생했고, 흡입구에 부착된 솔이 떨어져 나갔다. 고객센터로 문의하자 "구입한 지 일주일 지났고 AS 과정이 번거로우니 다시 구입해서 써라"라는 황당한 답이 돌아왔다. 실제로 해당 브랜드의 AS센터는 전국에 한 곳 밖에 없어 수리를 위해선 택배를 이용해야 했다.

나이키의 경우 대표 제품인 에어 신발에서 에어가 빠지는 불량으로 AS 신청을 했다가 ‘소비자 과실’이라는 안내를 들었다는 소비자 불만을 인터넷상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 과실이 있을 수도 있지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려는 모습도 없이 무조건 책임을 이용자에게 미뤄 빈축을 사기 일쑤다.

◆ 외국계 숙박예약 앱 업체, 고객센터 답변 하세월·나몰라 대응 빈번

외국계 업체의 숙박예약 앱은 상품 검색만으로 자동결제가 이뤄지는 황당한 시스템을 고수하고 있을 뿐 아니라,  ‘특가’상품이라는 이유로 환불마저 거부하는 막무가내식 운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나 고객센터와의 연결마저 쉽지 않아 소비자들이 속을 끓이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유 모(여)씨는 호텔스닷컴의 나 몰라식 사후서비스로 큰 불편을 겪은 적 있다. 달러로 결제한 후 다시 계산해보니 원화로 결제하는 게 더 저렴해 무료 취소상품이라 결제를 다시 했다는 유 씨. 하지만 취소된 줄 알았던 달러 결제 건이 시스템 오류로 처리되지 않아 이중결제가 됐다고. 호텔스닷컴에 수차례 이메일을 보내고 전화 문의를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전산상으로 두 번 청구한 적 없다’였다.

유 씨는 “결국 카드사 측에 각종 서류를 직접 접수하고 이의제기한 끝에 취소할 수 있었다”며 “오류 확인조차 안 되는 시스템으로 영업하는 것도 문제지만, 소비자 불만에 적극 대응하지 않고 ‘전상에 이상이 없다’는 답만 반복하는 행태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김 모(여)씨는 고객센터 연결이 어려워 결제 취소를 위해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있다. 아고다에서 숙소 예약을 한 뒤 취소했는데 카드결제가 되는 황당한 일을 겪고 돈을 돌려받기 위해 고객센터에 전화했지만 매번 통화 중으로 연결이 어려웠다.

김 씨는 “무료 취소상품을 기한 내에 정상적으로 취소했는데 결제가 돼 민원을 제기하려 했지만 며칠 동안 시도해도 고객센터는 연결이 되지 않았고, 이메일도 보냈지만 한 달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호텔예약사이트 이용 시 가장 기본적인 서비스인 '정확한 상품 정보 제공'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업체와 달리 세금이나 봉사료 등을 별도로 책정해 상품 총액을 낮추는 꼼수가 성행한다.  

대전 서구에 사는 문 모(여)씨는 스페인 마드리드 여행을 위해 부킹닷컴에서 5만 원대의 저렴한 숙소를 검색해 예약을 진행했는데 20만 원이 결제돼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알고 보니 세금 및 기타요금 명목으로 객실 요금의 3배 가까운 14만 원이 별도로 책정된 것.

문 씨는 “웹사이트에 숙소의 순수 객실 요금만 초록색 굵은 글씨로 크게 표시해놓고 그 밑에 검은색으로 아주 가늘고 작게 세금 및 기타요금이 적혀있었다. 싼 금액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세금명목으로 바가지 씌운다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공정위가 소비자 편의 증진을 위해 항공운임과 여행상품에 대해 총액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외국계 업체들은 호텔 단독 상품은 총액 표시제 범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꼼수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적인 문제지적에도 이들은 한국만 예외를 둘 수 없다며 공정위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 아고다, 익스피디아, 호텔스닷컴, 부킹닷컴 등 4개 업체에 대해 ‘총액 미표시’를 개선토록 권고하겠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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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2019-06-21 16:34:51
나이키 고객센터에 선글라스 AS를 문의한 결과..
선글라스는 더이상 수입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AS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선글라스 망가지면 그냥 버리고 새로 사라는 뜻인거 같습니다.

1234 2019-05-24 18:25:03
기자님,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발매되지도 않은 미8은 갑지기 왜 끼워넣고 불만사례로 사용하는거죠? 정발이니 직구니 전파법이니 하나도 모르시는것 같은데 제대로 알고좀 기사좀 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