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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적자' 한국전력, 한전공대 설립 무리수?...시민단체, "효율성도 명분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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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단위 적자' 한국전력, 한전공대 설립 무리수?...시민단체, "효율성도 명분도 없어"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7.10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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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대표 김종갑)의 한전공대 건립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한전이 정부의 '탈원전정책' 여파로 천문학적인 적자를 내면서 전기요금을 올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수천억 원을 들여 한전공대를 설립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공대 설립 운영계획이 담긴 '기본계획수립 용역안'이 오는 10일 오후 4시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비공개 방식으로 열리는 한전공대 범정부설립지원위원회 제3차 회의(보고회)에서 공개된다.

한전은 이날 기본계획수립 용역 안에 대해 정부부처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친 뒤 구체적인 기본계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전공대 설립비용 등이 포함된 캠퍼스 건축설립 기본계획안은 오는 8~9월경 확정될 예정이다.

한전공대는 지난 1월 나주혁신도시 내 부영CC(골프장) 일원으로 입지가 확정된 바 있다. 캠퍼스·연구시설·산학연 클러스터를 포함한 120만㎡ 규모의 한전공대 설립에는 7000억 원이 소요되고 연간 운영비는 600억 원이 예상된다.

전남도와 나주시가 한전공대 개교 연도인 2022년 3월부터 10년간 매년 발전기금으로 각각 100억 원씩 총 2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그 외 비용은 한전이 부담해야 한다. 학교가 건립되고 나면 발생하는 운영비 600억 원 역시 한전이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전공대 설립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는 한전이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대학 운영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 한전이 막대한 적자를 떠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전의 주식은 정부가 약 50%, 외국인 주주가 30%, 국내주주가 20%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주들이 나서서 한전공대 설립을 비판 중이다. 최근 배임죄로 한전 사장 및 이사진 배임죄로 고소한 한전 주주들은 손실이 뻔히 예상됨에도 한전이 무리하게 학교를 짓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소액 주주들은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는 이유로 건립에만 5000억원이 들고 매년 운영비로만 6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회사에 손실을 끼치는 배임행위"라고 주장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은 3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학벌주의 부추기는 한전공대, 대학개혁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는 반면 효율성이 낮다는 것이다.

한전 영업이익 동향.png

한전은 올해 상반기에만 사상 최악인 1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의 영업이익은 지난 2016년 12조 원에 달했으나 2017년 4조9000억 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20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무려 62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분기엔 5800억 원 수준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문재인 정권은 남은 임기 3년간 계속 탈원전 정책을 펼칠 계획이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현저히 낮은 상황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전의 부채는 121조 원, 부채비율은 172%다. 정부가 부채비율 200% 이상인 공기업을 부채 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하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부채가 10조 원 가량 불어났고, 부채비율도 18% 포인트나 상승했다. 탈원전이 지속되고, 전기세 인상이 요원한 현재 상황이라면 하반기 부채비율이 200%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전 부채비율 동향.jpg

이에 한전은 부채감축을 위해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과 한전산업개발 지분매각까지 추진하고 있다. 한전은 두 회사 지분 매각으로 약 1080억 원의 현금을 확보, 이를 바탕으로 부채감축과 경영효율성 향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회사 지분까지 매각할 정도로 어려움에 빠진 한전이 한전공대 설립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옳으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덕환 서강대 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전력 공기업인 한전이 대학을 세울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이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은데다 무리한 탈원전으로 깊이를 알 수 없는 적자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한전에게는 한전공대 설립과 운영비용을 감당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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