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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하나금융투자, 종투사 지정 넘어 초대형 IB도 넘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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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하나금융투자, 종투사 지정 넘어 초대형 IB도 넘보나?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7.11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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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로 최종 지정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문턱까지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가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한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면서 강력한 지원을 해주고 있어 조만간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하나금융투자의 종투사 지정 안건을 통과시켰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초 자기자본 3조 원을 돌파해 종투사 자격요건을 충족하면서 지난 5월 금융당국에 종투사 지정을 신청했고 이 날 최종 승인을 받았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8번째다.

종투사로 지정되면 전담중개 업무와 함께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를 자기자본 200% 내에서 할 수 있고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지는 등 종합금융투자회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에게 주어지는 업무인 발행어음업 인가의 전 단계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2년 간 하나금융지주의 든든한 후방지원을 바탕 삼아 초대형 IB 등극을 위한 단계를 하나씩 밟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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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년 전이었던 2017년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1.89조 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두 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이 3.29조 원으로 초대형 IB 요건(4조 원)에 7000억 원까지 근접했다.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1.3조 원 이상을 투입한 결과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의 초대형 IB 진출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최근 1~2년 새 1.3조 원 가량 증자를 이미 단행했기 때문에 단기간 내 증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초대형 IB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선 비은행 계열사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싶어하는 하나금융그룹의 현 상황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비은행 계열사이자 은행과의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하나금융투자에 대한 기대가 많다.

하나금융투자는 작년 말 실시한 조직개편에서 원(One) WM 전략의 일환으로 기존 리테일그룹을 WM그룹에 포함시켜 정춘식 하나은행 개인영업그룹장이 하나금융투자 WM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다. IB부문에서도 경쟁력을 집결시키기 위해 박지환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이 하나은행 기업영업그룹장을, 박의수 자본시장본부장은 하나은행 기업사업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하나금융의 롯데카드 인수가 불발되면서 오히려 화력을 증권업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여지가 생겼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전 당시 하나금융은 인수자금으로 증자 없이 약 1조 원 가량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는 점에서 뚜렷한 M&A 매물이 없는 이상 비은행 강화를 위해서는 기존 계열사에 대한 증자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2.89%를 기록해 수 분기째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달 하나금융지주가 내년 6월 말까지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히면서 보통주자본비율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충분히 감내 할 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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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투자 각 부문별 순이익 비중

특히 IB부문을 중심으로 하나금융투자가 업계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하나금융투자 IB부문의 순이익은 557억 원으로 부문별 순익 기여도는 무려 62.6%에 달해 업계에서도 IB 순익 비중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초대형 IB 진출시 상당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갖추고 있는 신한금융투자(대표 김병철)와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과의 자기자본 4조 원 도달 경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 중 신한금융투자는 신한금융지주가 6600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오는 8월께 실시할 예정이다. 당초 6월 중에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증자 이후 추진할 사업계획의 세부 이행방안 보완을 위해 두 달여 연기한 상황이다. 증자는 연기됐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부분 조직개편을 통해 IB경쟁력을 늘리고 초대형 IB 성장을 위해 글로벌투자금융(GIB) 부문을 확장하고 경영지원그룹을 신설하는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올 들어 추가 증자 소식은 없이 이익 잉여금을 통한 자본 확충을 계획하고 있으나 내년 4월 종금 라이선스가 만료되기 때문에 초대형 IB 진출에 대한 당위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쟁사들의 상황을 볼 때 하나금융투자 역시 연내 증자의 가능성을 내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지주에서도 시기의 문제일 뿐 초대형 IB 도약을 위한 증자 계획은 분명히 갖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대규모 증자를 연이어 실시했기 때문에 일정기간 하나금투의 수익성을 보고 추가 증자시기를 결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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