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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수지점 폐점 놓고 점주들과 갈등..."재계약 문제 없다더니 뒤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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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수지점 폐점 놓고 점주들과 갈등..."재계약 문제 없다더니 뒤통수"
  • 조윤주 기자 heyatti@csnews.co.kr
  • 승인 2019.07.17 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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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월말 롯데몰 수지점 개장을 앞두고 롯데마트(대표 문영표)가 인근의 수지점을 닫는 과정에서 점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롯데몰 수지점이 개장하면 롯데마트 수지점이 폐점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롯데마트 측이 재계약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다가 계약기간 만료를 불과 한 달 남짓 앞두고 뒤통수를 쳤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롯데 측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입점 상인들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입점 상인들에 따르면 롯데마트에서 재계약이 된다는 식으로 시간을 끌다 계약 한 달여 전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한다. 매장 대부분의 재계약일인 6월 30일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지난 5월 28일 상인들에게 '임대차 계약 만료에 따른 계약 종료 통보'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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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수지점 전경.

입점 상인들은 “롯데몰 수지점과는 별개로 롯데마트 수지점은 유지할 거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왔다”며 “내용증명을 받기 며칠 전만 해도 당연히 재계약이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내용증명에는 ‘임대차목적물을 원상회복하시어 당사에게 인도해 주시기 바란다’고 쓰여 있을 뿐 지난 수년간 매년 갱신해 온 계약이 어떤 이유로 종료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계약상 재계약 한 달 전에 해지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점주들은 롯데마트 측이 마치 재계약을 할 것처럼 안심을 시켜놓고 느닷없이 계약해지를 임박해 통보하는 바람에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게 됐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롯데마트 수지점 입점 상인 A씨는 "만약 폐점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임대료가 비싸더라도 롯데몰 수지점 공개입찰에 나서거나 다른 방안을 모색했을 것"이라며 "그 시간마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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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수지점에 남은 임대매장 곳곳에는 롯데의 갑질을 규탄하는 플랜카드가 걸려 있다.

입점 상인들의 항의에 롯데 측이 내놓은 해법은 '계약연장신청서'와 '합의서'다.

계약 해지 통보 한달 뒤인 6월 28일에는 본사 직원이 '계약연장신청서'와 '합의서'를 들고 찾아와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이 연장 합의에는 거래관계 및 모든 사항에 대해 민원제기, 소송을 포함한 각종 청구, 진정, 언론 제보 등의 행위를 하지 않고 합의서 체결과정서 알게 된 정보 및 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이 기간 임대료 납부 및 사용 종료에 따른 원상복구 등을 요구했다는 게 입점 상인들의 주장이다.

◆ 갈등 고조되자 롯데 측 뒤늦게 수습 나서...곳곳 매장 빠져나간 수지점 '썰렁'

점주들이 불만이 고조되자 롯데 측도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롯데마트 측과 입점 상인들이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한 본사 담당자는 계약 연장 기간까지 임대료, 원상복구 비용 면제 등을 제안하며 법적인 테두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생계가 달린 입점 상인들은 "법적인 부분으로는 문제가 없다며 재계약 종료 시점을 한달 앞두고 통보한 게 롯데마트"라며 "어떤 식으로 대책을 마련할지 두고 볼 일"이라고 불신을 드러냈다.

롯데마트와 입점 상인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롯데마트의 영업 종료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오는 8월부터 영업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9시까지로 단축하고 3층에 있던 토이저러스 등 매장은 1층으로 옮기는 등 매장 정리에 나섰다. 결국 임대매장만 덩그러니 남아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발길이 더 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오전 찾은 롯데마트 수지점은 오전이라는 시간대를 감안하더라도 무척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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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수지점(위쪽)도 한산하지만 2,3층은 곳곳에 매장이 빠져 스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나마 마트가 들어선 1층은 간혹 쇼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지만 입점 업체가 들어선 2, 3층은 군데군데 매장이 빠지면서 활기를 찾을 수 없었다. 그나마 남은 매장 중 일부는 점포를 정리하는 듯 물건이 어지러져 있거나 '롯데 갑질 규탄'이라는 플랜카드를 걸고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마트 영업시간이 단축되고 3층의 토이저러스 매장이 1층으로 옮기는 등 조치가 마무리되면 소비자 발걸음이 더 뜸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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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수지점 입구에 걸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통큰약속' 광고 현수막이 현 상화과 대조되며 괴리감을 보인다.

롯데마트는 지난 2014년에도 실적 부진으로 인천 항동점을 폐점하며 임대 매장 업주들과 마찰을 빚었다.

롯데마트는 12월 말 폐점한다며 12월 21일까지 매장을 비워줄 것을 입점 상인들에게 요청했지만, 업주들은 롯데마트가 10월 말 보내온 계약 갱신 여부에 동의해 재계약이 이미 이뤄졌다며 맞섰다.

당시 롯데마트는 입주자 보상 대책 위원회와 협의한 끝에 6~10개월치 순수익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대 매장과 합의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마트 수지점도 임대로 입점해 운영한 구조다 이전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기 어렵다"면서도 "열린 상황에서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수지점 입점 상인 일부는 오는 18일 롯데의 이같은 갑질 행태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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