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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안 되는 해외주식서비스 딜레마...일부 증권사 1억도 못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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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안 되는 해외주식서비스 딜레마...일부 증권사 1억도 못 벌어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7.2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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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식거래 수요 증가에 따라 증권사들이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지만 일부 대형 증권사 외에는 성과가 신통치 않아 중소형 증권사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그동안 국내주식거래에만 적용되던 수수료 무료 혜택이 최근 해외주식 거래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여서 해외주식거래가 중소형 증권사들에게는 비용증가 요인으로만 작용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자기자본 기준 20대 증권사 가운데 16곳이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와 삼성증권(대표 장석훈)을 제외한 14개 증권사의 외화증권 예탁수수료의 비중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 해외주식거래는 늘고 있지만 실익은 대형사 위주... 마케팅에서도 밀려

국내 해외주식거래 규모는 매년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주식결제대금은 약 326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데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약 179억 달러에 달했다.

현재 추이로만 본다면 올해 연말 기준 해외주식결제대금은 또 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주식거래가 '주식을 잘 아는' 일부 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지만 인프라가 확장되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접근성이 용이해진데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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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증권사 중 상당수는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는 신영증권(대표 원종석·신요환), 현대차증권(대표 이용배)과 DB금융투자(대표 고원종), IBK투자증권(대표 김영규)을 제외한 16개사가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해외주식거래 서비스 런칭이 예정돼있었지만 준비기간을 좀 더 늘려 내년 상반기에 선보이는 것으로 일정이 일부 연기됐다.

다수 증권사에서 해외주식거래가 가능하지만 거래 수익은 리테일 고객이 많은 대형사 위주로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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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말 기준 외화증권수탁수수료 수익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인데 약 99억 원이었고 삼성증권이 95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증권사는 전체 수탁수수료 수익에서 해외주식거래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이상으로 상당했다.

그러나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면 분기 당 해외주식거래수수료 수익은 전체 수탁수수료 수익의 평균 1~2% 정도로 상당한 수익을 안겨다주진 못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거래는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 차원이 크기 때문에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해외주식거래를 하고 싶어하는 고객 수요를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해외주식거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형사를 중심으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하고 있다. 고객들이 자주 찾는 주요 시장에 대한 최소 수수료 폐지가 대표적이다. 최소수수료는 증권사에서 해외주식거래에 필요한 고정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도입됐는데 매매금액과 상관없이 일정액을 수수료 형태로 징수해왔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은 주요 시장인 미국과 중국, 홍콩, 일본 시장에 대한 최소수수료를 연이어 폐지하면서 출혈 경쟁에 나섰다. 이 외에도 해외주식 신규고객에게 환율우대와 환전수수료 없이 원화결제로 해외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비용절감 및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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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투자증권은 이달 말까지 신규 고객에 한해 미국, 중국, 홍콩시장에 대한 주식거래수수료를 5년 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 중형사는 조건부이지만 거래수수료 무료 카드를 꺼냈다. 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은 해외주식 첫 거래고객에 한해 미국, 중국, 홍콩시장 주식거래수수료를 5년 간 무료 이벤트를 개시한데이어 미국, 중국, 홍콩, 일본 시장에 대해서는 최소수수료를 폐지시키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형사에 비해 주식거래 가능국가도 상대적으로 적고 과감한 마케팅이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향후 대형사와의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한 중형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해외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실제로는 수익 창출보다는 서비스 개념이 커졌다"면서 "대형사를 중심으로 해외주식도 거래수수료가 무료화되면서 서비스 유지비용을 감안한다면 수익을 내기엔 더욱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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