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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소비재기업, 5년간 일본기업에 4400억 배당...로열티만 최소 2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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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소비재기업, 5년간 일본기업에 4400억 배당...로열티만 최소 2000억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07.2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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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지분이 50% 이상인 주요 소비재기업(소매금융사 포함) 16곳이 지난 5년 동안 2조 원 가까운 순이익을 냈고, 약 6000억 원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본계 지분으로 넘어간 배당금은 4000억 원대에 이른다.

이들 기업이 지난 5년간 로열티 및 수수료로 일본 기업에 지급한 금액도 공시를 통해 파악된 것만 2000억 원에 달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한국 소비자 생활에 밀접해 있는 일본계 지분 50% 이상의 국내 주요 법인 16곳의 지난 5년 동안의 배당금 및 로열티를 조사한 결과 총 1조9407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5924억 원이 배당됐다. 일본 지분에 배당된 금액은 4414억 원으로 전체의 74.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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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순이익 증가세보다 배당규모가 더 크게 늘었다는 사실이다.

2014년 16개 일본계 기업의 총 순이익은 3242억 원이었으나 매년 꾸준히 높아지며 2017년 4000억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4996억 원을 기록했다.

배당규모는 2014년 484억 원을 기록한 뒤, 2016년 1000억 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735억 원에 달해 5년 동안 258.5%가 늘었다.

2014년 10%에 머물렀던 배당성향은 2015년 24.5%로 높아졌고, 2016년부터는 줄곧 35%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증가하면서 경영실적이 안정되자 배당을 크게 늘리며 일본으로 과실송금을 하는데 힘을 기울인 셈이다. 조사대상 기업들은 지난 5년간 한국에서 매출은 55.8%, 영업이익은 626.6%나 늘었다.

지난 5년 동안 누적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소니코리아(대표 오쿠라 키쿠오)다. 5년 동안 배당한 금액은 954억 원으로 순이익(718억 원)보다 200억 원 이상 많다. 누적 배당성향은 132.8%. 이 회사는 일본의 소니 오버시즈 홀딩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소니코리아는 2013년 그해 순이익 82억 원의 1255%에 해당하는 1024억 원을 배당하기도 했다. 조사 기간을 6년으로 늘리면 누적 배당성향은 247.3%로 더욱 높아진다.

최근 일본의 경제제재로 인한 한일갈등이 고조되면서 소니코리아는 지난 11일 열기로 한 노이즈 캔슬링 무선이어폰 출시행사를 취소했다. 회사 측은 “한일 관계에 따른 결정이 아니고, 내부 사정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제기되는 반일 감정을 고려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파나소닉코리아(대표 쿠라마 타카시),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대표 요시카이 슌지), 롯데아사히주류(대표 정재학), 올림푸스한국(대표 오카다 나오키) 등도 누적 배당성향이 50% 이상으로 높다.

이들 중 롯데아사히주류를 제외하면 일본 지분이 모두 100%다. 아사히주류는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와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영구)가 지분 50%씩을 지녔다.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대표 배우진·와카바야시타카히로)와 니콘이미징코리아(대표 정해환)도 50%를 육박하는 비율로 배당을 실시했다.

특히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배당금이 유일하게 1000억 원 이상이었다. 연간 배당액은 2014년 258억 원에서 점차 늘며 2017년 847억 원, 지난해에는 1110억 원이 됐다. 최근 2년 동안은 기말배당 외에 중간배당도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51%)과 롯데쇼핑(49%)의 합자회사다.

이 외에 데상트코리아(대표 김훈도), 혼다코리아(대표 이지홍), 한국토요타(대표 타케무라 노부유키), 무인양품(대표 나루와 타쿠야·이충익) 등도 20%대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5년 동안 누적 배당금 규모는 에프알엘코리아가 2898억 원으로 가장 많다. 소니코리아(954억 원)와 데상트코리아(765억 원)가 500억 원 이상이었고, 한국토요타와 올림푸스한국이 각각 315억 원과 257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혼다코리아,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롯데아사히주류, ABC마트코리아 등이 100억 원 이상을 배당했다.

같은 기간 일본 지분에 배당된 금액은 에프알엘코리아가 147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소니코리아(954억 원), 데상트코리아(765억 원), 한국토요타(315억 원), 올림푸스한국(257억 원), 혼다코리아(166억 원),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163억 원), ABC마트코리아(108억 원)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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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저축은행(대표 정진문·임진구)과 한국미니스톱(대표 심관섭),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영철), 한국닛산(대표 허성중)은 지난 5년 동안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대신 한국닛산은 매년 15억 원 안팎의 수입수수료를 일본 닛산에 지급하고 있다. 한국미니스톱도 매년 50억 원가량의 로열티를 일본 미니스톱에 낸다.

로열티는 다른 이의 특허권 및 상표권을 사용하면서 지불하는 비용을 말한다. 보통 순매출액의 2%, 많게는 5%까지를 로열티로 책정한다.

지난해 기준 로열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에프알엘코리아로 288억 원을 일본 회사에 지급했다. 5년 동안 누적 로열티 지급액은 1219억 원에 달한다.

데상트코리아와 파나소닉코리아 역시 일본 지분이 100%지만 로열티를 내고 있다. 데상트코리아는 2017년과 지난해 로열티 금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10억 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5억 원 안팎의 로열티를 냈다. 파나소닉코리아도 지난해 8억 원의 로열티를 냈다.

ABC마트코리아(대표 이기호)는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는 않았지만 로열티로 82억 원을 냈다. 누적 배당성향은 6.5%로 낮지만 로열티 규모는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2014년 60억 원에서 2016년 70억 원, 2017년 78억 원으로 매년 높아지고 있다.

무인양품도 최근 2년 동안에만 50억 원의 로열티를 냈다.

한국토요타, 혼다코리아, 린나이코리아(대표 강영철) 등은 실적보고서를 통해 로열티 및 수수료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배당과 관련해 다수의 일본계 기업 관계자는 “법규에 따라 출자비율에 맞게 지급 중이고, 로열티도 계약상 매출에 따른 비율에 근거해 지급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한일조세조약에 따라 일본계 기업들은 로열티와 수수료에 대해 최고 10%만 원천징수가 이뤄진다. 가령 한국 기업이 22%의 법인세를 낸다고 치면 일본계 업체는 12%만큼 세금을 덜 내는 게 된다. 배당세액도 국내 기업은 보통 15.4%의 세금을 내게 돼 있지만, 일본계 기업은 최대 5%만 내면 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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