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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일본차 판매 '급제동'...업체들은 바짝 몸낮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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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일본차 판매 '급제동'...업체들은 바짝 몸낮추고
견적 문의 대폭 줄어들고 시승행사도 취소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7.24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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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 자동차가 한일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매운동 확산으로 급제동이 걸렸다. 일본차를 판매하는 한국지사들은 몸을 낮추고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라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일본 수입차 내수 판매량은 2만348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증가했다. 올 상반기 전체 수입차 중 일본차의 국내 점유율은 2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포인트 상승했다. 독일차, 미국차 등 외국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일본차 업계는 점유율을 확대하며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워나가는 중이었다. 트랜드에 맞는 친환경 신차들을 국내에 속속 출시하며 전성기를 달렸다.

일본차 브랜드 한국향 판매 동향.jpg
올 상반기 일본차 내수 판매량 증가의 중심에는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와 혼다가 있다. 렉서스는 올 상반기 8372대 판매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4% 증가했다. 혼다는 5684대로 94.4%나 증가했다

연간으로 봐도 일본차는 국내 시장에서 4년 연속 판매증가세를 보였다. 2015년 4만1000대를 기록한 이후로 판매량이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4만5000대를 팔았다. 렉서스는 지난해 완전 변경된 'ES300h' 효과로 판매가 33% 늘었다. 렉서스를 포함한 토요타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사상 처음 3만대를 넘겼다.

혼다도 중형 세단 어코드의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이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난해 완전 변경된 어코드가 인기를 끌며 올 상반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5684대)에 달했다.

◆ 불매운동으로 견적 문의 41% 줄어...시승행사 등 전면 취소  

일본차 한국 지사들은 국내 자동차 판매 목표치를 잇달아 상향하며 마케팅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급격히 확산되면서 시장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동차 종합플랫폼 '겟차'의 기업부설연구소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다르면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견적 문의건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겟차에 올라온 일본차 구매 견적 건수는 지난 6월 1일부터 17일까지 2341건이었지만 7월 1일부터 17일까지는 1374건으로 41%나 감소했다. 겟차 관계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가 일본차 시장에도 미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영업 일선에서도 차량 문의와 견적 요청 및 계약이 전방위적으로 줄어드는 분위기다. 일본 브랜드의 차량을 판매하고 있는 한 영업사원은 “차량의 문의와 견적 요청은 물론 계약까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7월 판매량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이대로라면 일본차 브랜드들의 전반적인 판매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본차 수리를 거부하는 정비업체가 나오는가 하면, 일본차에는 기름을 팔지 않겠다는 주유소까지 등장했다. 일본차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차에 금을 긋거나 타이어를 파손하고 오물까지 투척하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일본차 차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일본차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들이 주춤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자 토요타 코리아, 혼다 코리아, 닛산 코리아 등 일본차 한국지사들은 최대한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닛산 코리아는 이달 주력모델인 알티마의 완전 변경 모델 출시 및 시승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전면 취소했다. 다른 일본차들과 달리 올 상반기 판매량이 196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4% 감소하는 등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던 닛산 코리아는 올해 대대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본격 반등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물거품이 됐다.

올 가을 수프리 출시를 계획중인 토요타 역시 그 때까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마케팅 및 홍보를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신차 출시 예정이 없었던 다른 일본차 한국지사들도 여론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일본차 한국지사 관계자는 "현재 어떤 말을 하기도 몹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사태를 계속 예의 주시하는 것 외에는 대처방법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일 무역갈등이 무역전쟁으로 심화되거나 장기화될 경우 일본차를 사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강점이 있는 일본차가 승승장구 해왔는데 실제 한국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되면 국민 반발을 불러일으켜 일본차의 국내시장 성장세가 꺽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일본 자동차업계에는 별다른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국내에서 일본차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확산되더라도 한국 지사가 타격을 입는 것이지, 이미 글로벌 업체들인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수출 다변화로 해결할 문제여서 별다른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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