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현장] 대신증권 저성과자 PT 논란...직장내 괴롭힘 vs. 무리한 프레임
상태바
[현장] 대신증권 저성과자 PT 논란...직장내 괴롭힘 vs. 무리한 프레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7.25 16: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신증권(대표 나재철)이 25일부터 전 영업점 PB가 참여하는'WM Active PT 대회(이하 PT 대회)'를 두고 노조와 사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상당수 직원을 저성과자로 낙인 찍어 PT 대회에 사실상 의무 참가하도록 하는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 사측은 영업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차수로 나눠 진행하기 때문에 노조에서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증권업종본부 대신증권 지부는 25일 오후 2시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영업역량 강화를 위한 PT 대회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 노조 측 "1차 PT 대상자 대부분 저성과자 낙인... 사측 부랴부랴 전직원 참여 전환"

노조 측은  PT 대회가 사실상 저성과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이 된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에게 최초 공지 당시 전직원이 참여하는 경진대회가 아닌 참가 대상을 별도로 선정해 발표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공문상 PT 대회가 고객관리 및 상품판매 우수사례 및 아이디어 공유를 통한 WM 영업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실시한다고 명시돼있지만 지점장들을 통해 발송된 1차 PT 대회 대상자 명단에는 ▲본사에서 영업점으로 나온지 6개월 미만 영업직원 ▲전략적 성과관리 대상자 등이 포함돼있어 대회 취지와 반한다는 주장이다. 

1.jpg
▲ 사무금융노조 및 대신증권 지부는 25일 오후 2시 대신증권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노조 측에 따르면 WM사업단의 명령을 받은 지점장들이 지난 17일 회의 시간을 통해 PT 대회 대상자 선정기준이 금융수익 및 오프라인수익, 활동성 지표 하위 125명을 대상으로 선정됐고 노조 측이 사측에 대상자 선정 기준 공개와 행사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

특히 노조는 지난 22일 회사 측이 참가 대상을 전직원으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한 새로운 업무연락을 발송해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했다.

노조는 사측이 논란이 되자 종전 '125명 참여'에서 '전 PB 직원 참여'로 바꾸고 임원 PT를 추가하는 한편 PT 대회를 1회성이 아닌 총 4회에 걸쳐 나눠 진행한다고 진행 방식을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회사 측이 이번 PT 대회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된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대회를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회 공문이 최초 발송된 지난 17일과 18일 양 일에 걸쳐 노조는 사측에 대상자 선정 기준과 행사 철회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이후 사내 고충처리위원회의 고충처리절차도 거치지 않는 등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

대신증권 취업규칙에 따르면 인사부가 인지하는 시점에서 고충처리위원회가 고충처리 절차를 밟고 감사위원회 직무규정에 따라 사실조사 및 피해 근로자 의견 정취를 하는 과정이 있지만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것.

김현정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측은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전직원 참여로 말을 바꾸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PT 대회는 직원들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전형적인 직장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오병화 대신증권 노조 지부장도 "PT 대회 참가 대상자 면면을 보면 영업실적과 활동성 지표로 선정된 직원들"이라며 "사측이 주장하는 영업력 강화가 아닌 전면적인 직장인 괴롭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성토했다.

◆ 대신증권 사측 "기획단계부터 전직원 대상...직장내 괴롭힘은 무리한 프레임"

반면 대신증권 사측은 PT 대회가 기획단계부터 전 영업직원을 대상을 기획됐으며 노조 측에서 주장하는 저성과자 직원만 골라 참여하는 직장 내 괴롭힘과는 무관하다고 대응했다.

우선 논란이 된 1차 PT 대회 참가직원의 경우 성과가 좋은 직원들이 다수 포함돼있고 영업점으로 직군이 바뀐 직원 등 본부별, 직급별, 영업기간별 비중을 감안해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실전에 활용 가능하고 과중한 업무부담을 방지하기 위해 PT 시간은 10분으로 제한해 직원들의 불편도 최소화했다는 것.

대신증권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본질적으로 고객들의 자산을 관리하고 키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마련됐는데 본질을 외면하고 본인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업무라며 배척하는 것은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직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본래 법제정 취지에도 맞지 않고 무리하게 법 적용을 주장하는 대표적 사례로 남게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회사 측은 1차 PT 대회 참가자 125명 중 70% 이상이 성과급을 받은 직원이고 그 중 20여 명은 회사 전체 직원 평균 성과급보다 많이 가져가는 등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실시한다는 노조 측 주장이 틀리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대회 참가 대상자가 일부 저성과자 직원들에서 전 직원으로 급조해서 바뀌었다는 노조 측 주장도 반박했다. 행사는 7월부터 11월까지 총 4차에 걸쳐 전 PB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평가는 참가 직원들이 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과는 무관한 업무 연관성이 높은 대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4년에 한 차례, 2016년에도 두 차례 경진대회 형식으로 실시한 대회이고 PT 시간으로 주어진 10분 역시 거액자산가를 타겟으로 상품 설명을 할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정도로 업무 연관성이 대단히 높은 대회"라며 "행사 취지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본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기획한 대회였다"고 적극 반박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