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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계 첫 여성 CEO' 박정림 KB증권 사장, 노조 우려 딛고 호실적...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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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계 첫 여성 CEO' 박정림 KB증권 사장, 노조 우려 딛고 호실적...남은 과제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7.2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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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된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뛰어난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불과 반 년만에 취임 당시의 회의적인 시선을 불식시키며 순항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은행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다는 이유로 인해 노조로부터 ▲낙하산 인사 ▲증권업을 잘 모르는 인사라는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자산관리(WM) 부문을 중심으로 수익성 확대,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며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만 통합법인 출범 3년째를 접어들고 있지만 직원 임금체계 통합에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 대표이사 부임 후 WM 고객자산 5조 원 급증, 은행-증권 시너지 발휘

지난해 12월 박정림 사장은 김성현 사장과 함께 KB증권 각자 대표로 신규 선임됐다. 기존 윤경은-전병조 대표 체제에 이어 각자 대표로 선임되면서 박 사장은 자산관리(WM)와 세일즈앤트레이딩(S&T), 경영관리 부문을, 김 사장은 기업금융(IB)과 홀세일, 글로벌사업부문과 리서치센터를 맡았다.

박 사장은 대부분의 커리어를 KB국민은행에서 쌓아온 탓에 은행 측 인사로 분류된 인물이다. 2017년 통합 KB증권이 출범하면서 은행 WM그룹 부행장을 겸임하면서 증권 WM부문 부사장을 맡았지만 은행 근무 경력이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 

하지만 박 사장은 은행 내에서도 WM본부장을 맡았고 직전까지 은행-증권 WM부문 총괄을 맡은 만큼 WM 전문가라는 점에서 은행-증권 시너지가 발휘되어야 할 WM부문에서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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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WM부문에서의 박 사장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증권 WM상품 자산규모는 25.6조 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금액으로는 5.2조 원, 비율로는 25.5%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개인고객 비중이 높은 KB금융 특성상 WM부문의 상승세가 예견됐지만 박 사장 부임 후 고객 자산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박정림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실제로 통합 KB증권이 출범했던 2016년 말 기준 WM 상품자산은 12.8조 원에 불과했으나 이후 점진적으로 자산이 늘었고, 작년 말 기점으로 자산 증가폭이 커져 경쟁사보다 높은 자산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KB금융은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중심으로 WM과 IB 부문에서 협업을 지속 강조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 고객을 서로 소개해주는 소개영업을 비롯해 WM 부문에서는 폭 넓은 은행 고객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향후 WM부문에 대한 그룹의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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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3일 KB증권 여의도 영업부에서 열린 'KB able 발행어음' 출시 기념행사에서 이종구 고객(가운데)과 KB증권 박정림 사장(오른쪽), 김성현 사장(왼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B증권

지난 달 KB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점도 향후 WM 고객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에 한해 자기자본 200% 내에서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는데 KB증권은 연말까지 2조 원을 판매 목표로 설정했다.

S&T 부문 역시 지난해 부진을 씻고 올해 상반기 손익이 상당부분 정상화 된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손실을 본 이후 올해부터 운용인력을 강화하고 ELS 수익모델을 안정화하는 등 관련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 3년 째 지지부진 임금체계 통합 해결 난망

부문 별 실적으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경영관리부문 측면에서는 대립각을 세웠던 노조와의 관계, 그리고 통합법인 3년차이지만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임금체계 통합 문제 등은 과제로 남아있다.

구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직원의 결합이 이뤄지면서 발생한 문제인데 현재 임금체계를 제외한 업무, 전산 시스템, 복지체계 등은 상당수 통합이 이뤄져있지만 임금과 승진체계에서 여전히 이견이 발생하고 있는 것.

KB증권에 앞서 통합법인이 출범했던 NH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NH농협증권)이 통합 1년 만에, 미래에셋대우(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는 출범과 함께 임금 체계를 통일화했다는 점에서 KB증권이 다소 속도가 느린 것은 사실이다. 이는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출신 직원 수에서 차이가 있고 승진방식이 달라 접점을 찾기 어려운데 따른 결과로 보이고 있다.

가령 KB투자증권 출신 직원이 현대증권 직원보다 승진은 빨라 동일 입사연도 기준으로는 KB투자증권 출신 직원의 직급이 높지만 기본급의 경우 현대증권 출신 직원이 더 높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KB투자증권 체계에서는 성과급 비중도 높아 직급마다, 출신마다 임금이 제각각으로 산정되고 있다.

노조 측은 윤경은 전 대표 시절 협상이 결렬된 이후 작년 말 박정림 사장이 취임하고 3차례 교섭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노사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큰 상황이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의 경우 박 사장 취임 당시 ▲대표이사 후보 기준과 후보자 공개 ▲낙하산 인사 절대 불가 ▲각자, 공동대표이사 체제 종식 ▲화학적 통합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는 대표이사 선임 등을 요구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에 박 사장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화학적 통합을 마무리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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