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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수요 국산으로 옮겨오고 있는데...노조 파업 예고에 국민적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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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차 수요 국산으로 옮겨오고 있는데...노조 파업 예고에 국민적 공분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8.12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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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대표 이원희), 기아자동차(대표 박한우), 한국지엠(대표 카허 카젬) 등 자동차 업계의 파업분위기 고조에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과 무역전쟁을 펼치고 있고, 전세계 자동차 수요가 감소하며 대내외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파업에 대한 명분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요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여름 휴가를 마치고 파업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3일부터 9일간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본격적인 임단협 투쟁을 전개할 계획으로 이달 중순 파업에 돌입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달 30일 전체 조합원 5만명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 결과 전체 인원의 70.5%가 파업에 찬성했다. 임금인상, 정년연장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파업 돌입 전 사측과 막판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적어보인다.

기아차도 5일부터 9일까지 여름휴가를 갔다가 복귀한 상태다. 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가결로 쟁위권 확보 절차가 진행 중으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고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름 휴가 복귀 후 공장이 정상가동되는 오는 12일 구체적 파업일정을 잡을 계획이다. 기아차 노조는 현대차 노조와 똑같은 요구를 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29일 여름휴가를 갔다가 지난 7일 복귀했다. 한국지엠 노조도 사측과 단체교섭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권 확보를 위해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8일 중앙노동위원회는 전날 임금협상 단체교섭에 대한 쟁의 조정 결과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 찬반투표 결과 74.9%가 찬성한 상황이어서 언제 파업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같은 파업 움직임은 일본과의 무역전쟁으로 국산차 업계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난 7월 일본차 판매는 2674대로 작년 같은 기간(3229대) 대비 17.2% 감소했고, 전월(3946대)에 비해서는 32.2%나 줄어들었다.

지난해 일본차 판매량은 4만5253대로 수입차 시장 점유유율이 20%에 육박했다. 일본차 판매가 줄어들면서 국내 완성차업계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줄어든 일본차 수요를 흡수해 점유율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파업으로 날린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욱이 올 상반기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부진에 빠지는 등 저성장이 장기화되며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7개국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줄어든 3117만3000대로 집계됐다. 판매가 증가하지 못하고 역성장을 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자동차업계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크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한일 무역전쟁으로 모든 국민들이 '국산차를 사자'고 외치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 인도, 미국 등 전세계 자동차 수요가 부진한 와중에 국산차 업계가 전면 파업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명분을 찾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여론이 거세다. 더불어 민주당 이원욱 원내수석대표는 "경제가 어려운데 8년 연속 파업"이라며 "자신들만을 위한 파업"이라고 비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최근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등 3개 완성차 노조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이달 중순 파업을 예고한 것을 두고 "안팎의 어려움을 감안해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사측은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 해결책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엄중한 터에 일본의 경제공격까지 받고 있다며 노사가 대화와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의 파업을 막을 도리는 없어보인다. 일본 브랜드에 내주었던 시장점유율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도 자기 이익만 챙기려는 노조의 파업 위협에 완성차업체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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