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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급락에도 증권사 리포트 여전 '매수'...메리츠종금 97% 최고

괴리율 공시제도도 무용지물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2019년 08월 16일 금요일 +더보기

투자의견 '매수(Buy)' 위주의 증권사 리포트 관행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증권사 리서치 보고서의 신뢰성 제고 및 애널리스트의 독립성 강화 차원에서 지난 2017년 9월부터 괴리율 공시제도를 시행했지만 여전히 절대 다수의 리포트가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확전에 따른 불안심리와 한-일간 무역분쟁 우려로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급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최근 발행되는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여전히 '매도(Buy)' 의견 찾기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리포트가 현 주가를 기준으로 미래의 기업 가치를 예측하기 때문에 현 주가 수준과 다소 괴리가 나타날 수 있고 매도 리포트를 제시한 뒤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변별력이 없는 리포트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 괴리율 제도 도입된 2년 전과 매수 의견 다를 바 없어...메리츠종금증권 97% 이상

금융당국은 매수 리포트 관행을 개선하고자 지난 2017년 괴리율 공시제도를 꺼냈다. 괴리율 공시제도는 해당 종목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이(괴리)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볼 수 있는지 알아보는 제도다.

애널리스트는 산정한 목표주가와 실제주가의 차이를 백분율로 환산해 '괴리율'을 보고서에 명시해야 한다. 괴리율이 높을수록 제시한 목표주가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로 투자자들에게 좀 더 현실적인 주가를 제시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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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도입 후 만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종목의 괴리율은 100%를 초과할 정도로 정확도가 떨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14일 종가 기준 위메이드(148.57%)와 지티지웰니스(124.53%) 등 2개 종목은 괴리율 100%를 초과했다. 한국콜마(97.47%), 포스코 ICT(97.14%), 우리산업(96.34%), SK(96.25%)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괴리율을 기록했다.   

괴리율이 높은 것 뿐만 아니라 증권사의 리포트 매수 의견 비중도 중·대형사를 중심으로 여전히 80~90%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 매수 의견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종금증권으로 무려 97%에 달했다. 신한금융투자(96.7%), 키움증권(95.8%), 교보증권(95.5%), 미래에셋대우(91.9%) 등도 발행된 리포트의 90% 이상 매수 의견이었다.

특히 조사대상 20개 증권사 중에서 올해 상반기 '매도(Sell)' 의견을 낸 증권사는 신영증권 단 1곳에 불과했는데 신영증권 역시 전체 발행 리포트의 86.4%가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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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매수 의견으로 인식되고 있는 중립(Hold) 의견 비중으로 보면 KB증권(25.2%)과 삼성증권(24.5%), NH투자증권(21.6%) 등 일부 대형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괴리율이 적정선을 벗어날 경우 해당 애널리스트에 통보하는 '괴리율 시스템'을 도입하고 투자의견 분배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 매수 의견을 내지 않도록 투자의견 비중을 성과 평가에 반영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에 리서치정보 제공, 판매 계약에 따라 자산운용사 등에 조사분석자료 등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증권 가치분석 등 조사분석자료를 판매하는 업무'를 부수업무로 등록하면서 '리서치 유료화'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리서치 유료화는 해외 주요 증권사들이 이미 도입한 제도로 유료 서비스 고객에게만 양질의 투자 정보를 상장사 눈치 없이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증권사 리포트가 이미 보편화된 국내에서는 증권사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 현 상황에서는 개선 어려워...목표주가 큰 폭으로 내리기도

현 상황에서 증권사 리서치 매수 위주 관행은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평가하는 종목이 대부분 고객사라는 역학 관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제시된 여러 대안들이 무용지물이 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금융당국이 유관협회와 함께 참여해 만든 '갈등조정위원회'와 '불합리한 리서치관행 신고센터'가 대표적이다. 두 제도 모두 상장사와 증권사 리서치센터 간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였지만 아직까지 신고 및 접수건수는 없다.

증권사들이 특정 종목에 대해 부정적인 투자의견을 냈을 때 평가 대상 상장사와의 갈등, 그로인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이지만 증권사-상장사 간 관계때문에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 당국 차원에서도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구조적 문제로 뾰족한 대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다. 

괴리율 제도 역시 현재까지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괴리율이 높게 나타나더라도 실질적인 페널티가 없을 뿐더러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종목의 경우 괴리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리서치와 IB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면서 발생하는 이해상충의 문제인데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당국에서도 이해상충 부분에 대해 점검을 나갈 때마다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에서 매수(BUY) 의견을 선호하는 경향도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전했다. 

특히 증권사 수익 포트폴리오에 있어 리테일 비중이 지속 줄어드는 대신 IB 수익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점도 다수 상장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매도(Sell)' 의견을 내기보다 '중립(Neutral)' 의견을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크게 떨어뜨리는 보고서가 사실상 매도 의견과 동일하다는 관행이 생겨나고 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적자전환된 이마트에 대해 SK증권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목표주가는 종전 24만5000원에서 12만 원으로 큰 폭으로 내렸고 중국법인 실적 부진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한 코스맥스에 대해 하나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하향하면서 투자의견도 '중립(Neutral)'을 제시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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