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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보조금 과열경쟁 속 선납금 '먹튀' 피해 급증...이통사 뒷짐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2019년 08월 23일 금요일 +더보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의 5G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면서 보조금 관련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다. 특히 시장이 혼잡해진 틈을 타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한 후 선납금과 신분증을 돌려주지 않은 채 잠적하는 ‘먹튀’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관할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와 당사자인 이통사들은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어 당분간은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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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알게 된 휴대전화 판매점을 통해 갤럭시S10 5G 모델을 구입했다. 20만 원대에 구입이 가능하다는 말에 즉시 신분증과 계약금 명목으로 5만 원을 보냈고 기기도 하루 만에 받았다. 하지만 초기 계약조건과 달리 24개월로 알고 있었던 약정기간은 30개월로 늘어나 있었고 더 비싼 요금제에 가입돼 있었다. 

이 씨는 “판매자에게 항의하려고 연락을 시도했지만 이미 잠적한 상태였다”며 “환불 걱정에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다 신분증과 선수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충북 청주시에 거주하고 있는 김 모(여)씨는 지난 5월 집 주변 판매점에 기존 기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갤럭시S10 5G를 구입했다. 영업점 직원은 한 달 뒤에 단말기 값을 주겠다고 설명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대금을 받지 못했다. 결국 참지 못한 김 씨는 최근 판매점을 직접 찾아갔지만 이미 폐업하고 없어진 상황이었다.

김 씨는 “처음에 페이백 등 좋은 말로 상품가입을 유도하고 계약을 하고 나니 줘야 될 기존 단말기 대금도 주질 않았다”며 “영업사원 말에 속아 기존통신사에서 위약금을 내면서까지 기기를 변경했는데 폐업 후 도주한 사실을 알고는 너무 허탈했다”고 하소연했다.

◆ 5G 시장 선점 위해 무분별한 보조금 살포, 비정상적 가격에도 소비자 변별 못해 

이같은 피해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통사들이 5G 시장 선점을 위해 무분별하게 보조금을 살포하면서 단말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졌고 소비자가 허위광고를 판단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5G 보조금 대란이 한창이던 올 상반기 출고가가 각각 139만7000원, 119만9000원인 갤럭시S10 5G와 V50씽큐 5G가 보조금 적용 시 최대 ‘0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풀리면서 판매점이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믿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문제는 대부분의 피해가 본사와 직접적인 계약관계에 있는 공식 대리점 보다는 개통업무만 진행하는 판매점에서 발생해 구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통사와 방통위도 이점을 이유로 들며 뒷짐만 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중고 단말기 보상 프로그램 등 이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직접 책임을 질 수 있지만 판매점에서 작정하고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며 “대리점을 통해 판매점과 계약을 끊는 방법 외에는 제재 수단이나 소비자에게 보상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설명했다.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 관계자도 “판매점의 불완전판매는 정상적인 계약이 아닌 경우가 많아 사기사건으로 경찰에서 조사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전기통신사업법에도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 보상이나 제재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에서도 현재로선 소비자가 조심하고 예방하는 방법 외에는 해결책이 마땅치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통사에게 책임을 묻기는 현실상 어렵다”며 “가입 과정에서 단말기 반납과 동시에 대금을 받거나 이를 확약할 수 있는 계약서를 작성해 피해를 예방하는 게 가장 현명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방통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온라인 카페‧밴드 등을 통해 휴대전화 개통희망자에게 단말기 금액 및 신분증을 받고 잠적하는 사례는 총 500건 이상, 2‧3개월 후 단말기 가격을 완납해주는 조건으로 현금만 받아 챙겨가는 피해 사례는 110여 건이 접수됐다. 5G 서비스가 시작된 4월 이후 관련 민원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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