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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겁나는데...외교부 '여행 경보' 없어 취소도 불가

여행사들 "경보 발령 없으면 전액 환급 못해"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2019년 08월 23일 금요일 +더보기

홍콩 송환법 개정 반대에 대한 홍콩 시위대의 항의 시위가 지속되면서 홍콩 여행을 앞둔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 12~13일에는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까지 점거해 이틀 동안 979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행객들이 불안을 호소해 여행을 취소하려 해도 수수료 없는 전액 환급은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인터파크투어 등 여행사들은 패키지여행이 원만히 진행 중이고 외교부에서 '홍콩 여행경보'를 발령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 환급 조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북 익산시에 사는 이 모(남)씨도 지난 15일 하나투어 홍콩 패키지여행을 신청했지만 홍콩 시위대가 공항에 집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여행 취소를 문의했다. 하지만 전액 환급은 불가하다는 답변만 듣게 됐다.

이 씨는 “여행사에서 아무리 시위대가 없는 곳으로 안내한다고 해도 돌발 변수가 있지 않나. 혹여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는 내가 입는 건데 그건 누가 보상해주는 것인가. 국제공항까지 점거되는 이런 시국에 취소 위약금을 내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북구에 사는 최 모(남)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달 노랑풍선을 통해 10월 홍콩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후 현 시국을 보고 취소를 결심했지만 ‘예약금 전액 환급 불가’라는 업체 입장만 들었다.

최 씨는 “위험한 장소로 무리하게 고객을 내보내려는 것 같아 도통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라면서 “내 돈 내고 불안한 여행을 다녀야 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랑풍선 측은 “해당 상품은 특별약관이 붙은 상품으로 사전에 설명을 다 해드리기 때문에 예약 후 전액 환급은 어렵다”면서 “모객이 아무리 적어도 출발하는 특별 패키지 상품이라 예약 고객에 유리한 부분도 있는 상품”이라 해명했다.

여행사 "공항 폐쇄, 외교부 경보 발령 등 객관적 근거 필요" 입모아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국외여행 관련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을 보면 천재지변 전란 정부의 명령 운송·숙박기관 등 파업·휴업 등으로 여행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사유로 취소하면 소비자가 계약금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이같은 조건과 '홍콩 시위'를 매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안전상 불안하다는 이유로 취소 요청 시 전액 환급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항공편 결항, 기상이변, 현지 관광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 등 불안의 객관적 근거가 있다면 전액 환급이 가능할 수 있으나 현재 홍콩은 운항, 숙박 등이 정상화된 상태다. 패키지여행도 원활하게 진행 중”이라 말했다.

이어 “이런 경우 취소는 가능해도 위약금 관련해선 면제가 어렵다”라며 “외교부에서 여행 경보 발령이라도 내리면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겠지만 아직 그런 상황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노랑풍선 관계자 역시 “만약 이번 시위로 공항 운항이 중단되면 위약금 없이 환급이 가능하다. 지난주 홍콩 공항이 폐쇄됐을 때 대한항공에서 홍콩 운항을 중단하자 우리도 예약자들에 계약금 전액을 환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불안하다는 이유로 취소를 요청한다면 안타깝지만 수수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면서 “외교부에서 조치가 내려온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홍콩 시위가 이어지면서 신규 예약 건은 많이 줄었지만 예정된 여행은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 설명했다. 안전에 대한 문의도 늘면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 일본 등 여행경보 발령...외교부 "구체적 계획 없어"

다만 여전히 여행객들이 불안을 호소하는 가운데 외교부도 아직 홍콩에 대한 정식 여행 경보는 내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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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해외 각 국의 치안상황, 테러, 납치, 자연재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 위험 수준에 따라 ▶여행주의 ▶여행자제 ▶여행제한 ▶여행금지 등 1~4단계의 여행경보를 발령한다. 이중 여행지역이 3단계인 '여행제한'으로 지정되면 위약금 없이 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경보 없이 여행객 자의로 불안을 호소해도 전액 환급을 받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홍콩 여행 경보를 발령한 가운데 외교부는 '예의주시'라는 입장을 우선적으로 밝히고 있어 대응이 느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두 번째 사례의 최 씨도 “안전을 100%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교부도 대응 의지가 약한 것 같아 직접 항의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 관계자는 “홍콩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는 하고 있지만 여행 경보 발령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면서 “홍콩 여행 중인 국민에게 안내 문자를 발송 중이며 총영사관 홈페이지 등을 통한 안전 공지는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다른 관계자 역시  “총영사관에서 사태를 지켜보고 있고 아직 영국, 프랑스 같은 주요 국가들도 여행경보를 내리지 않았다. 최근 들어서는 홍콩 시위의 수위가 진정되고 평화시위로 바뀌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여행 취소와 관련해서는 관련 부처도 아니고 계약은 여행사와 여행자간에 발생한 일인 만큼 외교부에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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