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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채용박람회 열렸지만 금융사들 몸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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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채용박람회 열렸지만 금융사들 몸사리기
  • 황두현 기자 hwangdoo@csnews.co.kr
  • 승인 2019.08.28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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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의 금융회사들이 하반기 채용시장에서 몸을 사리고 있다.

실적 악화로 인해 매년 정기적으로 열리는 금융권 채용박람회 참가기업이 줄었고, 하반기 채용에 대해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 오후 금융위원회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에서 이틀 간의 일정으로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를 개막했다. 금융위는 60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이번 박람회에 지난해보다 많은 15000여 명의 구직자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구직자의 목소리에는 기대가 넘쳤다. 수도권의 한 대학 졸업반인 서 모(남) 씨는 "금융권에 취업하고 싶은데 정보를 얻을 곳이 많이 없다"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박람회에 왔다"고 말했다. 경기도의 특성화고 2학년 생인 윤 모(여) 씨도 "졸업이 1년 남았지만 특성화고 채용 전형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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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현장에 차려진 각 금융사 부스에는 빈자리가 없을정도로 붐볐다. ⓒ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하지만 일자리를 찾은 구직자의 희망이 실제 취업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일자리 박람회를 통해 실제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가 지난해보다 참가 금융사도 줄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금융사는 실제 채용보다는 회사 소개와 채용 절차를 소개하는데 그쳤다. 

실제 채용박람회에서 채용 면접을 진행한 곳은 시중은행 6곳에 불과했다. 이들은 면접을 통과한 구직자에 한해 서류 전형을 면제시켜주는 혜택을 제공했다. 이날 자리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장에서 면접을 통과해 서류 전형을 면제받아도 실제 채용된 사례를 뽑으면 손에 꼽을 정도"라고 전했다.

대형 금융사들의 참여도 지난해보다 줄었다. 총 금융기관은 지난해보다 1곳 늘어난 60곳이지만 보험사는 지난해보다 3곳이 줄었고 카드사는 1곳, 저축은행은 2곳이 빠졌다. 대신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각각 1곳이 신규 등록했고 각 금융협회가 모두 이름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제2금융권에서는 생명보험사 4곳, 손해보험사 8곳, 카드사 7곳, 저축은행 1곳, 캐피탈 1곳이 참여했다.

불참한 금융사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올해 인수합병이 예정되어 있어 채용 여부 자체가 불확실하거나 정기공채를 도입하면서 추가 채용 인원이 아직은 필요하지 않은 까닭이다. 또 채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구직자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건낼 수 있어 불참하는 쪽으로 정한 곳도 있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정기 공채를 실시하고 있고 필요한 인원이 있을 때 수시채용을 하다보니 아직 적정 필요인원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배경에는 금융사 경영환경 악화로 채용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보험사는 수입보험료 감소 및 자산운용수익률 악화, 카드사는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로 인해 수익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저축은행만 수익 상승이 기대된다. 

실제 올 상반기 24개 생명보험사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수익이 1조 원 이상 감소했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상위 4개사의 순익이 일제히 감소했다. 8개 카드사도 100억 원 가량 순이익이 줄었다. 

금융권의 업무 전산화로 인한 비대면 창구 확대 흐름 역시 금융사의 채용을 움츠리게 만드는 요소다. 이날 축사를 건낸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금융업에서 창구업무와 같은 전통적인 금융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나마 이날 새롭게 참가한 OK저축은행이 올 하반기 70여명의 채용 규모를 확정하고 현장상담만 들어도 서류전형을 면제시켜주는 혜택을 제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채용 부스를 찾은 구직자에 하반기 채용 인원은 확정되지 않았다거나 내년 상반기로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한 기성 금융사와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황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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