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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8년 적자수렁 내년엔 탈출할까?...친환경 대형선박 투입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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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8년 적자수렁 내년엔 탈출할까?...친환경 대형선박 투입 호재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9.20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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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대표 배재훈)이 내년 2분기부터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업황 침체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 주목된다.

현대상선은 최근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적자를 줄이며 실적을 꾸준히 개선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내년 2분기부터 대형 선박들이 잇달아 투입되면 적자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에 매출 2조7129억 원, 영업손실 218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5.4% 늘고, 영업손실은 40%나 줄었다.

(((((((((((((현대상선 올해 상반기 실적.png
현대상선은 고유가 및 미·중 무역분쟁, 지역별 운임 회복 지연 등의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서도 실적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지속적으로 시행해온 노선 합리화(용선료, 선복사용료) 및 효율성 개선(변동비 단가)을 통한 비용 단가 절감 노력이 결실을 봤다. 상반기 영업손익은 리스회계 처리기준 변경으로 인한 효과 420억 원을 제외하더라도 1094억 원이 실질적으로 개선됐다는 게 현대상선 측의 설명이다.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적자 탈출이 시급하다.

현대상선은 올 2분기까지 17개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연간으로는 2016년 8334억, 2017년 4068억, 2018년 5587억, 올 상반기 22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11년 이래 무려 8년 연속적자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더 크다. 2016년 4582억, 2017년 1조1907억, 2018년 790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올 2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8%고, 순이익률은 -14%다. 부채비율도 올 2분기 653%로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상선 경영실적 동향향.png

현대상선 실적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잇따른 글로벌 이슈로 컨테이너 시황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란이 미국으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중동항로 화물이 급감했고,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과 아시아를 오가는 물동량이 타격을 입었다. 최근 악화된 한일 관계도 중장기적으로 현대상선에게는 악재다.

하지만 현대상선은 대형선박이 추가 투입되는 내년에 흑자경영을 자신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내년 2분기에 2만3000TEU급 선박 12척을, 2021년 2분기부터 1만5000TEU급 8척을 차례로 인도받는다. 이 선박들은 기름을 적게 먹는데다 친환경적 선박이다. 현대상선은 이 선박들이 운항을 개시하는 내년 2분기부터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해운업계는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 타격을 입은 해운업은 ‘속도의 경쟁’에서 ‘규모의 경쟁’ 체제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물동량이 줄고 운임이 떨어지자, 머스크 등 대형 선사들은 대현 선박들을 앞세운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유율을 키웠다. 오래되고, 비교적 작은 선박들을 보유한 현대상선이 불리할 수 밖에 없는 시장이었다.

현대상선은 수년 전 20척의 대형 친환경 선박들을 발주했다. 이 배들의 단위당 원가는 현재 글로벌 선사들이 운영하는 어떤 배들보다 싸다.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글로벌 선사들의 물량 공세에 맞설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 선박들이 운항하게 되면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에 내년 4월부터 정회원으로 가입 승인을 받은 점도 내년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이에따라 현대상선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선대를 운영할 수 있을 전망이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이번 가입으로 현대상선의 아시아·북미항로, 아시아·유럽항로 물동량 점유율이 각각 8.3% 6.2%를 기록하며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는 기존보다 각각 2.8%, 3.2% 상승하는 것으로 아시아~북미·유럽 항로 매출액이 총 1조5002억 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디얼라이언스 체제전환을 위한 영업 및 행정 실무 작업에 돌입한 상태로 내년 물동량을이 늘어나 실적개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발주한 친환경 대형 선박들이 투입되는 내년 2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현대상선 배재훈 사장은 올해 3월 취임 후 총 7차례에 걸쳐 5만5966주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다. 배 사장은 지난 8월 28일 1834주를 추가 매입하면서 5만5966주를 보유하게 됐다.

배 사장은 지난 6월 11일과 27일에도 각각 1만4924주와 2713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난 5월에는 세 차례에 걸쳐 자사주 3만4141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현대상성 경영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과 CEO로서 책임 경영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실적개선을 낙관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현대상선처럼 해외 경쟁사들 역시 초대형 선박을 도입하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만 중국 COSCO, 대만 에버그린, 스위스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이 2만TEU급 이상 선박을 유럽 노선에 투입 예정이다. 2020년까지 1만8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 인도 수만 40척으로 현재 운용 중인 글로벌 초대형 선박 100척의 40%가량이 일시 공급된다.

현대상선은 조달하는 금융비용이 크기 때문에 경쟁 선사보다 운임비를 비싸게 받아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구조인데 내년 선박 공급과잉으로 운임비가 하락해 흑자전환이 힘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선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선사들도 유럽 노선에 투입할 초대형 선박을 확보 중이어서 현대상선이 차별화된 서비스와 원가절감 등 다른 노력들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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