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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리은행 DLF 만기 첫날, 투자자들 지점 찾아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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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리은행 DLF 만기 첫날, 투자자들 지점 찾아 항의 시위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9.19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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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판매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일부 시중은행의 해외 금리연계 파생상품 만기가 도래하고 있는 가운데 첫 만기를 맞은 우리은행 투자자들이 항의에 나섰다.

19일 오전 9시30분부터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에서는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독일 국채(10년물)금리 기반 DLF 상품에 가입했던 투자자 40여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DLF 투자자들이 단체 행동을 보인 것은 이번 시위가 처음으로 이들은 준비한 피켓을 들고 지점을 방문해 책임자 처벌과 배상을 촉구했다.

이 날 만기가 된 DLF는 총 134억 원 규모로 60.1% 원금 손실이 확정돼 총 80억4000만 원의 손실이 발생됐다. 예를 들어 1억 원 투자한 고객의 경우 약 4000만 원만 건지고 투자금액 절반 이상 손실을 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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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전, 독일 국채금리 DLF에 가입한 투자자 30여명이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지점을 기습 방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투자자들이 위례신도시지점을 항의 방문 장소로 정한 것은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DLF 1255억 원 중에서 해당 지점에서만 은행 전체 판매액의 5.5%에 해당하는 70억 원 가량 판매됐기 때문이다.

시위에 앞서 현장에서 만난 투자자들은 한결 같이 은행 측에서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고객들을 기망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 A씨는 지난 5월 하순 남편과 함께 아파트 중도금으로 받은 4억 원으로 해당 DLF에 가입했다가 원금 절반 이상을 까먹게 됐다고 울분을 토했다. 4개월 만기 상품으로 가입한 그는 오는 24일 만기를 앞두고 있지만 마이너스 수익률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토로했다.

A씨는 "독일이 망하지 않는 한 손실이 나지 않고 설사 손실이 나더라도 -10% 이상 나지 않는다고 남편을 안심시켰다"며 "막상 마이너스 수익률이 발생하니까 그제서야 선취수수료부터 청약서까지 들이밀며 미안하다고 하는데 이런 경우가 어디있느냐"고 황당해했다.

경기도 성남에 사는 권 모(남)씨 역시 "1년 짜리 안전한 상품을 추천해달라고 했는데 은행 직원이 뜬금없이 DLF를 권했고 추석 쇠고 원금과 이자 받으시면 된다고 안내했는데 알고 보니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상품이었다. 오늘이 만기일이다"라고 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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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점 내부로 진입한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에 대한 배상과 은행 측의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다.ⓒ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만기가 남은 투자자들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그나마 상승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국채금리가 다시 하향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현지시간 18일 기준금리를 0.25%p 내리면서 신호탄을 터뜨렸다.

은퇴자금 2억 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B씨는 "요식업으로 모은 은퇴자금을 투입했다가 손실을 봤는데 만기가 11월이라 중도 환매를 해야할 지 고민"이라며 "오늘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날 기습시위를 연 투자자들은 은행 측이 가입 당시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최대 30분 이상 소요되는 신청 서류 작성 역시 서명이 필요한 부분만 체크하도록 권유하는 등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전형적인 불완전판매라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현장지원반을 꾸려 영업점 고객 응대를 지원하고 있는데 현장지원반은 자산관리(WM) 그룹 중심으로 약 100여 명이 투입됐다. 이 중 3분의 2는 주요 영업본부에 배치됐고 판매규모가 큰 위례신도시지점은 단일 지점임에도 직원 3명이 배치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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