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하기 
기획 & 캠페인
10대 제약사 등기임원 내부출신이 45%...유한양행 빼면 외부영입이 '대세'
상태바
10대 제약사 등기임원 내부출신이 45%...유한양행 빼면 외부영입이 '대세'
  •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 승인 2019.09.24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대 제약사 등기임원의 45%가 내부 출신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은 34%, 오너 일가는 21%를 차지했다.

‘순혈주의’가 강한 유항양행(대표 이정희)은 등기임원 7명이 모두 내부 인사로 채워져 있는 반면, 동아에스티(대표 엄대식)는 등기임원 3명이 모두 외부 인사다. 종근당(대표 김영주) 역시 등기임원 5명 중 4명이 외부 영업 인물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0대 제약사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임원은 총 38명이다. 등기임원은 대표이사 선임, 사업 및 투자계획 수립, 인사 등 경영의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결정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진다.

내부인사가 17명(44.7%)으로 가장 많았고,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이 13명(34.2%), 오너 일가가 8명(21.1%)이었다.

111112.jpg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GC녹십자(대표 허은철)와 광동제약(대표 최성원), 일동제약(대표 윤웅섭)은 오너가 CEO를 맡고 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대표 전승호), JW중외제약(대표 신영섭)은 내부 인사가 CEO로 있다.

외부 영입 인사가 CEO를 맡고 있는 곳은 종근당, 제일약품(대표 성석제), 동아에스티 등이다. 한미약품(대표 우종수‧권세창)은 내부와 외부 인사가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유한양행은 등기임원 7명이 모두 공채입사자다. 이정희 대표는 1978년 영남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3개월 뒤 유한양행에 입사했다.

10대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을 제외한 9개사만 따질 경우 내부인사의 비중은 32.2%로 낮아지는 반면, 외부영입인사 비중은 41.9%로 크게 오른다. 결과적으로 유한양행 외에는 외부인사의 비중이 더 높은 셈이다.

유한양행은 등기임원 외에도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임원진 18명 중 16명이 공채 입사자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유한양행은 임원 구성의 폐쇄성이 짙다는 지적을 받는다.

특히 올 들어서는 최순규 중앙연구소장이 하나제약 연구본부장으로 옮겨가면서 외부 영입 임원진이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유한양행의 외부 영입 임원은 연구개발(R&D)부문에만 포진해 있다. 오세웅 중양연구소 부소장과 임효영 임상개발부문장(상무) 등이 외부 인사다.

일각에서는 공채 출신이 아닌 R&D 전문가는 회사 내에서 입지가 좁아 등기임원 등 소위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낮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유한양행은 고 유일한 박사가 CEO를 맡았던 1969년 이후 선임된 등기임원 중 외부 인사는 1978년 당시 조권순 사장 보좌역으로 영입돼 이듬해 대표이사를 맡게 된 박춘거 사장 밖에 없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현재 임원들이 과거 신입사원 공채부터 순서를 밟아 올라간 분들이다 보니 외부에 순혈주의로 비춰지는 감이 있는 것 같다”며 “최근 들어서는 연구개발이나 신사업부문 등에서 외부 경력직을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555544.jpg
▲ (왼쪽부터)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 엄대식 동아에스티 대표, 김영주 종근당 대표

JW중외제약은 1988년 입사해 30년 동안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중외맨’으로서 경력을 쌓은 신영섭 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하지만 오너를 제외한 나머지 등기임원 2명은 외부 인사다.

이성열 개발본부장은 녹십자에서 개발본부장을 지냈다. 배준식 기타비상무이사는 산은캐피탈에서 기업금융1실 팀장을 맡고 있다.

대웅제약은 오너인 윤재춘 사장의 신임을 듬뿍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전승호 사장이 지난해 43세의 나이로 CEO에 선임됐다. 전 사장은 2000년 대웅제약에 입사한 내부 인사다. 두 명의 등기임원 중 나머지 한명은 오너인 윤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111113.jpg

종근당 김영주 사장은 머크세로노 대표를 지냈고, 제일약품 성석제 사장은 한국화이자제약에서 영업‧마케팅‧노사 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동아에스티 엄대식 회장은 한국오차크제약 사장을 지냈다.

동아에스티는 엄대식 회장 외에 이동훈 부사장이 삼성KPMG투자자문 전무, 윤태영 전무는 뉴로젠과 노바티스 연구원 출신이다. 유한양행과 반대로 등기임원 3명 모두가 외부 인사다.

종근당은 5명의 등기임원 중 4명이 외부 인사다. 김성곤 효종연구소장(전무)은 머크(Merck) 선임연구원, 김기원 의학담당 전무는 머크세로노 MD, 구자민 경영기획담당 상무는 안성유리에서 일했다. 영업전문가인 김창규 영업본부장(부사장)만이 내부 인사다.

엄대식 회장과 김영주 대표는 지난해와 2015년 동아에스티와 종근당에서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CEO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상위 제약사들이 회사의 투명성 제고와 책임경영을 강화하거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 등을 활용하기 위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공동대표가 내부 출신과 외부 인사로 구성돼 있다. 우종수 사장은 1990년 입사한 인물이고 연구전문가인 권세창 사장은 선경인더스트리(현 SK케미칼)에 입사하며 제악업계에 발을 들였다.

오너가 대표를 맡고 있는 제약사 중 GC녹십자는 오너를 제외한 등기임원이 모두 내부 인사이고, 광동제약은 외부 인사로 채워져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