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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 왜?...우리금융 1조2천억, 기업은행 6천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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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 왜?...우리금융 1조2천억, 기업은행 6천500억
  • 박관훈 기자 open@csnews.co.kr
  • 승인 2019.09.2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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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권이 올 들어 신종자본증권을 잇따라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고 비은행 인수·합병 기반 마련 등 은행 운용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 신한금융, KB금융, 기업은행 등 국내 주요 지주사와 은행들이 올 들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및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는 약 5조원 규모에 달한다.

신종자본증권은 은행이 부실화될 경우 채권자의 손실 분담을 통해 은행의 복원력을 강화하고자 도입됨. 특정요건 발생 시에는 발행 은행의 이익잉여금으로 귀속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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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 발행에 가장 적극적인 금융사는 우리금융(회장 손태승)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6월과 7월에 이어 9월까지 1조20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앞서 우리은행도 올해 3월 3000억 원 규모의 국내 무기명식 무보증 무담보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우리은행이 신종자본증권을 잇따라 발행하는 이유는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떨어진 자본비율을 끌어올려 자본건전성을 확보하고 비은행 인수·합병 기반 마련 등 운용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7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5000억을 포함하면 BIS비율은 6월말 대비 약 40bp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고 말했다.

IBK기업은행(행장 김도진)도 이달 11일 6500억 원 규모의 원화 조건부 후순위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국내에서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원화 조건부 후순위 채권을 발행한 것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발행금리 1.7%(국고채 10년+35bp), 만기는 조기 상환 권리(콜옵션)가 없는 10년이다. 올해 국내 은행이 발행한 원화 조건부 후순위 채권 중 금액은 가장 크고, 금리는 가장 낮다. 이

기업은행의 채권 발행 역시 BIS비율을 제고하고 은행 경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후순위채권 발행으로 기업은행의 BIS 총자본 비율은 약 0.37%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업은행은 앞서 올해 3월에도 조건부 원화 신종자본증권 3500억 원을 발행했다. 당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5년 또는 10년 후 은행이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영구채다. 

기업은행은 당시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BIS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약 0.2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예년보다 10년 콜옵션 발행 비중을 확대해 자본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선제적인 기본자본 확충과 안정적인 BIS총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한 채권 발행도 눈에 띈다.

지난 7월 신한금융(회장 조용병)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미화 5억불 규모(만기 10년 6개월)의 바젤 3 적격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형태의 외화 지속가능채권을 한국 금융지주사 최초로 발행했다.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은 저소득층과 중소기업 지원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Social Bond)와 환경 개선 및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투자하는 그린본드(Green Bond)가 결합된 특수목적채권이다. 이번 발행은 국내 금융지주회사가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첫 번째 사례다.

신한금융의 외화 지속가능채권 발행은 기존 아시아 중심의 자금 조달 시장에서 벗어나 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조달에 성공하며 외화 조달 가능 시장을 다변화 했다는데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4억불(USD) 규모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후순위 채권’ 발행 청약을 마무리했다. 청약이 마무리된 이번 후순위채는 신한은행이 친환경 기업, 사회적 기업 등을 지원하는 자금 마련을 위해 사용된다. 만기는 10년이며 발행금리는 미국 10년물 국채에 1.575%를 가산한 수준이다.

당시 신한은행의 후순위채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지역별 분포는 아시아 50%, 미주 33%, 유럽 17%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은 올해 2월 3000억 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바젤Ⅲ 기준 적격)도 발행한 바 있다. 이 신종자본증권은 5년 콜옵션을 보유한 영구채이며 금리는 3.3%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행은 발행사와 인수단의 적극적인 IR을 통해 증권사, 생보사, 중앙회 등 투자자 저변을 넓혔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선제적 기본자본 확충 및 안정적인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 역시 지난 6월 5억 달러 규모의 바젤 3 적격 외화 상각형 조건부 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4.35% 이며 미국국채 5년물 금리에 2.639%를 가산한 수준이다.

이 신종자본증권은 6월 초 정부의 외평채 발행 이후 국내 시중은행 중 최초로 발행된 달러화 채권이다. KB국민은행은 총 128개의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발행규모의 5.4배(총 27억불) 규모의 주문을 확보했다. 투자자 구성은 지역별로는 아시아 61%, 미국 25%, 유럽 14%를 기록했으며 투자기관별로는 자산운용사 76%, 보험사 14%, 은행 8%, PB 및 기타 기관이 2% 를 차지했다.

또한 KB금융(회장 윤종규)은 올해 5월에 2008년 지주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4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KB금융은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그룹 BIS자기자본비율은 17bp 개선(발행 전 14.83% à 발행 후 15.00%, 19년 1Q 잠정기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자본적정성 또한 더욱 탄탄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기타기본자본 확충을 통한 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해서”라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자본 확충과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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