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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현대차 젊고 유연해졌다...경영총괄 1년만에 조직문화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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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의 현대차 젊고 유연해졌다...경영총괄 1년만에 조직문화 혁신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09.25 07: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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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현대자동차그룹 경영을 총괄한 지 1년을 맞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조직혁신에 성과를 내며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오너 3세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수석부회장 부임 당시 인적 쇄신과 조직문화 혁신, 미래 자동차 투자 및 협업 확대, 중국 사업장 조정 등을 경영 목표로 삼았다.

불과 1년의 시간이 지났을 따름이지만 정 부회장의 주도하에 현대차그룹에 역동적인 조직문화가 빠르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선 지난해말 인사에서 그룹에서 주축 역할을 하던 전문경영인 부회장 5명 중 4명이 교체되며 젊고 역동적인 조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연구개발(R&D) 부문 투톱으로 불리던 양웅철·권문식 부회장을 내보내고 김용환·우유철·정진행 부회장을 계열사로 이동시켰다. 나이 든 경영진을 상당수 물러나게 하고 50대 중후반 및 60대 초반 사장들을 전면 배치하는 세대교체를 함으로써 61.1세였던 사장 이상 임원 평균연령은 57.9세로 낮아졌다.

인사 '순혈주의'도 타파했다.

올해 2월 경쟁사인 포스코 출신 안동일 전 포항제철소장을 현대제철 사장 자리에 앉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강업계 1, 2위의 라이벌 관계다. 경쟁사의 제철소장 출신을 생산기술 담당 사장으로 앉히는 파격적 인사는 당시 업계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결과적으로 안 사장을 영업하면서 현대제철의 생산부문이 훨씬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2월 인사에서는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실력 있는 외국인에 대한 파격 인사도 더욱 가속화됐다. 올해 7월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을 현대차그룹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월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직을 신설하고 닛산 최고성과책임자(CPO) 출신인 호세 무뇨스 사장을 임명하기도 했다.

일반 직원들의 조직문화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오랜 시간 '상명하복' 군대식 조직문화로 유명하던 현대차그룹이 수평적 조직문화로 바뀌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올해 들어 임직원 자율복장제를 시작했다. 과거 양재 현대차그룹 사옥에 가면 온통 정장 일색으로 숨 막히기까지 했지만 지금은 티셔츠와 청바지, 심지어 반바지를 입은 직원도 볼 수 있다. 자율복장제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복장이 편해지니 분위기가 유연해지고 소통은 쉬워졌으며 업무 효율 상승효과까지 보고 있다는게 직원들의 전반적 평가다.

직원 직급체계도 확 뜯어고쳤는데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5단계에서 매니저와 책임매니져 2단계로 축소했다. 일반직 직급체계 개편에 앞서 임원 직급체계도 이사대우, 이사, 상무, 전무에서 상무, 전무로 단순화했다. 연공서열보다는 업무 전문성을 중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직원 직급체계 개편은 전문성이 풍부한 부장급들의 이탈방지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부장 직급인데 팀장 역할을 맡지 못하는 팀원으로 남는 경우 과거에는 회사를 떠나라는 암묵적 신호로 인식됐다. 팀원인 부장들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호칭 개편이 상대적 박탈감을 완충하는 작용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기존 호봉제 중심의 인사문화도 성과 중심으로 개편하기 위해 승진 연한 제도도 폐지했다. 예를 들어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한 뒤 기존에는 3~5년의 근속연수를 채워야 진급 대상자에 포함됐지만 새 제도가 시행되면 승진 바로 다음 해에도 성과만 우수하면 승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올해부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정기 공채'에서 '상시 공채'로 바꾸기도 했다. 채용 주체도 본사 인사부문에서 각 현업부문으로 전환해 직무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다. 매달 정 부회장과 임원들 간 '차담회(茶談會)'를 열고 특별한 안건 없이 소통한다. 달라진 조직문화는 회식문화에도 반영되고 있다. 부서별 차이는 있지만 과거 2차, 3차가 기본이었던 회식자리가 대폭 줄어들고 강도도 약해졌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미래 차인 수소차와 자율주행차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4일에는 자율주행 분야 세계 톱티어(Top Tier)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APTIV)와 공동으로 미국 현지에 합작법인(조인트벤처, JV)를 설립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미래 자동차가 거대한 전자제품화되고 있는 만큼 과거와 달리 훨씬 유연하고 의사결정이 빠른 조직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지론이다. 정 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이 정보기술(IT) 기업보다 더 IT기업처럼 바뀌어야 한다"고 밝힌 이유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회사 조직문화가 급속도로 빠르게 변해가는 것이 체감될 정도인데 유연한 기업 문화 도입과 빠른 의사결정 등의 측면에서 직원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젊은 오너 3·4세 체제로 넘어가면서 상명하복의 딱딱한 조직문화를 갖고 있던 기업들이 탈(脫)권위 체제로 변하고 있다"며 "철저한 실용주의, 실리주의 철학 아래 젊고 역동적인 조직문화 구축은 미래경쟁력 확보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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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2019-09-26 09:19:20
너무 유연해져서 A/S 예약하려면 최소15일 최대 1개월 반을 기다려야 하는구나.....
그것도 고장도 아니고 결함 사항인데....
너무 우연해지지 맙시다. 2개월 걸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