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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 사옥 팔고 '셋방살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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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 사옥 팔고 '셋방살이' 왜?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09.26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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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건물을 매각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옥이라는 상징성을 버리는 대신, 매각 대금을 재투자해 수익을 얻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지난 5월에 서울 여의도 본사 사옥 매각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마스턴투자운용과 매각 체결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인데 내달 중으로 매각이 이뤄질 예정이다. 총 매각 대금은 약 2500억 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매각 후 사옥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건물을 구하기 전까지 현 사옥을 재임대해 본사 건물은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현 사옥에 대한 임차기간은 오는 2021년까지로 현재 회사는 여의도 일대 대형 빌딩 3곳을 사옥 이전 후보지로 놓고 고민 중이다.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도 지난해 말 코리아크레딧뷰(KCB)와 마스턴투자운용에 여의도 본사 사옥을 매각하고 지난 5월 초 여의도 IFC3 빌딩 22~27층으로 본사를 옮겼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사옥 매각으로 추가 유동 자금을 확보한데이어 기존 1·2빌딩으로 나뉘어져 있던 본사 조직을 하나로 합치면서 통합 효과도 기대하는 중이다. 현재 메리츠종금증권 뿐만 아니라 자회사 메리츠캐피탈도 같은 건물에 위치해있다. 

올해 사옥 매각을 실시하는 두 증권사는 공실률이 높은 여의도 지역에 건물을 보유하는 대신, 저렴한 임대료를 지불하며 수 천억 원대의 사옥 매각자금을 투자 자산으로 활용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두 회사 외에도 '셋방살이'를 하는 대형 증권사들이 여러 곳 있다.

업계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는 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 '미래에셋맵스아시아퍼시픽부동산공모1호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서울 을지로 센터원에 입주해있고 삼성증권(대표 장석훈) 역시 지난 2016년 10월부터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그룹 서초사옥 일부를 임차해 본사로 사용하고 있다.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은 지난 해 2월부터 여의도 교직원공제회 건물 지상2층에서 22층을 10년 계약으로 임차해 사옥으로 활용하고 있고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도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는 '코크랩제30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투자한 현 사옥을 장기 임차 중이다.

반면 한국투자증권(대표 정일문)과 신한금융투자(대표 김병철), 대신증권(대표 나재철) 등은 본사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데 사옥 일부를 임대해 짭짤한 부대 수입을 얻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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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대신증권이 대표적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016년 완공한 지하 7층 지상 25층 규모의 '대신파이낸스센터' 중에서 지상 10개층(7~16층)을 글로벌 공유 오피스 플랫폼인 '위워크'에 15년 장기임대를 내줬고 지하 2층부터 지상 2층까지 식당가를 만들었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부동산 임대수익이 106억 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았는데 수익 중 상당수가 대신파이낸스센터 임대 수익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55억 원), 교보증권(53억 원) 등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부수입을 가져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직접 건물을 소유하고 있으면 자산으로 묶이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지만 사옥을 매각해 유동화하면 사옥을 보유해서 발생했던 세금 문제도 사라지고 여유 자금을 통한 투자도 가능해 수익 창출에도 유리하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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