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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커버리지 지도엔 이용 가능, 실제론 불통...'뻥튀기'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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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커버리지 지도엔 이용 가능, 실제론 불통...'뻥튀기'논란
[5G 6개월 긴급진단③] 축적비율, 최대속도 '멋대로'
  •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 승인 2019.10.08 0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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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6개월이 됐다. 이통사들은 5G 서비스의 장점을 홍보하며 가입자 유치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 이용자는 35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커버리지와 속도 등 품질은 서비스 초기와 큰 차이가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수개월간 통신 불통과 더불어 고가의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불만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서비스 개시 반년이 지난 5G 서비스의 문제점과 풀어야 할 과제들을 기획시리즈 3편을 통해 긴급진단했다. [편집자주]

국내 이동통신3사가 제공하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5G) 커버리지 지도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채 소비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축척에 따라 5G 이용 범위가 제각각인데다 속도표기 방법도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시에 사는 김 모(남)씨는 자신이 사용하는 단말기에 5G 표시가 뜨지 않아 이용중인 이통사가 제공하는 커버리지 지도와 현재 위치를 비교해 봤다. 하지만 지도상에는 5G이용 가능 지역인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김 씨는 “커버리지 지도를 확인하면서 호환되는 곳을 돌아다녀봤는데 안 되는 곳이 있어 고객센터 측으로 수정을 요청했다”며 “이후 고객센터에서 연락이 와 지도를 다시 확인했을 때에는 원래 표시됐던 것보다 3분의2가 줄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5G이용이 안 되는 곳까지 가능한 지역으로 표시해놓고 이를 항의하자 바꾼 셈이라 어이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지난 4월 23일 ‘5G 서비스 점검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회의를 통해 이통사들이 약관에 커버리지 정보를 의무적으로 명시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전국 면적을 가로 75m×75m 단위로 구분해 5G 서비스별 이용가능 지역 정보를 색깔, 무늬 형태로 홈페이지상에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축척'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이통사 별로 커버리지 지도 최대 확대 비율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즉 같은 75m×75m 크기의 사각형이라도 축척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실질적인 5G 이용 범위는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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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SKT, KT, LGU+의 커버리지 지도 모습. 사각형 크기는 같지만 확대할 수 있는 범위(축척)이 달라 실제 범위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SK텔레콤의 지도에서 최소범위의 실제 너비는 310m로 이통3사 중 가장 좁다. KT가 360m로 뒤를 이었고 LG유플러스는 700m로 가장 넓게 나타났다. 

너비가 넓을수록 5G 이용가능 지역에 대한 세밀한 표현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진다. 너비가 가장 긴 LG유플러스의 정확도가 가장 낮은 셈이다. 특히 5G는 직진성이 강하기 때문에 기지국 범위 내에 건물과 같은 장애물이 있을 경우 대략적인 커버리지 표시만으로는 정확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5G 특성상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로 인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미미한 신호까지 포함시켜 최소 범위를 표시하면 지도로 봤을 때는 커버리지가 넓어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수신이 안 되는 등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축척 비율 이어 최대 속도 표기도 6개월째 개선안돼... LTE‧5G 병합 표시 여전

커버리지 내에서 낼 수 있는 '최대 통신 속도' 표기도 제각각이다. 축척과 마찬가지로 최대속도 표기법도 과기정통부의 가이드라인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는 5G서비스 상용화 6개월이 지난 현재에도 별다른 개선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현재 5G서비스는 3.5㎓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해 LTE망과 연계해 제공되고 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일반 서비스에 대해선 LTE‧5G를 병합해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LTE와 망을 같이 사용하지만 LTE와 병합하지 않고 5G 신호만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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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은 지도상에 있던 최대속도 표기를 지난 9월 말 사이트 개편 과정에서 메인페이지로 옮겼다. 사진=SK텔레콤 커버리지 지도 갈무리.

업체별로 보면 SK텔레콤은 현재 커버리지 지도 상에 속도 정보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까지는 커버리지 지도에 최대속도 2.7Gbps라고 명시했지만 지난 9월 말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메인 페이지로 옮겼기 때문이다. 다만 서비스 초기 2.7Gbps의 속도와 함께 명시했던 'LTE+5G'라는 부연설명은 여전히 표기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9월 말 개편 이후 이용자들이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속도 등 중요사항은 메인페이지에 표기하고 있다"며 "모바일에서 자사 고객에 한해 현위치와 연동해 커버리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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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LTE‧5G 병합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음에도 LTE와 5G를 병합했을 때의 최대속도(1.5Gbps)를 지도에 표기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대속도(2.1Gbps)를 표기하면서 추가적으로 5G+ LTE 라는 문구를 함께 명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초저지연(Low Latency) 실현으로 5G 신호만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LTE를 같이 병합한 속도를 표기한 것은 타사와 경우에는 이론상 이정도의 속도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 비교할 수 있도록 한 의도”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김주호 팀장은 “과기부와 이통사들이 5G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명목 하에 커버리지 지도를 제공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선 관련 정보가 정확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만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5G 범위에 대한 정확도가 크게 떨어져 커버리지 지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이라며 “정부에서 직접 나서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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