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캠페인
부장·과장 없앤 현대자동차 승진 스트레스 줄고, 업무효율 상승...만족도 높아
상태바
부장·과장 없앤 현대자동차 승진 스트레스 줄고, 업무효율 상승...만족도 높아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10.15 07: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직급체계를 뜯어고치면서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개선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이 승진에 대한 부담을 덜고 전문성을 발휘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임원 승진을 앞두고 퇴사 압박에 시달리던 부장들은 눈치 안 보고 자기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다른 직원들도 직급별 승진 여부로 인한 스트레스가 완화됐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부장, 차장, 과장, 사원, 대리 등의 직급 명칭을 없애는 새로운 인사제도를 실시했다. 5급사원과 4급사원은 G1으로, 대리는 G2, 과장은 G3, 차장과 부장은 G4로 통합시켰다.

기존 6단계 직위를 4단계로 단순화시켰는데 직급별 호칭은 2단계로 축소됐다. 사원, 대리는 '매니저'로, 과장 차장 부장은 책임매니저로 단순화시켰다. 팀장, 파트장 등 보직자는 기존처럼 직책을 호칭으로 사용한다.

현대차 호칭.JPG
▲ 자료: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이렇게 직급과 호칭체계를 바꾼 이유는 직원들이 연공보다 업무 전문성을 바탕으로 일하고, 수직적인 위계구조를 개선해 의사결정 속도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같은 인사제도 개편은 제도를 시행한지 두달 도 안돼 직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과장, 차장과 함께 책임매니저로 묶인 부장들이 큰 호응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장들이 팀장이 되지 못하더라도 팀원으로써 전문역량을 살려 회사 눈치를 보지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그동안 부장급이 팀장이 되지 못하면 승진에서 밀렸다는 따가운 시선 때문에 회사를 다니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가 있었다. 

더구나 부장급 인력은 계속 늘고 있는 반면, 제한된 팀장 자리는 되레 줄고 있어 부장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추세다.

팀원으로 일하는 한 부장은 "그동안 부장급이 팀장을 못 달면 자의든 타의든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을  받아왔지만 지금은 팀원으로써 얼마든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물론 후배가 먼저 팀장이 되고 팀원으로 일하게 되면 눈치가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다닐만 해졌다"고 말했다.

부장급이 아닌 직원들에게서도 긍정적 신호가 감지된다. 호칭을 기준으로 보면 이제 직원은 매니저에서 책임매니저로 한 번만 승진한다. 이전처럼 각 직급으로 제때 승진을 못하면 상실감을 느끼는 일이 크게 줄었다.

현대차그룹의 한 직원은 "누가 누락됐느니, 누가 승진됐느니를 따질 일이 없어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 것 같다"며 "나이가 어린 직원도 역량에 따라 책임매니저,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인사제도 개편을 주도한 것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조직개편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지난 5월에는 칼라일그룹의 이규성 공동대표의 초청을 받은 자리에서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은 전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리더를 따르도록 지휘하는 리더십이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임직원과 함께 논의하면서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교수는 "이러한 인사제도는 글로벌 기업들이 지향하는 세계적인 흐름으로 과거 군대식 수직구조 문화로는 살아남기가 힘들어진 만큼 매우 바람직한 변화로 볼 수 있다"며 "부장급 직원들이 팀이란 조직 내 구성원으로써 전문성을 살려 역량을 발휘할 수 있고, 훨씬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발굴돼 회사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