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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은행 "분조위 결정 수용"...DLF 사태 판 바뀌나?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2019년 10월 18일 금요일 +더보기

우리은행(행장 손태승)과 하나은행(행장 지성규)이 DLF 사태와 관련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DLF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분쟁조정 특성상 개별 건에 대한 배상비율은 달라질 수 있어 일률적인 배상의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분조위 결정이 강제성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상황에서 은행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대안을 선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분조위가 예상을 뛰어넘는 배상비율을 제시하더라도 은행들이 그대로 수용해야하기 때문에 피해 투자자들의 민·형사소송 제기 가능성도 덩달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 '분조위 결정 수용' 카드 내민 은행, 금융상품 판매체계 뜯어 고친다

우리은행은 지난 16일 "DLF 상품 민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위원회 조정 결과에 따라 조속히 배상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하나은행 역시 이튿날 "분조위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사실상 백지수표를 꺼낸 셈이다.

두 은행은 향후 동일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고객중심 혁신 방안도 추가적으로 발표했다. 직원 평가지표인 KPI를 전면적으로 수정해 고객 수익률 배점을 높이고 펀드 상품에 대한 고객철회제도를 도입해 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우리은행은 전 영업체계를 혁신하는 '핀셋혁신' 방안으로 ▲외부전문가 참여 상품선정위원회 ▲초고위험상품 한시적 판매중단 ▲전 고객 온라인 해피콜 도입 ▲투자숙려제도 및 고객철회제도 도입 검토 등 과감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하나은행 역시 ▲투자상품 리콜제 ▲PB평가지표 내 고객수익률 배점 상향 ▲투자성향 분석 후 해피콜 ▲PB선발기준 강화 등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세스 개편을 실시했다.

두 은행이 분조위 결정에 따르겠다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선제적인 소비자보호
조치의 개념이지만 DLF 관련 분조위 결과 불복시 금감원이 소송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금융분쟁조정 세칙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분조위 결과에 불복했을 때 피해자가 소송 지원을 신청하면 분조위가 신청 건을 심의·의결하고 금감원장 최종 결정에 따라 소송을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은행들이 분조위 결정을 수용한다면 소송지윈은 성립되지 않는다.

특히 피해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분조위 결정마저 불수용한다면 은행 신뢰도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분조위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면서 내달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감원 분조위가 DLF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분조위에서는 분쟁조정신청이 들어온 건에 대해 분조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불완전판매 여부 및 배상 비율을 가리게 된다.

그동안 분조위가 파생상품 불완전판매에 대해 40% 내외의 배상 비율을 제시했지만 DLF 사태의 파급력을 감안하면  경종을 울리기 위해 배상 비율을 파격적으로 높여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분조위 결정에 불수용해 소송으로 가는 금융회사들도 있었지만 이번 조치는 금감원의 판단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전향적 태도"라는 점을 강조했다.

◆ 배상비율 높으면 소송 줄어들 가능성 커질 듯

분조위에서 높은 배상비율을 제시한다면 민·형사 소송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DLF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상품 설계 및 판매 단계에서 고객을 기망하는 사기 판매를 했다고 주장하며 원금 보장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1일 발표된 금감원 중간 조사발표에서 은행들이 금리 하락기에도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는커녕 원금 손실 시작점인 낙인 배리어를 낮추고 만기를 2개월 단축시켜 판매를 강행하는 문제가 발견됐다.

고객들에게도 긍정적인 내용만 강조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해 고객들을 현혹시킨 점도 지적됐다.

그러나 은행들이 분조위 결정을 조건없이 받아들인다면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상에 있어 그 이상 개입할 여지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개별적으로  소송을 걸어 사기 피해를 입증해야한다.

피해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것도 소송으로 가는 걸림돌 중 하나다. 개별 민사소송은 피해자들이 자료를 기반으로 피해 사실을 입증해야하는데 서류 대부분을 금융회사가 보관하고 있어 밀릴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DLF 피해투자자가 3600여 명에 달하는 점도 장기간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부 사기가 인정될 수 있는 판매 행위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대부분은 불완전 판매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된다"며 "피해자가 3600명에 달하는 만큼 사실관계는 매우 다양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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