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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전산장애로 '민원왕' 등극...KB증권, 미래에셋대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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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전산장애로 '민원왕' 등극...KB증권, 미래에셋대우는?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11.01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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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대표 유창수)이 지난 8월에 발생한 전산장애 사고로 지난 3분기에만 2000여 건 이상 민원이 발생하면서 올해 금융투자업계 '민원왕' 등극이 유력해졌다.

그러나 동일하게 전산장애가 발생한 KB증권 등 다른 대형 증권사에 비해 민원건수가 지나치게 많아 민원 공시의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유진투자증권의 민원건수는 무려 2천482건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유진투자증권 전체 민원건수가 18건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8월에 발생했던 전산장애의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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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9일 오전 장 개시 직후 유진투자증권 HTS와 MTS는 회사 측 추산 오전 9시 2분부터 11시59분까지 2시간 57분간 장애가 발생했다. 장애로 인해 주식 매매를 비롯한 트레이딩 시스템이 먹통되면서 투자자들의 유·무형 손실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제 때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하지 못했다며 회사 측에 장애 발생에 대한 손실을 요구했고 회사 측은 전산장애 복구 후 '8월 12일까지 매매가 완료된 고객 기준으로 손실이 확정된 경우에 대해 보상을 진행하겠다'고 보상방안을 발표해 수습에 나섰다. 현재는 다수 고객에 대해 보상이 완료된 상태다.

특히 유진투자증권이 기록한 3분기까지의 민원건수 2천502건은 지난해 금투업계 전체 민원건수를 초과하는 규모로 전산장애로 인한 민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이례적인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 전산장애 민원이고 민원건수는 확인 결과 틀린 것이 없다"며 이례적으로 민원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 같은 전산장애에도 증권사별 민원건수 큰 격차...자체민원과 대외민원 차이?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진투자증권 민원건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당시 회사 추산 2시간 57분간 HTS와 MTS가 먹통이 되는 심각한 사고였지만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민원건수가 너무 많다는 것.

올해 2월 말과 5월 초에 전산장애가 발생했던 KB증권(대표 박정림·김성현)과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의 경우 각각 민원 건수가 280건과 207건에 그쳤다.

장애 발생시간은 유진투자증권이 더 길지만 앞서 언급한 두 대형사는 고객이 유진투자증권보다 상대적으로 많은터라 민원건수가 최대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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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일한 전산장애 사고가 발생했지만 유진투자증권은 '자체민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대외민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유진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 민원건수 2천502건 중에서 자체민원 비중이 95.6%에 달했지만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자체민원 비중이 각각 5.7%와 36.2%에 머물렀다. 여기서 '자체민원'은 금융회사에 직접 접수된 민원, '대외민원'은 금융감독원이나 한국소비자원 등 유관기관에서 이첩된 민원을 의미한다.

KB증권의 경우 전산장애가 발생했던 지난 1분기 대외민원은 177건에 달했지만 자체민원은 5건에 그쳤다. KB증권의 경우 당시 전산장애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투자자 72명이 집단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피해를 호소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자체민원이 너무 적다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KB증권 관계자는 "자체 민원의 경우 동일 사유에 대한 민원을 모두 별개로 보는 것이 아닌 1건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자체 민원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어보이는 것"이라며 "회사마다 산정 기준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민원건수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면 올해 3분기까지 대외민원 기준 민원건수는 KB증권이 264건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대우(132건), 유진투자증권(110건) 순으로 결과가 달라진다.

이는 자체민원 특성상 협회나 금융당국 차원에서 검증이 어렵다는 점에서 비롯된 일종의 왜곡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자체민원을 선정하는 기준이 회사마다 다르고 가령 민원이 해결됐다면 자체민원에서 제외하는 등 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체민원은 회사마다 산정기준이 달라 객관적 지표로 보려면 자체민원은 빼고 대외민원만 보는 것이 맞다"면서 "자체 민원은 조정이 가능하지만 각 금융협회 차원에서도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민원을 공시한 금융투자협회도 비슷한 입장이다. 자체민원은 각 증권사로 접수된 민원이기 때문에 협회에서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고 데이터 역시 개별 회사에서 직접 올리고 있어 데이터를 제대로 올려달라고 협조 공문도 발송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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