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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해지 신청 뒤 서류 누락됐다고 통지없이 1년간 요금 빼가

해지 신청 뒤 서류 미비되면 14일내 자동복구

이건엄 기자 lku@csnews.co.kr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더보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의 해지 조항이 가입자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지 신청으로 서비스가 일시정지 되더라도 관련 서류가 일정기간 내 통신사 측에서 확인되지 않으면 '가입자 동의 없이' 복구가 진행돼 요금이 정상부과되는 등 피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이동통신 이용약관 제 19조(해지) 4항에 따르면 가입자가 이용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선 전화·팩스·우편으로 고객센터에 신청하되 당일에 반드시 요금을 내야 한다. 만약 해지 신청 14일 이내에 관련 서류가 고객센터에 도착하지 않으면 일시 정지된 서비스는 복구된다. 이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입자에게 통보된다. KT와 LG유플러스도 약관에 같은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가입자가 신분증사본등 서류 전달이 제대로 됐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을 경우 분쟁 발생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점이다.

특히 대리점이 아닌 판매점에서 단말기 변경과 함께 해지 절차를 진행할 경우 서류가 대리점 및 고객센터로 전달될 것이라 생각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 불필요한 요금을 납부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서울시 강동구에 거주하는 신 모(남)씨는 지난해 7월 30일 단말기 위약금을 모두 수납 후 해지 요청을 했다. 하지만 판매점에서는 서류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전 안내 없이 회선을 복구했고 오 씨는 이를 1년여가 지난 올해 들어서야 알게 됐다. 

신 씨는 “1년 동안 빠져나간 통신비가 대략 90만 원”이라며 “판매점 측에서는 서류가 없고 당시 직원도 퇴사해 20만 원 정도만 환불해줄 수 있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월 휴대전화를 바꾼 경기도 여주시의 오 모(여)씨도 매달 카드에서 2만9700원씩 결제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알아본 결과 이전 단말기 요금이 계속해서 지출됐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휴대전화를 바꾼지 무려 11개월 만이다. 판매점 측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보관하고 있는 해지서류가 없다며 거절했다. 

오 씨는 “7~8년 째 거래한 판매점이라 해지 절차도 믿고 맡겼다”며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자 서류가 없다는 당치도 않은 변명만 늘어놓으며 환불을 거절하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 2015년 1월 1일 시행한 ‘사업자의 부당한 소비자거래행위 지정 고시’를 통해 소비자가 계약의 해지를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규정을 초과하는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약을 유지시키려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도  “해지권 행사를 입증하기 위하여 반드시 신분증 사본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봤다.

즉 본인임을 입증하는 인증은 다양한 방식을 통하여 가능하고 따라서 신분증 사본만을 인증방식으로 인정하는 것은 해지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통사들은 해지 신청을 통해 의사를 밝히더라도 구체적인 증거가 되는 서류가 없다면 '무효'라고 말한다. 해지 의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신분증이 없다는 것은 해지를 주장하지 못한 것과 같다는 취지다. 또 필요에 따라 별도의 인증을 통해 구비 서류 없이 해지가 가능한 만큼 해지권을 제한한다는 해석도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계약 해지의사 표시를 위해 고객은 대리점 방문과 전화, 팩스, 우편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손쉽게 해지 가능하다"며 "본인이 전화로 신청할 경우 별도의 인증을 통해 구비서류 없이 해지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해지권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팩스와 우편을 이용할 경우 신분증이나 통장 사본 미제출 시 오히려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고객 권리 및 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일시정지 이후 14일 이후에도 소비자로부터 신분증 사본 등이 제출되지 않아  해지 신청 표시자가 누구인지 불분명한 경우 이용 계약을 종료할 수 없다”며 “이는 해지 신청을 안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2015년 12월 17일 SK텔레콤을 상대로 “해지 약관이 소비자의 해제권 또는 해지권을 제한하고 있다”며 “서류 증명이 없으면 가입 상태로 복귀하는 것은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며 소비자 의사 표시만으로도 계약 효력이 끝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단체소송을 제기했지만 1, 2심 모두 패소한 상태다. 현재 대법원의 3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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