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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재무개선 '최우선'...에어부산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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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재무개선 '최우선'...에어부산 향방은?
  • 박인철 기자 club1007@csnews.co.kr
  • 승인 2019.11.1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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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본협상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연내 매각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란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번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어떤 긍정 요소를 품을 수 있을까.

우선 고질적인 재무불안정을 개선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9조5989억 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무려 659.5%다.

앞서 금호그룹이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각각 6조4000억 원, 4조1000억 원에연이어 사들이며 자산규모가 26조 원까지 불어났지만 충분한 자금 없이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15년 말부터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비수익 노선, 인력 구조조정 등에 나섰지만 만성적인 자금난은 해소하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격으로 2조4000억 원∼2조5000억 원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조 원이 넘는 금액을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 정상화 자금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 경우 현재 1조4000억원 수준인 아시아나항공의자본금은 3조50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부채비율 또한 277%로 낮아지게 된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항공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시아나항공도 악순환이 이어졌는데 인수 후 부채비율이 300% 이하로 떨어지면 선순환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초우량 항공사로 키울 것임을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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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또한 상향돼 자금 조달이 원활해질 전망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신용등급은 BBB-다. 한 등급만 하락해도 투기 등급이 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자력으로 자금 조달하는 데 애먹는 신용등급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용등급 A+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고 자금을 투입하면 신용등급이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항공기 도입이나 노선 확대 등의 투자가 가능해진다.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매각 절차 완료 후 유입되는 신규 자본은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공고히 해 신용등급 회복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회사가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운영 중인 호텔, 면세점 등 타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2015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시내면세점인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시작했는데 오픈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시내 면세점 중 다섯 번째로 매출 1조 원 클럽에도 가입했다.

인수가 확정되면 HDC신라면세점이 아시아나 기내면세점에 상품을 공급해 매출 증대 효과가 소폭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나 기내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903억 원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파크하얏트 서울·부산, 속초 아이파크 콘도 등 호텔·리조트 사업도 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또한 호주 시드니 포시즌스호텔, 미국 하와이 페어몬트 오키드호텔,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 등 글로벌 호텔들을 인수해 관리 중이다.

여기에 항공, 면세 사업을 연계한 새로운 사업모델 창출도 가능해진다. 이미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8월 한솔오크밸리 리조트의 운영사인 한솔개발 경영권을 인수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용 시 면세점이나 호텔 할인 혜택을 제공하거나 관광 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고 예약 시 마일리지 사용이나 숙박권, 항공권을 패키지로 판매할 수도 있다.

10조원 부채, 에어부산 등 자회사 문제 남아 있어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10조원에 달하는 부채는 분명한 우려다. 흔히 말하는 승자의 저주다. 이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승리를 위하여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커다란 후유증을 겪는 상황을 뜻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현금성 자산은 1조3500억 원 정도로 넉넉한 편이지만 9조 6000억 원에 달하는는 아시아나항공 부채는 부담이 크다. 본협상 과정에서 우발채무가 발견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3분의 2는 노후 모델이거나 대여한 항공기라 추가 투자의 필요성도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 문제도 남아있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도 함께 사들이는 통매각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HDC현대산업개발은 HDC지주회사의 자회사다. 인수가 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손자회사,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증손회사가 되는 셈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증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이를 준수하지 못하면 2년 내에 처분해야 한다. 다른 자회사인 에어서울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율이 100%지만 에어부산은 44.2%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에어부산까지 경영하려면 나머지 지분까지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결국 나머지 지분 매입을 위한 추가 비용을 부담하거나 재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HDC현대산업은 아시아나의 자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제 3자 매각 시 일정 현금의 환입도 기대되지만, 에어부산의 경우 부산을 향한 HDC그룹의 적극적 스탠스를 볼 때 HDC향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사실 핵심은 아시아나항공이기 때문에 어떤 방향의 매각이든 중요한 이슈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로 HDC그룹은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로 재편 예정”이라면서 “저비용항공사 행방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지만 향후 외부 매각 시 HDC현대산업의 투자 규모는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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