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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투자DNA', 정영채 '고객가치 최우선'...증권사 CEO, 신년사 이행 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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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투자DNA', 정영채 '고객가치 최우선'...증권사 CEO, 신년사 이행 충실
  • 김건우 기자 kimgw@csnews.co.kr
  • 승인 2019.11.2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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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대형증권사 가운데 연초에 신년사를 통해 경영목표를 공언했던 CEO들이 올 한 해 동안 이를 충실히 실천한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 DNA를 내세웠던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해외법인 및 해외 대체투자에 과감히 나섰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새롭게 내세운 '과정가치 기반 평가'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올해 새롭게 수장에 오른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과 해외법인 실적에서 함박웃음을 지었고,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핵심사업 지배력을 공고히 한 성과를 거뒀다.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대형 증권사 가운데 연초에 공식적으로 대표이사 명의의 신년사를 발표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모두 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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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상단부터)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왼쪽 하단부터) 박정림 KB증권 사장, 김성현 KB증권 사장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 "투자 DNA 발휘"

이 가운데 자기자본 9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최대 증권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의 최현만 수석부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투자 DNA 발휘 ▲임직원 역량 강화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명 등 4가지 경영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특히 '투자 DNA'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주요 해외법인에 대한 증자와 자기자본 투자를 통한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미래에셋대우는 홍콩법인을 통해 베트남 법인에 대해 1조1560억동(약 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는데 증자 이후 베트남 법인 자기자본은 5조4560억동(약 2832억 원)으로 기존 1위 증권사였던 SSI를 제치고 자기자본 기준 베트남 최대 증권사가 되었다. 법인 규모가 가장 큰 홍콩법인도 올 들어서만 올해 1월과 5월에 각각 5000억원, 3500억원 증자를 단행했다.

해외법인 몸집을 불리면서 미래에셋대우는 해외법인을 통한 수익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해외법인 누적 세전 순이익은 1238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인 845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국내 증권사 중 세전 이익 기준 1000억 원을 넘은 사례는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이다.

자기자본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자산규모는 약 6조9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조1000억 원 늘었다. 투자자산규모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최근 주요 딜은 ▲미국 Strategic Hotels & Resorts Portofolio(총액 59억달러) ▲네슬레 스킨 헬스 사업부 인수금융 선순위대출(총액 26억달러) ▲현대상선 선박금융 후순위 외화대출(총액 19억달러) 등에 이르고 국내에서도 ▲청량리역 미주상가 오피스텔 신축사업 브릿지대출(총액 840억 원) ▲대구 수성구 주상복합 개발사업 PF대출(720억 원) 등이 진행됐다.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 '과정가치 기반 활동성 평가' 효과 거둬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고객가치 최우선 ▲디지털 혁신 ▲동료애 가득한 조직문화를 올해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우선 고객가치 최우선 전략은 올해 초 정 사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KPI 제도 개편이 대표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 평가기준을 기존 실적 중심이 아닌 과정가치 기반의 활동성 중심 평가제로 바꿨다. 과정가치 기반 평가는 고객 소통 횟수와 고객만족도조사 결과 등 고객만족지표만을 고려하는 것으로 도입 당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도입 당시 수익성 하락 우려가 있었지만 상반기 WM사업부 수익은 전년 대비 소폭 늘어난 2772억 원을 기록하며 오히려 과정가치 기반 평가 도입 후 수익이 늘어나는 결과를 맞았다. 특히 올해 하반기 금융권 최대 화두였던 'DLF 대란'이 일부 금융회사의 수익성 위주 KPI 체계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정 사장이 내세운 과정가치 기반 평가제가 주목 받기도 했다.

또한 정 사장은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올해 하반기 디지털 혁신본부 산하에 디지털 혁신부를 신설하고 기존 디지털 IT경쟁력 강화 TF를 디지털 운영부로 변경 편제하면서 디지털 조직을 강화했다.

이에 앞서 올해 초부터는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받고 총 21개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영업 시스템 환경 구축을 위해 자산관리 시스템을 탑재한 태블릿 PC를 전 영업직원에게 지급해 실시간으로 고객 포트폴리오 분석 및 추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모바일증권 '나무'를 통해 비대면 채널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온 것 뿐만 아니라 올 들어서 지난 1월 케이뱅크와 함께 런칭한 동시 계좌개설 서비스와 카카오페이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CMA 발행어음 상품도 판매하는 등 2030세대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계열사 협업·해외법인 경쟁력 향상"

올해 초 신년사 겸 취임사를 펼쳤던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계열사·본부간 시너지 활성화 ▲철저한 리스크관리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 ▲해외법인 성공적 안착 및 신규사업 경쟁력 확보 ▲고객중심 정도영업 등 5가지 목표를 꺼냈다.

우선 계열사 시너지 활성화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은 과거부터 계열 운용사와의 협업관계를 이끌어오며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증권이 모집한 이탈리아 지역 부동산을 기초로 한 '한국투자밀라노부동산투자신탁1호'를 설정해 사흘만에 546억 원을 모아 화제를 모았고 이후 해외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동산금융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자회사에서 벗어난 카카오뱅크와의 협업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3월 말부터 카카오뱅크 앱을 통한 한국투자증권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이 시작됐는데 불과 6개월 만에 110만좌가 개설되며 인기를 끌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자체 비대면 계좌(뱅키스)가 지난 12년 간 77만좌를 유치하는데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받은 셈이다.

정 사장이 강조했던 주요 해외법인 경쟁력 확보도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다. 홍콩법인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약 40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베트남 법인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85.5% 증가한 약 48억 원으로 수익성이 크게 향상됐다.

반면 지난해 공식 출범한 인도네시아 법인은 3분기까지 약 8억2000만 원 적자를 기록하면서 다소 시일이 필요한 상황이다.

◆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 "핵심사업 지배력 강화·신규사업 순항"

박정림·김성현 각자 대표체제인 KB증권은 ▲핵심 Biz 시장지배력 강화 ▲신규 Biz 전략적 육성 ▲경영관리 효율화 및 디지털 혁신을 올해 목표로 내세웠다.

먼저 핵심사업에서의 시장 지배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WM부문의 경우 신임 대표이사 취임 직후였던 작년 말 20조4000억 원에서 올해 3분기 26조3000억 원으로 불과 3분기 만에 자산이 5조9000억 원 늘어나며 순항하고 있다.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에서도 '투자정보 알리미 서비스' 가입 고객이 올해 6월 말 기준 3만 명을 돌파하고 자체 개발한 머신 러닝 기법의 광고성 뉴스 필터링 시스템을 최근 자사 HTS와 MTS에 도입하는 등 혁신 기술을 대거 도입하며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IB부문에서는 주식자본시장(ECM)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KB증권은 전통적으로 채권발행시장(DCM)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는 ECM 시장에서 미래에셋벤처투자, 나노브릭, 노랑풍선 등 6개 기업의 상장을 진행하면서 현재 업계 3위권을 유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DCM 부문에서도 주관 실적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올해도 1위 자리를 예약했다.

신규 사업의 경우 단기금융업 인가를 무난히 받아 성공적으로 발행어음 판매를 개시한 점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다. KB증권은 지난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6월부터 발행어음 판매에 나섰다. KB증권의 발행어음 누적 판매액은 올해 3분기까지 약 1조3500억 원 가량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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