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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지배구조⑥] 대웅제약그룹, 자기주식·재단 통해 경영권방어와 승계 '1석2조'

유성용 기자 sy@csnews.co.kr 2019년 12월 03일 화요일 +더보기
사회적으로 기업혁신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그 토대가 되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관심이 재계 안팎에서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기업집단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기업에 대해 변화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은 창업자나 오너일가 중심의 경영구조가 뿌리 깊은 제약·바이오와 식품, 건설 등 주요 산업을 대상으로 소유구조를 심층 진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대웅제약그룹 계열의 상장사는 (주)대웅(대표 윤재춘)과 대웅제약(대표 전승호), 한올바이오파마(대표 윤재춘·박승국) 등 3곳이며 이들의 시가총액은 약 4조 원 규모다. 제약업계에서는 한미약품그룹에 이어 두 번째로 외형이 크다.

그룹 지배기업은 지주사 (주)대웅이다. (주)대웅이 대웅제약 지분 41.25%을 보유했고,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 지분 30% 지분을 지니고 있는 구조다. 대웅제약그룹은 제약업계에서 녹십자홀딩스(200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2002년에 지주체제로 전환했다.

(주)대웅은 윤재승 전 회장 등 오너 2세와 대웅재단(이사장 장봉애·윤재승)이 38.14%의 지분을 갖고 있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회장에서 2세로의 승계가 완료된 상황이고, 오너 일가와 재단 소유의 우호지분을 합치면 약 40%에 달하는 안정적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영환 회장의 장남 윤재용(61) 대웅생명과학 사장과 딸 윤영(56) 씨의 지분을 합치면 12.39%로 경영권을 물려받은 윤재승(58) 전 회장(11.61%)보다 지분율이 높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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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오너인 윤재승 전 회장은 상습적인 폭언·욕설 및 갑질 행위로 논란이 일자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만약 형제간에 다툼이 생길 경우 윤재승 전 회장 쪽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5.75%에 불과해 지배력이 위험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오너 일가가 대표이사 교체 등 특별 결의사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3분의 1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윤재승 전 회장은 현재 어머니인 장봉애 여사와 함께 대웅재단 공동 이사장을 맡으며 그룹 지배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웅재단은 (주)대웅의 지분을 9.98%나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2004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자산이 보유한 지분을 대웅재단에 넘겼다. 일부 재벌그룹들이 재단을 통해 의결권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증여세를 아끼면서 경영권을 승계하는 방식을 고스란히 따른 것이다.

◆윤재승 전 회장, 형제간 분쟁과 갑질 논란 와중에 재단 통해 지배력 유지

사회적 물의를 빚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윤재승 전 회장이 시민단체 등 주변의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대웅재단 이사장과 인성정보 사내이사 자리를 놓지 않고 있는 것도 경영권 유지와 향후 승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관계자는 “윤 전 회장은 대웅재단 이사장과 일부 계열사 사내이사로 등재는 돼 있지만 그룹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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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정보는 (주)대웅 지분 0.16%를 보유한 아이넷뱅크(대표 장영) 지분을 100% 가진 모회사다. (주)대웅 지분 1.77%를 보유한 디엔컴퍼니(대표 노갑용)와 특수관계 기업이기도 하다.

윤재승 전 회장은 과거 형인 윤재훈 알피코프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이력이 있다.

대웅제약그룹은 윤재훈 회장이 1995년 부사장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하며 후계구도가 정해지는 듯 했으나, 사법고시에 합격해 서울지방검찰청에서 검사생활(1992년~1995년)을 하던 윤재승 전 회장이 입사 후 사장과 부회장을 먼저 달면서 승계 구도를 뒤바꿨다.

윤재훈 회장은 경영권 경쟁에서 지면서 2016년 7월 알피(RP)코프를 지주사로 전환시키면서 그룹에서 독립했다. 이후 대웅제약과 알피코프와의 내부거래 규모는 2012년 300억 원대에서 현재는 50억 원 안팎으로 쪼그라들며 남남이 되고 있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 결과 대웅 오너 일가의 지주사 지배력은 53.67%에서 38.14%로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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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승 전 대웅 회장(왼쪽), 윤재훈 알피그룹 회장

◆'자기주식 25.7%' 기형적 지배구조로 경영권 방어와 승계작업 밑그림 

대웅은 비상시에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기주식을 25.7%나 보유하고 있다.

대웅은 발행주식 5812만여 주 중 1496만여 주가 자기주식이다. 상위 제약사와 비교해도 대웅의 자기주식비율은 상당히 높다. 종근당홀딩스(대표 이장한)는 자기주식비율이 0%다. 한미사이언스(대표 임종윤) 5%, 녹십자홀딩스(대표 허일섭) 10% 등이다.

자기주식은 평소에는 의결권이 없지만 적대적 M&A 등 경영권 공격을 받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우호세력에게 매각하거나 주식교환 방식으로 의결권을 부활시킬 수 있다. 2015년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넥슨(대표 이정헌)으로부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넷마블(대표 권영식)과 자기주식을 교환하며 우호세력으로 만들었다.

대웅의 자기주식비율은 2008년 이전만 해도 10.2%였으나 2009년 들어 28.1%로 치솟았다. 대웅 측은 “과거 대웅화학(현 대웅바이오)이 대웅에 합병되면서 자기주식이 편입돼 비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대웅은 2009년 가족회사였던 대웅화학이 대웅에 합병되면서 2세로의 승계 밑그림이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합병 후 윤영환 회장의 지분율은 16.43%에서 9.09%로 떨어진 반면, 장남 윤재용(5.74%→10.43%), 차남 윤재훈(3.21%→9.37%), 삼남 윤재승(8.11%→12.24%), 장녀 윤영(3.09%→5.24%) 등 2세 지분율은 모두 높아졌다.

오너 2세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던 가족회사를 활용해 승계 그림을 그림과 동시에 오너 간 지분 분산에 대한 리스크도 해결하는 효과를 본 셈이다.

재단과 자기주식 비율이 기형적으로 높아진 현재의 지배구조는 윤재승 전 회장에서 3세로의 승계에도 유리한 구조로 만드는 역할을 했다. 26%에 달하는 자기주식과 대웅재단 주식을 합치면 지분율은 40%에 육박한다. 3세들은 윤재승 전 회장이 보유한 지분 11.61%만 받으면 된다.

자녀 세대를 위한 우회 편법 승계가 자기주식과 재단지분을 통해 2세 지분 상속 없이도 이미 상당수 진행된 셈이다. 윤재승 전 회장의 장남 윤석민 씨는 비상장사를 활용해 승계 시 지배력 확대를 위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인 모습이다.

장남 윤석민 씨는 인성TSS 40%, 블루넷 6.56% 등 비상장사 지분을 갖고 있다.

인성TSS는 (주)대웅 지분 1.77%를 지닌 엠서클의 최대주주(65.33%)다. 블루넷 역시 (주)대웅 지분 0.26%를 보유했다. 또 블루넷은 지주사 지분 1.77%를 지닌 디엔컴퍼니의 2대 주주(14.83%)다. 이들 기업은 모두 윤재승 전 회장 일가의 가족회사다. 과거 대웅화학과 유사한 방식으로 윤석민 씨의 지배력을 높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3세 윤석민 씨가 영향력을 갖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는 대웅과의 내부거래 규모를 키우며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엠서클의 대웅과 내부거래액은 2014년 73억 원에서 지난해 137억 원으로 8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30억 원에서 479억 원으로 11.5% 늘었다. 내부거래로 매출 규모를 키운 셈이다. 내부거래비중도 17.1%에서 28.6%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디엔컴퍼니의 내부거래액은 23억 원에서 118억 원으로 406% 급증했다. 매출은 312억 원에서 594억 원으로 90.3% 늘었다. 내부거래비중은 7.4%에서 19.8%로 치솟았다.

윤 씨 외에 윤재승 전 회장의 쌍둥이 자녀인 윤수민·수진(35)씨는 (주)대웅 지분을 각각 1만90주, 9835주 갖고 있다. 0.02% 수준의 지분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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