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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미래투자와 내부혁신으로 '게임체인저' 목표 향해 순항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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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미래투자와 내부혁신으로 '게임체인저' 목표 향해 순항 중
  • 김국헌 기자 khk@csnews.co.kr
  • 승인 2019.12.04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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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년사를 통해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 한 해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목표를 착실히 이뤄가고 있다.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획기적인 조직문화 개혁으로 그룹 내부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지금까지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한 행보를 가속화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해야 할 때"라며 "2019년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체인저로서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자신이 신년사에서 한 말을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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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 2023년까지 45조3000억 투자...앱티브 등 타사와 합작해 기술확보 총력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래를 향한 투자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R&D)과 미래기술 확보에 오는 2023년까지 총 45조3000억 원을 쏟아붇고 있다. R&D와 경상투자 계획 30조6000억 원 가운데 20조3000억 원이 상품경쟁력 확보에 투입하고, 시설 장비 유지보수와 노후 생산설비 개선 등에 10조3000억 원을 배분했다. 스마트모빌리티, 전기차, 자율주행 및 커넥티비티 기술 등 미래기술에 14조7000억 원을 투입한다. 수소전기차 부문에는 2030년까지 약 8조 원을 투자하고 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SUV 및 고급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 중이다. 현대차 펠리세이드와 기아차 텔루라이드는 북미시장에서 인기차종으로 자리를 잡았다. SUV의 경우 지난 2017년 4종에서 오는 2020년 8종(제네시스 포함)까지 가짓수를 늘린다. 고급차 시장에서는 미국 내 제네시스 판매를 본격 확대가로를 달리고 있다.

친환경 수소차, 전기차 개발과 인프라 등도 대폭 발전됐다. 수소차 넥쏘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고, 전기차도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3위권으로 급성장했다. 차 제조에서 차량 공유서비스로 사업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미래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도 성과를 거뒀다. 현대차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기술혁신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다양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진행하며 미래차 기술 선점에 집중 중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주도하에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자율주행차 개발전문 미국회사인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2022년까지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대전환 시킨다는 각오로 완전자율 주행 기술을 2022년까지 확보한 후 상용화에 들어가는 게 목표다. 앱티브는 차량용 전장부품 제조와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기업인 델파이를 모태로 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레벨 4, 5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를 공급하는 시기를 훨씬 앞당기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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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월 미국 뉴욕 골드만삭스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 부회장(사진 좌측)과 앱티브 케빈 클락 CEO(사진 우측)가 자율주행 S/W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레이더 전문 개발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차량 공유 업체 미고,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드론 전문 업체 톱플라이트 등과 협업하는데 성공했다.

스타트업 기업들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회사와 접목시키는데도 노력을 기울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공학도들의 꿈을 후원하는 ‘에노탱크 시즌2(ENNOTANK Season2)’를 개최해 10개 기업을 선정했다. 선정된 10개 기업은 총 7500만원의 사업화 지원금을 지원받게 된다. 9월에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모아 '제로원데이' 행사를 열고 혁신적 아이디어가 발굴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기도 했다. 제로원데이는 예술가와 개발자, 스타트업 관계자 등 다양한 인재들이 참여해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대중들과 소통하는 축제다.

◆ 과감한 조직개편 및 일하는 방식도 체인지

정의선 부회장의 혁신에는 과감한 조직개편과 일하는 방식 변화도 포함된다.

정의선 부회장이 총괄수석부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삼성의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전략기술본부를 만들고, 자신의 직속으로 뒀다. 전략기술본부 수장은 삼성 미래전략실 출신인 지영조 사장을 영입했다. 현재 전략기술본부는 미래 전략의 큰 틀을 세우고 모빌리티, 수소차, 전기차, AI 등에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플라잉카, 인공지능 개발, 모빌리티 사업을 전담하는 에어랩 등 신기술도 전략기술본부에 속해 있다.

연구개발본부 조직을 5개에서 3개로 줄였다.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신제품 개발을 좀 더 빠르게 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개발비용을 줄이고, 시장트랜드 대응속도 상승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현대차의 관행이던 순혈주의 대신 BMW, 벤틀리, 네이버, SK 등 외부에서 기술, 디자인 우수 인재들도 영입하고 있다. 직급체계와 호칭도 단순화시켰고 우수한 인재를 효율적으로 모집하기 위한 상시 채용과 조기 진급 시스템도 도입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게임체인저' 발언은 변신하지 않으면 생존을 도모하기 힘들 정도로 현대차가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현대차 실적은 지난 6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정의선 부회장이 위기에 몰린 현대차의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시장추격자가 아닌 선도자로 변신을 추구한 것이다.
현대차 올해 영업이익 전망.png

정의선 부회장 등판 이후 현대차 실적은 반등했다. 현대차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조4411억 원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1% 증가했다.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조4222억 원)을 앞질렀다. 환율효과와 함께 가격대가 높은 팰리세이드 등의 신형 SUV와 프리미엄급 제네시스 모델 판매량이 늘면서 실적이 반등한 것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3조559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6% 증가하게 된다. 현재 추진 중인 여러 투자들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보다 미래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 부임 이후 1년 3개월 정도가 지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의 변화속도가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단순한 자동차 제조회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근본적인 전환을 꿈꾸고 있고, 이러한 전환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고 말했다.

◆ 중국, 인도 실적개선과 지배구조 개선작업 등 남은 과제도 산적

다만 중국, 인도 실적개선과 지배구조 개선작업 등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지난 2017년 '사드사태'로 촉발된 중국 판매량 하락은 만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혀 회복되지 않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된 뒤부터 꾸준히 중국법인에 대한 구조조정 및 인적쇄신을 진행했어도 소용없는 분위기다. 2015년 1분기 45만대에 달하던 판매량이 2018년 1분기부터 25만대 안팎으로 감소한 상태다. 인도시장에서도 9개월 연속 판매량이 꺾이며 올해 역성장이 확실시된다.

이에 정의선 부회장은 '신남방 정책'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연산 25만대 규모 완성차 공장을 신설하고, 인도네시아 및 아세안 10개국에 완성차를 생산·판매할 방침이다. 그동안 중국시장에서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며 글로벌 판매량 감소를 해소할 방안을 고심해온 현대차가 그 해법으로 아세안시장 공략을 들고나온 것이다.

지배구조개선 작업도 풀어야 할 난제다. 정 수석부회장으로의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보장하고, 순환출자구조를 개선하면서도 주주들까지 이해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미국계 펀드 엘리엇과 자문회사들의 반대로 무위로 돌아갔다. 여러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새로운 개편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에 접어든 글로벌 자동차시장 상황 속에서 아세안 신시장 개척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시점은 현재 미정으로 한차례 실패를 겪은 만큼 시장에서 받아들일 준비가 됐을 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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